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정부 천안함 입장 명확하게 밝혀야"
"국방부는 KBS의 진실왜곡과 명예훼손 법적 조치하라"

천안함 46용사 유족회, 예비역전우회, 천안함재단이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북한 김영철 방한과 지난달 28일 KBS ‘추적60분’이 천안함 피격에 대해 음모론을 부추기는 방송을 방영한데 대해 입장문을 지난 2일 발표했다.

해당 성명은 TV조선의 한 프로그램에 나와 추적60분에 대한 입장을 밝혔던 천안함 생존장병 전준영 씨의 페이스북에 게재됐다.

성명문은 굵은 글씨체로 “무엇 때문에 정부와 공영방송KBS가 8주기 추모기간을 보내고 있는 천안함 46용사 유가족과 참전장병에게 위로를 해 주지는 못할 망정 한마디 양해도 없이 일방적으로 김영철의 초청을 결정하고, 편파적인 내용의 방송을 밀어붙이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유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영철 방한을 밀어붙인 문재인 정권과 생존 장병의 인터뷰는 들어가지 않은 천안함 방송을 제작한 KBS를 규탄했다.

성명문은 문재인 정권을 향해 천안함 폭침에 대한 대통령과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밝힐 것을 촉구했다.

<성명문 전문>

김영철 방한, KBS 추적 60분 방영에 대한 천안함46용사 유족회, 참전 장병의 입장

북한은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해상에서 경비 중이던 천안함을 어뢰공격으로 폭침시켜 승조원 46명을 숨지게 하였고, 같은 해 11월 23일 평화스런 연평도에 포격을 가하여 해병대원과, 민간인 각 2명을 숨지게 한 도발을 감행하였다.

이 사건들은 대한민국 국민과 유가족에게 큰 아픔과 슬픔을 안겼을 뿐만 아니라,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을 자초하였다. 이처럼 극악무도한 북한 정권은 현재까지도 어떠한 사과나 유감표명도 없으며 정권연장과 정치적 목적달성을 위해 핵 위협을 서슴지 않고 있다.

올해는 천안함 피격 8주기가 되는 해로 지난 3월 23일 대전 현충원에서 제2연평해전, 천안함, 연평도포격 전사자를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한 제3회 서해수호의 날 행사를 가졌다. 이어서 3월 24일 백령도에서 천안함 46용사의 영혼을 위해 유가족과 참전장병 일행 70여명은 연화리 위령탑에 헌화 분향하고, 천안함이 침몰한 해상에 나아가 위령제를 올렸다. 또한, 3월 26일에는 제2함대 사령부 내에 전시되어 있는 천안함 앞에서 장병들과 함께 추모 및 결의대회를 가졌고, 3월 30일에는 구조활동에 참여하다 전사한 고 한주호 준위 8주기 추모식에 참여하는 등 추모기간을 보냈다.

그러나 정부는 추모기간을 한달여 앞둔 시기에 천안함 폭침사건의 총책임자였던 김영철(당시 정찰총국장) 일행을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참석 시켜 유가족으로 하여금 개탄하게 만들더니,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제3회 서해수호의 날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이유로 기념식을 국무총리 주관으로 행하게 하였다. 이전의 경우는 역대 대통령이나 대통령 대행이 참석하였다.

더욱이 무겁고 찢기는 듯한 아픈 마음을 달래가며 추모기간을 보내고 있는 와중에 공영방송인 KBS는 3월 28일 ‘추적60분’ 프로그램을 통해 ‘8년만의 공개 천안함 보고서의 진실’편을 방영하여 일반국민들에게 진실을 왜곡하는 일방적인 주장을 내보냈다. 이 같은 정부와 공영방송KBS의 일련의 처사에 대해 46용사 유가족과 참전장병은 대승적 차원의 이해나 우연의 일치로 받아들이기보다는 46용사의 죽음이 너무나 분하고, 또다시 형언할 수 없는 가슴의 상처를 받게 되었다.

무엇 때문에 정부와 공영방송KBS가 8주기 추모기간을 보내고 있는 천안함 46용사 유가족과 참전장병에게 위로를 해 주지는 못할 망정 한마디 양해도 없이 일방적으로 김영철의 초청을 결정하고, 편파적인 내용의 방송을 밀어붙이는지 이해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겠습니다…국민들의 서러운 눈물을 닦아드리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라고 천명하며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왜 국가를 위해 희생한 천안함 46용사의 유가족과 참전장병의 절규를 외면하십니까? 이번 정부 들어 장관급으로 격상된 국가보훈처에서도 “더 평화롭고 행복한 삶, 따듯한 보훈”을 주제로 2018년 업무보고를 실시하고 보훈가족의 삶에 실제적으로 스며드는 “따듯한 보훈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의 유가족과 사지에서 돌아와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젊은 참전용사에게 무엇을 해주겠다는 것인지, 더욱이 공영방송 KBS는 유가족과 참전 장병의 의견을 포함해 달라고 하는 요구를 무시하고 일방의 의혹 제기만을 방영하는 것이 과연 국민의 알 권리와 공영방송으로써의 책무를 다하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천안함 46용사 유가족, 천안함 예비역전우회, 천안함재단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천안함 폭침에 대한 대통령과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북한의 사과나 유감표명을 반드시 받아내어 천안함 46용사의 명예를 회복시켜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둘째, 사지에서 돌아와 아직도 육체적, 정신적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는 참전장병에게 의료, 취업지원 등 국가가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요구한다.

셋째, 국방부는 KBS의 진실왜곡과 명예 훼손에 대한 언론중재와 법적조치를 취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넷째, KBS는 즉각 참전장병과 당시 합동조사단 인사가 참여하여 진실을 규명하는 방송을 제작하는 등 공영방송으로써의 책무를 다해줄 것을 요구한다.

위와 같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것이다.

2018. 4. 2.

천안함 46용사 유족회, 천안함 예비역전우회, 천안함 재단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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