윤 대통령, 대형마트 의무휴업과 새벽배송 등 규제 푸나?
윤 대통령, 대형마트 의무휴업과 새벽배송 등 규제 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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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자율’을 경제 정책의 기조로 내세우고 있는 윤석열 정부가 유통업계의 불합리한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간 문재인 정부 내내 ‘대기업 대 골목상권’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비롯된 규제가 유통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 등이 담긴 ‘유통산업발전법’이 대표적인 규제에 해당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주말인 지난 5월 14일 자택 인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찾아 신발 구매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주말인 지난 5월 14일 자택 인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찾아 신발 구매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대기업 대 골목상권의 ‘이분법’ 탈피 기대감...윤 대통령은 ‘금기지역’이었던 백화점을 방문해 쇼핑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 시절 발의된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플법)’ 제정안도 대표적인 규제로 꼽힌다. 온라인 플랫폼이 급격하게 성장하는 가운데, 불공정행위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과도한 중복‧과잉 규제로 스타트업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특히 ‘기존 산업에 적용하는 방식의 규제’는 온라인 플랫폼 산업의 역동성을 저해할 것이라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을 내걸어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 지역 표심을 잡기 위한 공약이지만, 유통산업에 대해 윤 대통령이 가진 인식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로 받아들여졌다. ‘골목상권 대 유통 대기업’이라는 편협한 틀로 유통산업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대통령 취임식 직후 윤 대통령이 보인 행보 또한 유통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 시그널’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첫 주말인 지난 5월 14일 전통시장과 백화점을 차례로 찾아 주목받았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빈대떡과 떡볶이 등 음식을 포장했고, 귀가하는 길에는 서초동 자택 인근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방문해 중소기업 브랜드 구두를 구매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주말인 지난달 14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을 방문해 빈대떡과 떡볶이 등을 포장 구매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주말인 지난달 14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을 방문해 빈대떡과 떡볶이 등을 포장 구매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이나 정치인은 주로 시장 상인과 악수하고 국밥을 먹으며 직접 장을 보는 등 친서민적인 행보를 연출한다. 고가의 상품을 구매하는 모습이 정치인에게는 마이너스가 된다는 계산에서 백화점 방문은 자제돼왔다.

그런 점에서 중소기업 브랜드이긴 하지만 백화점을 방문해서 구두를 구매한 윤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유통업계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도 대형마트인 이마트를 방문해 당시 화제가 됐던 ‘멸치와 콩’을 직접 구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정한 ‘유통산업발전법’, 전통시장 살리기에 도움 안돼

윤 대통령의 이런 행보는 ‘그간 유통산업을 옥죄된 규제를 대폭 완화해 경제살리기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는 ‘유통산업발전법’이라는 규제가 완화되기를 손꼽아 기다려왔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2012년부터 지금까지 한 달에 두 번 의무적으로 휴업해야 한다. 영업시간 제한(자정~다음 날 오전 10시)도 유통업계의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지적돼왔다. ‘전통상업보존구역’이라는 굴레로, 전통시장 1㎞ 이내에는 3000㎡ 이상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의 신규 출점도 제한됐다. 대형마트와 같은 대기업이 전통시장 상권을 침해하는 것을 막기 위한다는 명분에서였다.

하지만 현실은 유통산업발전법이 의도한 바와는 크게 달랐다.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에도 불구하고 전통시장은 활기를 되찾지 못했다. 오히려 쿠팡이나 동네의 대형 식자재 마트로 향하는 발길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온라인과 홈쇼핑 등의 무점포소매업의 시장점유율이 2012년 13.8%에서 지난해에는 28.1%로, 두 배 이상 늘었다는 통계청의 자료가 이를 뒷받침한다.

소비자 여론의 58.3%가 대형마트의 공휴일 의무휴업 규제 ‘폐지’ 응답

여론 또한 ‘유통산업발전법’이라는 규제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사실도 조사로 뒷받침되고 있다. 전경련이 올해 초 실시한 ‘대형마트 등에 대한 유통규제 관련 소비자 인식 조사’에서 58.3%의 소비자가 대형마트의 공휴일 의무휴업 제도를 폐지하거나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대형마트의 온라인 영업도 같은 규제에 갇혔다. 2012년 법제처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이 온라인 영업에도 해당한다’고 유권해석을 했기 때문이다. 쿠팡과 마켓컬리 등 온라인 업체들이 ‘새벽배송’으로 파격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동안, 규제에 갇혀 제대로 영업을 펼치지 못했다.

수도권에 위치한 이마트나 롯데마트의 물류센터에서 출발하는 ‘새벽배송’은 가능하지만, 도심 곳곳에 위치한 점포에서 출발하는 새벽배송은 ‘의무휴업일’에는 불가능했고, 영업시간도 제약이 따랐다.

‘콜드체인’ 역량 갖춘 대형마트는 온라인 영업도 규제에 묶여

이런 규제는 소비자에게도 불편을 가져다줬다. 새벽배송으로 신선식품을 배달하기 위해서는 ‘콜드체인’ 시스템이 필수이다. 이런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는 데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뒷받침돼야 한다. 따라서 쿠팡이나 마켓컬리도 단계적으로 시스템을 확충할 수밖에 없었다. 전국 곳곳에 점포를 두고 있는 대형마트는 곧바로 새벽배송 서비스가 가능했지만, 규제에 묶여 상생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마켓컬리나 쿠팡 등은 '새벽배송'으로 파격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사진=마켓컬리 홈페이지 캡처]
마켓컬리나 쿠팡 등은 '새벽배송'으로 파격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사진=마켓컬리 홈페이지 캡처]

유통업계에서는 이런 불합리한 규제가 개선돼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했지만, 정치권에서는 ‘골목상권 살리기’라는 명분에서 외면했고, 소비자들도 불편을 당연하게 감수했다. 대형마트가 휴무일 때는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대신, 대형마트 영업이 개시되기를 기다린다’는 소비자들이 더 많다는 조사가 발표되기도 했다.

따라서 대형마트의 휴무일에도 전통시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별로 늘어나지 않는다는 현실을 감안해, 소비자의 불편을 초래하는 이런 규제는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형마트의 온라인 영업도 '유통산업발전법'에 갇혀 새벽배송 등에 많은 제약이 뒤따르는 실정이다. 사진은 이마트의 새벽배송 화면. [사진=이마트몰 캡처]
대형마트의 온라인 영업도 '유통산업발전법'에 갇혀 새벽배송 등에 많은 제약이 뒤따르는 실정이다. 사진은 이마트의 새벽배송 화면. [사진=이마트몰 캡처]

온라인 유통 기업도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으로 과잉 규제 상태...윤 대통령은 후보시절 규제완화 시사

새 정부의 규제 완화 움직임에 기대감을 갖고 있는 건, 오프라인 업체 외에 온라인 유통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대표적인 규제는, 지난해 발의된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플법) 제정안이다. 온라인플랫폼 업체가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한 불공정거래행위를 막기 위해 제정된 것이다. 중개거래계약서 교부 의무 부여와 계약 해지 또는 서비스 중지 시 사전 통지 의무, 불공정거래행위 기준 마련, 손해배상책임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온라인 플랫폼 업계에서는 ‘불공정행위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중복·과잉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 스타트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등의 부작용을 우려해 ‘지나친 규제’에 대해서는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이와 관련 “규제 강화가 꼭 능사는 아니다”며 “플랫폼 기업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이용자 보호 수준을 높인다는 목적에 집중해 이해관계자들과 전문가의 의견을 모아 제로 베이스에서 신속하게 검토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현실’에 맞춰 규제 완화를 포함한 실질적인 제도 정비가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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