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보도..."조국 압수수색은 정치 수사, 표창장은 강남에서 다들 사는 건데 그걸 왜?"
尹 "술 깨면 이야기하자" 달랬지만...만취한 이 차관은 같은 말 되풀이, 참석자 중 한 명이 결국 데리고 나가

이용구 법무부 차관. (사진=연합뉴스)
이용구 법무부 차관. (사진=연합뉴스)

최근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지난 4월 법무부 법무실장 자리에서 물러나기 직전 법무부 간부들과 가진 술자리에 뒤늦게 합류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형이 정치하려고 국이형(조국 전 장관) 수사한 것 아니냐"며 "형만 아니었으면 국이형 그렇게 안 됐다"고 '조국 일가 수사'를 강하게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당시 법무부 간부 술자리는 법무실장 사퇴 의사를 밝힌 이용구 차관을 환송하는 자리로 마련됐다고 한다. 이용구 당시 법무실장과 법무부에 근무하는 검찰 간부가 모여 저녁식사를 했고, 이후 서초동 윤석열 총장 자택 근처 한 술집에서 2차 술자리를 했다고 한다.

윤 총장은 당시 참석자 중 한 명으로부터 "와서 이 실장을 격려해달라"는 연락을 받고 오후 10시께 술자리에 합류했다고 한다. 윤 총장이 도착하자 이미 만취 상태였던 이 차관은 윤 총장을 '형'이라고 부르며 "조국 압수수색은 정치 수사였다. (허위) 표창장은 강남에서 돈 몇십만원 주고 다들 사는 건데 그걸 왜 수사했느냐"고 했다. 윤 총장과 이 차관은 사법연수원 동기(23기)다.

윤 총장이 "후배들이 있는 자리니 술 깨면 이야기하자"고 달랬음에도 이 차관이 같은 말을 되풀이하자 참석자 중 한 명이 그를 데리고 나갔다고 한다. 검찰 내부엔 이 차관이 '조국 일가 수사'에 대해 크게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널리 퍼져 있다. 정희동 청주지검 부장검사는 지난 3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아무리 급하다해도 월성 원전 사건 변호인(이 차관)을 차관으로 임명해 징계위원으로 투입하는 건 정말 너무하는 것 아니냐"며 "현 집권세력이 태도를 바꿔 검찰총장을 공격하는 계기가 된 조국 전 장관 수사 관련해 (이 차관이) 어떤 입장을 보이셨는지 검사들 사이에서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했다.

한편 이 차관은 변호사로 일할 당시인 지난달 초 밤늦은 시간 서초구 한 아파트에서 택시 기사를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19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택시 기사는 당시 "승객(이 차관)이 말한 목적지 아파트에 도착한 뒤, 술에 취해 자고 있던 승객을 깨우자 승객이 욕을 하면서 내 뒷덜미를 움켜쥐며 행패를 부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행 중인 자동차 운전자에 대한 폭행을 가중처벌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은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하지 않는 '반의사불벌' 규정이 적용되지 않지만, 경찰은 어떤 이유에선지 이 차관을 형사 입건하지 않고 사건을 내사 종결로 처리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공중의 교통안전과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없는 장소에서 계속적인 운행 의사 없이 자동차를 주·정차한 경우는 운전 중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2017년 헌법재판소 결정이 있었고, 이를 통해 내사 종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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