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의 ‘실내 노마스크’ 혼선, 위드코로나 기준 못잡은 탓
文 정부의 ‘실내 노마스크’ 혼선, 위드코로나 기준 못잡은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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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송파구 체육문화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 시민들이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4일 송파구 체육문화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 시민들이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월 ‘위드(with)코로나’를 앞두고 정부 당국자와 전문가들 간에 ‘실내 노마스크’ 가능성을 두고 혼선을 빚고 있다. 접종 완료율이 높아지면 실내에서 노마스크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낙관론부터 코로나가 존재하는 한 실내 노마스크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혼재하고 있다.

거리두기 완전해제, 확진자 수 통제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 없어...방역 당국자 간 개인적 견해 차이 불거져

실내 노마스크에 대한 입장은 위드코로나를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백신 접종 속도가 빨랐던 영국은 지난 7월부터 위드코로나를 선언하고 ‘실내 노마스크’를 허용했다. 그 결과 영국의 10월 일 평균 확진자 수는 수만명대이다. 중증자와 사망자 중심으로 대응하고 확진자수 증가에는 연연하지 않겠다는 게 영국 정부가 염두에 두고 있는 위드코로나의 기준인 셈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위드코로나 시대의 방역기준에 대해서 명확한 입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자영업 거리두기를 완전히 해제할 것인지 여부, 확진자 수를 통제할 것인지 여부, 노마스크의 기준과 시기 등에 대해서 통일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방역당국자 간의 개인적인 견해 차이가 불거지고 있는 모습이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 14일 접종 완료율 85%를 노마스크 기준으로 언급

지난 14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제2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접종 완료율이 85%가 되면 집단면역은 80%에 이르러, 이론적으로는 마스크와 집합금지, 영업제한 없이도 이겨낼 수 있다”고 밝혀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 14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제2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접종 완료율이 85%가 되면 집단면역은 80%에 이르러, 이론적으로는 마스크와 집합금지, 영업제한 없이도 이겨낼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24일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및 확진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하는 권 부본부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14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제2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접종 완료율이 85%가 되면 집단면역은 80%에 이르러, 이론적으로는 마스크와 집합금지, 영업제한 없이도 이겨낼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및 확진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하는 권 부본부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방역 당국 차원에서 '노마스크'를 처음 언급한 것이기에 국민들의 관심과 기대는 커졌다. '위드코로나'로의 전환을 앞두고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일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지난 9월 초, 델타 변이 때문에 집단면역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방역당국이 다시 집단면역을 꺼내들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혼란은 가중됐다. 접종률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취지에서라면, 더더욱 국민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발표였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권 부본부장은 "접종 완료율이 85%가 되면 아마도 집단면역은 대략 80%에 이르게 되고, 그렇게 되면 델타 변이조차도 이론적으로는 마스크 없이, 집합금지 없이, 영업제한 없이도 이겨낼 수 있다는 이론적 토대가 된다"고 전했다. 해외 이론을 소개하면서 마스크 없이도 코로나19 유행을 통제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독일 코호연구소 분석을 토대로 ‘실내 노마스크’ 주장...김부겸 총리 등은 ‘실내 노마스크 불가능’강조

권 부본부장이 설명한 이론은 독일 코호연구소가 분석한 내용이다. 분석에 따르면 ‘접종률 85% 이상을 달성하면 강력한 통제 효과가 발휘돼, 거리두기 등과 같은 방역 조처를 보다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권 부본부장은 "기초재생산지수를 보면 우한에서 유래한 바이러스가 2.7, 델타 변이가 5.0까지 이른다"며 "기초재생산지수 5.0을 이겨내려면 접종 완료율이 85%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초재생산지수(감염재생산지수)는 1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감염시키는 인원 수를 말한다.

권 부본부장이 말한 이론이 설사 맞다고 해도, 접종 완료율이 85%를 넘길지는 미지수이다. 17일 0시 기준 1차 접종자는 78.7%, 접종 완료자는 64.6%에 이른다. 현재 12~17살과 임신부, 미접종자 접종 등이 추가로 진행되면, 11월 중·후반 즈음에 접종 완료율이 80%를 넘길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남아 있는 미접종자들의 접종 의사가 높지 않아, 85%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권 부본부장의 발언 이후, 전문가를 중심으로 ‘노마스크’는 아직 위험하다는 경고가 나오면서 논란이 커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권 부본부장에 대한 경고나 문책이 따라야 한다는 지적까지 내놓았다.

김부겸 국무총리나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위드코로나에도 실내 노마스크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권 부본부장은 검증되지도 않은 외국의 이론으로 국민들에게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었다.

정은경 본부장, “델타 변이로 집단면역 어려워”...전문가, “델타 변이에 대한 백신 예방효과는 60~70% 불과”

게다가 권 부본부장의 발언이 문제가 되는 또다른 이유는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질병관리청장)과의 내부조율 없이 발표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 본부장은 지난 9월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델타 변이는 감염력이 높고 감염 차단 효과를 떨어뜨리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중략) 집단면역은 어려울 거로 판단하고 있다”며 “홍역이나 두창처럼 감염병을 완전히 근절하기 위한 집단면역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권 부본부장의 발언이 ‘특정 접종률을 넘기면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두기를 안 해도 된다’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집단면역은 고정된 수치가 아니라 접종률이 올라갈수록 사회적 거리두기를 낮출 수 있게 되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라며 “85% 접종 완료에 80%가 면역을 확보하려면 백신의 감염예방 효과가 95%가 되어야 하는데, 델타 변이에 대한 백신별 예방 효과는 60~70%에 그친다”고 말했다.

장 부연구위원은 이어 “김부겸 총리는 ‘당장 마스크를 벗는 것은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는데, 하루 만에 방역당국 고위직이 ‘마스크 없이도 델타 변이를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국민에게 헛된 희망을 주는 최악의 소통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방역당국 15일, “접종률 85% 달성해도 실내 노마스크 어려워”

방대본은 15일 위드코로나 전 마지막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하면서, 전날 권 부본부장의 발언을 수정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백신 접종률 85%를 달성해도 실내 마스크 착용을 해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15일 “백신 접종률 85%를 달성해도 실내 마스크 착용을 해제하기는 어렵다”고 밝히며, 전날 권 부본부장의 발언을 수정했다. [사진=연합뉴스 TV 캡처]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15일 “백신 접종률 85%를 달성해도 실내 마스크 착용을 해제하기는 어렵다”고 밝히며, 전날 권 부본부장의 발언을 수정했다. [사진=연합뉴스 TV 캡처]

손 반장은 "어제(14일) 방대본에서 설명한 내용은 현재 감염재생산지수와 예방접종의 전파차단율 간의 일정 수치를 가정한 이론적 모형에서 그런 결과도 가능하다는 점을 설명한 것"이라며 "아직은 델타 변이의 감염재생산지수나 전파, 예방 접종의 전파 차단율 등에 대해서는 정확한 객관적 수치 도출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현실 방역 조치에 이론을 직접 대입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내 마스크 착용은 감염 예방에 효과적이고, 서민 경제나 생업 시설에 피해가 없는 장점이 있어 가장 최후까지 유지되어야 할 기본 방역조치"라고 강조하며, 마스크 착용 해체가 가능한 시기에 대해서는 "코로나19가 계절 독감과 같이 국내에 토착화하는 정도에 이르면 아마 검토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발표했다.

일부 전문가들 “접종자는 내년 봄부터 실내 노마스크 가능할 듯”

일각에서는 전문가를 중심으로 마스크를 언제 벗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TBS 라디오에 출연, “통풍이 잘 되고 밀집도가 낮은 실외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완전 해제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위드코로나의 아주 초기 단계에서는 착용이 권고될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지금도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는 것은 방역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에 대해서는 접종자와 미접종자와의 차이를 둘 가능성이 높다며 “실내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해제할 가능성이 높지만, 아주 완만하게 천천히 시행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설 교수는 내년 봄 정도까지 유행 상황이 안정된다면, 3월 1일 이후 정도에 마스크를 벗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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