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크 설리번 美 대통령 보좌관 "中, 관련 자료 투명하게 공개해야"
세계보건기구(WHO), 금주 중 기자회견 열고 中 현지 조사 결과 발표 예정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기원 관련 조사 결과 보고서 공개까지는 수 주 걸릴 듯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우한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파견한 전문가팀 현장을 방문하기 위해 숙소인 힐튼 호텔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우한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파견한 전문가팀 현장을 방문하기 위해 숙소인 힐튼 호텔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중국 당국이 ‘우한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을 조사하기 위해 중국 현지에 파견된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팀에 초기 발병 사례와 관련한 미가공 데이터(raw data) 제공을 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현지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의 1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초기에 해당하는 2019년 12월 해당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파악된 174건의 감염 사례와 관련한 세부 자료를 제공해 달라는 WHO 전문가들의 요청을 거절했다. 해당 자료는 ‘우한 코로나바이러스’가 언제부터 어떤 방식으로 퍼지기 시작했는지를 밝혀내는 데에 필요한 자료였다고 한다.

지난달 14일 ‘우한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을 밝힐 목적으로 중국 현지에 파견된 WHO 전문가팀은 4주 간의 조사 활동으로 마치고 귀국에 앞서 가진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우한이 ‘우한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원한 곳이라는 증거를 찾지 못했으며 미국 측이 바이러스가 발원한 곳으로 지목한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도 매우 낮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하지만 WHO 전문가팀은 기자회견을 열기 사흘 전만 하더라도 “(코로나19의 최초 발원지로 지목된) 우한 수산시장에서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고 주장한 바 있어, 기자회견에서 발표된 내용과 관련해 외부 압력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WHO 전문가팀의 중국 현지 조사 임무 수행과 관련한 보도에서 로이터통신은 조사가 중국 당국의 통제하에 진행됐으며 조사팀이 가는 곳마다 삼엄한 경비가 뒤따랐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WHO 전문가팀에 적극 협력했다”며 “발생원을 둘러싼 세계적인 과학 조사를 위해 중요한 기초를 마련해 줬다”는 표현으로 WHO 전문가팀의 이같은 조사 결과 발표 내용에 흡족해 하는 반응을 보였다.

“적극 협력했다”는 중국 당국의 주장과는 달리 WSJ는 이번 보도를 통해 WHO 회원국은 일반적으로 각 확진 사례에 대한 모든 세부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개인화된 자료를 제공하지만 중국 당국과 과학자들은 이같은 자료 대신 해당 사례들에 대한 광범위한 요약본과 자체 분석 자료만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WSJ는 “코로나의 기원을 찾는 과정에서 중국이 미가공 세부 데이터를 제공하기를 꺼린 것은 중국의 투명성 결여와 관련한 각국 정부와 과학자들의 우려를 키운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제이크 설리번 미국 대통령 보좌관(국가안전보장담당)은 우려를 표명하고 “중국은 발생 초기 데이터를 이용 가능하게 해야 한다”며 중국 당국에 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는 동시에 WHO에 대해서는 독립성이 담보된 보고서를 작성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WHO는 중국 현지 조사팀의 조사 결과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금주 중 또다시 열기로 했다.

이번 조사팀의 조사 분석 보고서가 일반에 공개되기까지는 수 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