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비자금 조성 의혹·채용 비리 등 수사
4월 2일 임시 이사회 통해 후임 선임 관련 논의

박인규(64) 대구은행장 겸 DGB금융지주 회장이 29일 은행장직에 이어 지주 회장직도 사퇴했다. 채용 비리, 비자금 조성 의혹 등과 관련한 검찰 수사와 나빠진 여론 등이 직접적인 배경인 것으로 전해진다.

박 행장은 지난주 주주총회에서 은행장 사임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이날 오후에는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해 지주 회장 자리에서도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박인규 대구은행장 겸 DGB금융지주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박 행장은 "일련의 사태에 모든 책임을 통감한다"며 "주주와 고객, 임직원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했다.

그는 취임 직후인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함께 입건된 간부 16명과 법인카드로 32억7천만원 상당 상품권을 구매한 뒤 판매소에서 수수료를 제하고 현금화하는, 일명 '상품권 깡'으로 비자금 30억여원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 행장의 채용비리 연루 여부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비자금 조성 의혹과는 별도로 대구은행 채용비리와 관련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전·현직 인사 담당자 등 4명을 입건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박 행장은 2014년 3월 대구은행장 겸 DGB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한 뒤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했다.

박 행장이 사퇴함에 따라 조만간 후임 지주 회장과 은행장 선임을 위한 절차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은 4월 2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후보를 압축해 추천하고 주주총회에서 확정하는 방식이다.

DGB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 제35조에 따르면 지주와 은행 상임이사(상임감사 제외), 부사장(부행장) 이상으로 재임 중인 사람이 기본 후보군이다. 여기에 예비후보군으로 계열사 사장, 지주·은행 부사장보(부행장보) 이상으로 재임 중인 사람이 추가로 들어갈 수 있다. 임추위는 필요하면 주주, 이해 관계자, 외부자문기관 등 회사 외부에 추천을 활용할 수 있다.

한편 노조는 이날 오후 예정했던 박 회장 사퇴 촉구 촛불집회를 취소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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