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총파업, 항공편 무더기 결항에 도시 마비...'적색테러'다시 발생
홍콩 총파업, 항공편 무더기 결항에 도시 마비...'적색테러'다시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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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지하철-버스-해저터널 모두 마비돼 사실상 도시기능 정지
20개 이상 분야에서 50만명 이상 파업 동참
미국 망명 中부호 궈원구이 "조만간 홍콩에 계엄령 내려질 것"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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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총파업으로 홍콩의 항공편 230여편이 취소되고 지하철 등이 사실상 마비된 가운데 홍콩 시내에서 또 흰옷 입은 남성들의 ‘적색테러’가 발생해 홍콩시민들이 분노에 휩싸였다.

홍콩에선 지난달 21일 서북쪽 변두리에 위치한 위안랑(元朗)지하철 역에서 친중파로부터 사주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삼합회 조직원 수십명이 만삭의 임산부도 가리지 않고 무차별 폭행을 하는 사건이 발생해 최소 45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된 바 있다.

사태가 커지자 마지못해 조사에 착수한 경찰은 용의자 6명을 체포했다. 당시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들 중에는 홍콩 폭력조직인 삼합회 일파인 14K, WSW(和勝和) 조직원이 포함돼 있었다.

그런데 5일 시위에서도 시위대와 진압경찰 사이의 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날 오후 8시쯤 홍콩 노스포인트 지하철역 인근에서 긴 목봉을 휘두르는 흰색 차림의 폭도들이 시위대를 공격하는 일이 다시 일어난 것이다.

애당초 ‘적색테러’이후 홍콩시민들의 조사 촉구 시위가 더 거세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불 난 곳에 기름이 부어진 꼴이다.

이날 총파업으로 230여편의 항공편이 취소되고 지하철도 운행을 중단했다. 홍콩을 남북으로 잇는 해저터널 크로스하버도 봉쇄돼 홍콩은 사실상 마비됐다.

홍콩 국제공항은 발이 묶인 승객들로 새벽부터 붐볐다. 2개 활주로 중 한 곳만 운영돼 이착륙 가능한 항공기가 절반으로 급감한 탓이다. 항공 관제사 20여명을 포함한 민항처 직원 3분의 1인 약 2000명이 무더기 병가를 낸 것이 원인이었다.

검은 복장을 입은 홍콩 시위대는 오전 7시 30분부터 ‘적색테러’사건이 일어난 위안랑 역을 비롯해 다이아몬드힐, 라이킹, 포트리스힐 등 4개 지하철역의 객차 출입문에 걸터앉아 열차운행을 중단시켰다.

시중심인 센트럴, 침사추이, 몽콕 등의 도심으로의 출근을 불가능하게 하려는 시도였다. 이로 인해 최소 15개 지하철역에서 운행 중단사태가 빚어졌다.

지하철 이용이 불가능한 시민들이 버스로 몰렸지만 홍콩 버스노조 소속 기사 상당수가 병가를 내고 총파업에 동참해 버스노선도 사실상 마비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범민주 진영과 홍콩 노총(HKCTU)이 주도한 '8·5 총파업'에는 항공·교통·식음료 등 20개 이상 분야에서 50만명 이상이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SCMP는 "총파업으로 인해 홍콩의 도시 기능이 이번처럼 마비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고위 관리들을 대동하고 기자회견을 하는 캐리 람 행정장관 [연합뉴스 제공]
고위 관리들을 대동하고 기자회견을 하는 캐리 람 행정장관 [연합뉴스 제공]

친중파로 분류되는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총파업과 시위대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그는 이날 총파업에 대해 "700만 홍콩인의 삶에 대해 도박을 벌이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어떠한 열망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를 평화롭게 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위대가) 중국 국기를 바다에 던지는 등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위협하는 행동마저 서슴지 않고 있다"며 "홍콩 정부는 법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결연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700만 홍콩인의 삶이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나와 동료들은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해 사퇴할 뜻이 전혀 없음을 밝혔다.

이날 시내 곳곳에서 벌어진 게릴라성 시위로 도심은 경찰과 시위대의 격돌장이 됐다. 일부 시위대가 각지 경찰서들을 포위하고 화염병과 벽돌을 던졌다.

홍콩 경찰은 이날 80여명의 시위대를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6월 송환법 반대 시위가 촉발된 이후 현재까지 체포된 시위대는 모두 합쳐 500명을 넘게 됐다.

한편 대만 자유시보는 지난 4일 미국에 망명한 중국부호 궈원구이(郭文貴·49)의 1일 유튜브 방송을 인용하며 홍콩에 조만간 계엄령이 내려질 것이란 예측성 보도를 했다.

궈원구이는 2014년 미국에 도피 망명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왕치산(王岐山)국가 부주석을 비롯한 고위 인사의 비리를 잇달아 폭로해 왔다.

신문에 따르면 궈원구이는 중국 공산당 내부 소식통을 통해 90%확률로 4일과 6일 사이 홍콩에 계엄령이 내려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궈원구이는 “4일과 6일 사이에 계엄이 내려지지 않더라도 조만간 반드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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