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위원장인 이상헌 국회의원(울산 북구)이 2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위원장인 이상헌 국회의원(울산 북구)이 2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실시된 제8회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PK로 불리는 부울경에서 완승하여 민주당이 그동안 이 지역에 공들인 노력이 허사가 될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울경이 붉은색으로 물듦으로써 민주당의 동진 노력에 말 그대로 '적신호'가 켜졌다는 것이다.

그동안 민주당 계열 좌파 세력의 선거 필승 공식에 반드시 필요한 지역이 부울경이었던 만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부터 이 지역의 지지세를 늘려나가는 노력이 '지역구도 타파'라는 미명 하에 이루어져왔다.

그 노력은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최대 결실을 맺었다.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3석 전석, 기초단체장 39석 중 25석, 광역의원 134석 중 92석, 기초의원 496석 중 234석을 석권해내는 기염을 토했다. 부산시장 오거돈, 울산시장 송철호, 경남도지사 김경수의 '광역단체장 트리오'가 그 상징이라 할 만했다.

그러나 부울경에서 민주당의 아성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오거돈 시장의 성추행 사건, 송철호 시장의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김경수 도지사의 드루킹 여론조작 의혹으로 지역 민심은 급격히 악화되었다. 급기야 오거돈은 자진 사퇴하였고 김경수는 재판결과 유죄로 지사직을 상실하기에 이르렀다. 거기에 문재인 정부의 급격한 탈원전화 정책의 결과 창원의 원자력 산업 침체는 경남의 민심 악화로 이어졌다.

부울경에서의 민주당 몰락의 시작은 작년 4.7 재보궐선거에서의 참패였다. 오거돈 전 시장의 자진 사퇴로 공석이 된 부산시장직을 두고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가 맞붙은 결과 민주당이 무려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격차로 패배한 것이다.

그 추세는 이번 제8회 지방선거에서도 이어져 부울경에서 민주당은 대패했다. 광역단체장은 단 한석도 얻지 못했고, 기초단체장은 39석 중 남해군수 1석만을 건지는 굴욕을 당했다.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득표율은 각각 33%와 31%에 불과했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 재보궐 선거에서도 국민의 힘 김영선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김지수 후보에 25% 이상으로 득표율을 벌리며 승리했다. 국민의힘이 부울경을 완전히 탈환했다고 봐도 무방한 셈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호남 3곳 모두에서 선거비 전액 보전이 가능한 득표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볼 때 민주당의 부울경에서의 참패가 더욱 두드러진다.

민주당이 단기간 내에 부울경에 다시 노력을 기울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방선거의 참패 이후 친문계와 친명계의 주도권 다툼으로 일어날 당의 내부 분쟁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더욱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문제는 사라진 지역 인재들을 어떻게 다시 육성할 것인가다.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민주당이 부울경 지지세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란 적어도 당분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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