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개인 자격의 사과"...김용민은 "사과로 선거 못 이겨" 비난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에서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더 사과드리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당내 강경파 의원 모임으로 조국 일가 수호와 검수완박 강행 처리 등을 앞장서 외친 '처럼회' 소속의 김용민 의원은 "사과로 선거 못 이긴다"며 재를 뿌렸다. 오는 6.1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의 일부 정치인들은 대국민사과로 돌아선 민심에도 호소하겠다는 심산이지만 당내 주류인 강경파들에 의해 그 의미가 퇴색하게 됐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열어 "(유세 현장에서) 왜 반성해야 하는 사람들이 다 나오냐고 아픈 소리도 들었다. 정말 면목이 없다"며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더 사과드리겠다. 염치 없다. 그렇지만 한 번만 더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맹목적 지지에 갇히지 않고 대중에 집중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 우리 편의 큰 잘못은 감싸고 상대편의 작은 잘못은 비난하는 잘못된 정치문화를 바꾸겠다"며 "민주당을 팬덤 정당이 아니라 대중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의견을 내부 총질이라 부르는 세력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며 "다양한 의견을 포용하는 민주당이 돼야 제대로 개혁하고 온전히 혁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내 강경파와 2030 여성 유권자로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새 지지층에 당이 좌우되지 않도록 하겠단 발언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지지율이 폭락하고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의 지지율이 당선 안정권에 들지도 못하는 등 잇달아 경고등이 켜지자 대국민사과로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이는 지난해 4·7 재보궐선거, 올해 3월 대통령선거에 이어 주요 선거 직전 세번째 대국민사과다. 하지만 매번 말 뿐인 사과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위원장의 이날 사과에 당내 강경파 의원 모임 '처럼회' 소속 김용민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사과로 선거를 이기지 못한다"며 "새로운 약속보다 이미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 더 좋은 전략"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김 의원은 지난 19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권한과 책임이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은 내부 비판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비판하고 싶다면 그 자리에서 물러나 자유롭게 하시기 바란다"고 박 위원장을 몰아세웠다.

민주당은 박 위원장이 '개인' 자격으로 대국민사과를 발표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취재진에게 "선거가 많이 어려운 상황에서 당을 어떻게 하면 쇄신할 수 있는지 본인이 생각하는 바를 국민에 호소문 형식으로 말하는 것"이라며 "개인 자격으로 국회 소통관을 쓰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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