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이 칭송한 문 대통령의 스페인 외교, ‘중국 눈치보기’ 의혹 거세
윤건영이 칭송한 문 대통령의 스페인 외교, ‘중국 눈치보기’ 의혹 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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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상원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을 마친 후 상원도서관을 방문. 안헬 곤잘레스 도서관장에게 '조선왕국전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사진=연합뉴스]
스페인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상원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을 마친 후 상원도서관을 방문. 안헬 곤잘레스 도서관장에게 '조선왕국전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7개국(G7) 및 오스트리아·스페인 순방을 국회 외통위 위원 자격으로 특별수행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문비어천가를 노래했다.

윤 의원은 2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스페인 방문의 성과에 대해서 찬사를 늘어놓았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윤건영, “문 대통령 스페인 방문 보도 적다”고 불평

문 대통령의 스페인 방문에 대해서 우리 언론이 너무 보도를 하지 않았다는 불만을 제기하면서, 스페인 방문의 의의를 구구절절 설명했다. 필라르 요프 스페인 상원의장이 환영사에서 “금란지교의 우정을 기억한다”라는 표현을 썼다며 “(요프 의장이) 우리에 대한 공부를 너무 많이 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원의장의 그 표현 자체가 “대한민국이 만나고 싶고 이야기를 듣고 싶고 친해지고 싶은 나라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윤 의원은 스페인이 우리와 친해지고 싶어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스페인 측의 ‘조선왕국전도’ 공개를 꼽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7개국(G7) 및 오스트리아·스페인 순방을 함께 동행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문비어천가를 노래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7개국(G7) 및 오스트리아·스페인 순방을 함께 동행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문비어천가를 노래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이 지도에는 독도가 조선의 영토로 표기돼 있다. 중국어식 발음으로 지명이 표시돼 있는데, 당시 독도를 칭하는 우산도(于山島)를 천산도(千山島)로 혼동해 '챤찬타오'(Tchian Chan Tao)로 표기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한자 ‘우(于)’와 한자 ‘천(千)’을 혼동해 표기했다는 것이다.

안헬 곤잘레스 스페인 상원 도서관장은 문 대통령에게 '조선왕국전도'에 대해 설명하고 "1730년대 대한민국 한반도의 지도인데, 한국인들에게 가장 와 닿은 기록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윤건영, “스페인, 독도를 조선땅으로 표기한 고지도를 문 대통령 방문에 맞춰서 공개한 것”

안경을 벗고 꼼꼼히 지도를 살펴본 문 대통령은 "독도가 한국의 영토임을 보여주는, 아주 소중한 자료를 보여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일본이 도쿄올림픽 지도와 자위대 홍보 영상에 독도를 일본 영토처럼 표기한 데 이어 독도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독도는 한국 땅'임을 강조하는 세러머니가 연출된 셈이다.

특히 18세기에 제작돼 도서관에 깊숙히 박혀 있던 것을 “공부해서 발견해내서 (문재인) 대통령이 간다고 하니까 내놓은 것”이라는 윤 의원의 주장이다.

스페인 상원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조선왕국전도'는 18세기 프랑스 지리학자이자 지도제작자인 장 밥티스트 부르기뇽 당빌이 1735년에 발간한 '신중국지도첩'에 포함된 지도이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가 나오기 100여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 제작자는 당시 중국 실측지도인 '황여전람도'를 참고해 중국과 주변 지역을 나타낸 지도첩을 발간했다. '조선왕국전도'는 서양인이 만든 조선지도 중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의 복심 윤건영, 17년 전 서울서 공개된 사실 몰랐나?...아니면 가짜뉴스 생산?

그러나 21일 펜앤드마이크 취재에 따르면, 윤 의원의 주장과 달리 ‘조선왕국전도’는 이미 국내에 소개된 적이 있는 지도이다.

2004년 (주)서울옥션이 한국 근현대·고미술품 경매를 실시할 당시 출품한 작품 가운데 당빌이 그린 ‘조선왕국전도’(1735년)가 포함돼 있었다. 당빌의 조선왕국전도는 영어판, 프랑스어판, 스페인어판 등 몇 가지 언어로 제작돼 세상에 선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윤 의원은 17년 전에 이미 한국에서 경매에 부쳐졌던 스페인의 고지도를 마치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 맞춰 처음 공개된 것처럼 ‘가짜뉴스’를 생산한 셈이다. 만약에 의도적인 것이라면 국민을 기만하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 의원이 조선왕국전도가 이미 공개된 자료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국회 외통위원으로서 자격미달이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서 외교안보 문제를 조언할 자격이 있는지를 의심해볼 만한 사안이다.

조선왕국전도는 간도와 만주를 ‘조선땅’으로 표기, 문 대통령은 언급 안해

더욱이 조선왕국전도에는 독도 뿐만 아니라 간도와 만주일대가 조선땅으로 표기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4년 당시 (주)서울옥션은 “지금까지 발견된 한국전도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꼽힌다. 프랑스 선교사 뒤 알드의 ‘중국통사’에도 소개돼 있는 이 전도는 한국에 대한 첫 지도일 뿐 아니라 지금의 간도와 만주 일대가 조선의 영토로 표기돼 있고 울릉도·독도·두만강 북쪽의 녹둔도까지 조선의 영토였음을 분명히 하고 있어 국경문제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스페인 상원도서관에 소장된 '조선왕국전도'. 간도와 만주 일대가 조선 땅으로 표기돼 있어 국경문제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페인 상원도서관에 소장된 '조선왕국전도'. 간도와 만주 일대가 조선땅으로 표기돼 있어 국경문제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옥션측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문 대통령은 이번 스페인 방문에서 ‘중국 눈치보기’를 했다는 의혹을 살 만하다.

지금의 간도와 만주 일대가 조선의 영토로 표기돼 있는 것은 애써 외면하고, 독도에만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지도를 보여준 상원의장이 ‘독도’만 설명했다고 청와대 측은 변명할지 모른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 “문 대통령이 간도와 만주를 외면하고 독도만 거론한 데 대해 참담한 심정”

전 조선일보 기자 최병묵씨는 자신의 유튜브에서 “18세기 지도제작자인 당빌이 ‘조선왕국전도’를 제작할 당시 중국이 실측한 '황여전람도'를 참고했다. 따라서 간도와 만주 일대는 조선 땅이 분명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면 ‘300년 전에는 간도와 만주가 조선의 땅이었네요. 이렇게 귀한 지도를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 출신 유튜버 최병묵씨는 ‘조선왕국전도’를 보고 간도와 만주 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독도만 언급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관계자를 비판했다. [사진=최병묵의 유튜버 캡처]
조선일보 기자 출신 유튜버 최병묵씨는 ‘조선왕국전도’를 보고 간도와 만주 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독도만 언급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관계자를 비판했다. [사진=최병묵의 유튜버 캡처]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그 큰 지도를 보고, 독도에만 관심을 기울였다는 사실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간도와 만주 문제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한 게 중국의 눈치를 봐서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스페인의 상원도서관을 방문하는 일정은 미리 짜여져 있었을 것이고, ‘조선왕국전도’를 보는 것도 미리 계획돼 있었을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미리 그 내용을 파악하고 참석했어야 한다”며 비판했다. 국가와 국민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귀한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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