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거지’를 격분케 한 문 대통령의 ‘벼락출세’ 인사, 민주당 86그룹이 자초
‘벼락거지’를 격분케 한 문 대통령의 ‘벼락출세’ 인사, 민주당 86그룹이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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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청와대 새 청년비서관에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내정했다. 올해 25세인 박 청년비서관은 문재인 정부 들어 최연소 청와대 비서관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청와대 새 청년비서관에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내정했다. 올해 25세인 박 청년비서관은 문재인 정부 들어 최연소 청와대 비서관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청년의 목소리를 직접 듣겠다며 청와대가 임명한 25세 청년비서관 인사가 당사자인 청년층의 격렬한 분노를 사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벼락거지’가 된 청년층은 ‘불공정한 벼락출세’의 전형으로 규정하고 있다. 청년들의 공정 감수성을 폭발시킨 셈이다.

36세 야당 당대표의 돌풍에 맞서기 위해 청와대와 여당은 2가지 카드를 내밀었다. 박성민 청년비서관의 기용과 함께 대선기획단 단장에 청년을 기용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청년 메시지 한 건도 없었던 25세 청년의 1급 비서관 기용, 청년층 박탈감 폭발시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청와대 새 청년비서관에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내정했다. 1996년생인 박 비서관은 대한민국 최초로 20대로서 1급 자리에 올랐다. 민주당 청년대변인·청년 태스크포스(TF) 단장·최고위원·청년미래연석회의 공동의장 등을 거쳤다. 강남대를 자퇴하고 2019년 고려대 국어국문학과로 편입했다.

박 비서관은 더불어민주당의 최고위원 지명 당시에도 파격으로 주목받았으나, 그가 내놓은 청년 정책·메시지는 단 한 건도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야권에서 불어닥친 이준석 돌풍에 대한 대항마로 기용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박 비서관 인사는 조롱과 질타를 받았다. 지난 22일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는 "파격이 아닌 코미디"라고 평가절하했다. 협의회는 그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청년의 마음을 얻는 것이 아니라 분노만 살 뿐인 인사"라고 밝혔다. 협의회는 일반적인 청년들이 몇 년을 준비해 행정고시를 패스해 5급을 달고 근 30년을 근무해도 2급이 될까 말까 한 경우가 허다한 사실을 지적하며 "수많은 청년이 이번 인사에 성원을 하겠는가, 박탈감을 느끼겠는가"라고 따졌다.

보좌진 등 국회 근무자들이 이용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여의도 대나무숲’에 올라온 글에는 ”줄만 잘 타면 큰 노력 없이도 출세”, “상대적 박탈감”, “9급 주사 능력도 안되는 1급 청와대 비서관”, “공개적으로 뽑았으면 이렇게까지 억울하지 않았을 것”, “청년들을 좌절시키는 인사”와 같은 비판의 글들이 올라왔다. 청년들과 소통하기 위한 인사가 오히려 역풍을 맞은 셈이었다.

이준석 돌풍에 맞서기 위해 거론된 2번째 카드는 대선기획단 단장 인선이었다. 박성민 비서관 임명과 궤를 같이 하는 임명직이라는 점에서, ‘이준석 돌풍’에 맞설 대항마로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운데),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오른쪽), 서범수 대표비서실장(왼쪽) 등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운데),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오른쪽), 서범수 대표비서실장(왼쪽) 등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선기획단 단장으로는 이동학 청년최고위원과 김해영 전 최고위원이 거론되었다. 82년생인 이동학 위원과 77년생인 김해영 전 최고위원은 “공식 제안이 오면 심사숙고해보겠다”는 답을 내놓았다. 하지만 대선기획단 단장은 2선인 강훈식 의원에게 맡겨졌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23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대선 경선 공동 기획단장에 청년 세대를 대변하는 인물로 선임키로 했다고 밝혔다. ‘신구 조화를 위해서 현역 국회의원이 기획단을 맡고, 청년 세대를 대변하는 공동 단장을 만드는 것으로 기획’했다는 설명이었다. 청와대가 25세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을 청년 담당 비서관으로 임명한 것과 유사한 흐름으로 풀이됐다.

이준석과 박성민의 ‘전혀 다름’을 인식하지 못한 청와대와 여당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청와대와 여당이 ‘이준석과 박성민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1일 전당대회에서 ‘경쟁’을 통해 나경원·주호영 등 당내 거물 정치인을 이기고 당대표에 당선됐다. 2011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으로 시작해 10년간 정치 경력을 쌓은 결과, 당원과 국민들로부터 압도적인 선택을 받았다. 반면 박 비서관은 ‘지명’을 통해 청와대 비서관이 됐다. 국민으로부터의 선택이 아닌 발탁 인사였다. 그렇기 때문에 애초부터 긍정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기가 어려웠다.

대부분의 청년들은 ‘경쟁’과 ‘지명’의 차이를 공정의 관점에서 해석,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86그룹이라는 거대한 주류가 ‘새싹’을 밝고 있는 구조?

정치평론가 이성수씨는 이 현상에 대해 “민주당에서는 이준석 당대표와 같은 인물이 나오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민주당에서는 86그룹이라고 하는 거대한 주류가 ‘자라날 만한 새싹을 밟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민주당이 이준석 당대표를 벤치마킹해서 박성민 비서관을 임명하고 대선기획단에 청년 대표를 임명하겠다고 하지만, 결국 86그룹이 지명한다”며 “스스로 10년 동안 몸값이 키워온 이 대표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민주당이 젊은 정치인을 키우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만 하더라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발탁했지만 청와대 행정관이나 비서관으로 임명하지 않았다. 오롯이 이 대표 혼자서 지난 10년간 정치 평론가의 길을 걸으며 스스로 자생했다.

따라서 민주당이 젊은 정치인을 키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젊은 정치인이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4‧7 보궐선거 이후, 자기 목소리를 내려던 초선의원들의 일부가 친문 강성들의 문자폭탄에 무릎을 꿇은 사례가 있다.

반면 이준석 당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정당했다”는 소신을 밀고 나갔다. 그 발언으로 역풍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밀고 나간 것이 오히려 당원과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고 평가받는다. 결국 민주당의 청년 정치인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그들 스스로 자초한 면이 오히려 더 크다는 것이다.

김해영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당내 경직된 분위기'가 젊은 정치인을 키워내지 못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해영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당내 경직된 분위기'가 젊은 정치인이 등장하지 못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민주당 내에서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김해영 전 최고위원은 ‘민주당 내에서 이준석과 같은 정치인이 출현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당내 경직된 분위기’를 꼽았다. 젊은이들이 자유롭개 당내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문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관계자는 “당내 분위기가 경직돼 있는 것은 맞지만, 목소리를 내야 하는 젊은 정치인들이 스스로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면도 크다”는 의견을 밝혔다.

정치평론가 이성수씨는 이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 순치된 청년 정치인을 발탁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자생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는 청년 정치인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발탁된 박성민 비서관과 청년 정치인들에게서 이준석 대표와 같은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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