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한화 김승연 회장의 '거래'?
문재인 대통령과 한화 김승연 회장의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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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양보하며 '美와 호혜적 관계' 희망한 한화… 문 대통령 일단 '끄덕'
취임 후 처음 받은 대기업 숙제… 文, 경제 위해 정치 양보할까?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은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과 한화큐셀코리아의 진천공장에서 만났다. 김 회장은 계열사인 한화큐셀코리아를 통해 문 대통령의 경제정책인 노동시간 단축, 일자리 나누기 등을 수용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감사를 표했다. . (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정책인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나누기를 적극 수용한 한화그룹의 거래조건은 무엇이었을까.

문 대통령은 취임 첫 대기업 방문지로 한화그룹을 지난 1일 한화큐셀코리아의 진천공장을 방문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많은 계열사 중에서 태양광 산업 부문을 내세운 것이다.

한화큐셀코리아(대표이사 조현수·유성주)는 진천·음성 공장(근로자 1500명)에 직원 500명을 오는 4월까지 추가로 채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근로시간 25% 단축 ▲급여 10% 인하 등 문 대통령이 주장해오던 ▲노동시간 단축 ▲일자리 나누기를 수용했다. 이런 한화큐셀코리아를 두고 문 대통령은 “업어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왜 수많은 한화그룹의 계열사 중에서 하필이면 한화큐셀코리아였는지에 대한 의문이 2일 PenN의 취재결과 밝혀졌다. 미국이라는 시장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한화큐셀코리아는 문 대통령 취임 후 급격히 악화되는 미국과의 관계가 호혜적으로 회복되길 간절히 기원하고 있었다.

한화큐셀코리아 관계자는 "현 정부에서 태양광 산업에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있어 큰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며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올해 수익이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문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줄 것을 약속한 만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큐셀코리아는 지난해 기준 1조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매출의 7~8%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진천과 음성, 두 공장에서 생산하는 셀·모듈 물량의 80%를 수출하고 있고 이 중 60%는 미국과의 거래다.

진천·음성 두 공장에서 연간 생산하는 태양광 셀과 모듈의 규모는 각각 3.7GW(기가와트)다. 1년에 3.7G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의 셀과 모듈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하루에 사용하는 전력은 80GW 수준이다. 연간으로 치면 2만9200GW다.

미국이 한국산 태양광 셀과 모듈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하면서 올해부터 한화큐셀코리아의 수익성도 장담할 수 없다. 미국은 한국에서 생산되는 태양광 셀·모듈에 관세를 30% 부과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에 대해 두 손을 놓지 않고 기업 피해가 없도록, 또는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그렇게 기업과 함께 협의하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고 미국과 더 멀어진 문 대통령이 자신의 친북적 외교노선을 대기업을 위해 선회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위기에 몰린 자신의 노동정책을 무리해서라도 수용한 첫 번째 대기업인 한화를 '업어주고 싶다'고 표현한 문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거리를 둘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11년 태양광 산업에 뛰어든 한화그룹은 지금까지 제대로 이익을 내지 못했다. 한화큐셀코리아 외에도 한화케미칼(대표이사 김창범)은 폴리실리콘의 급등락을 겪었고 나스닥에 상장된 한화큐셀(대표이사 남성우)은 2017년 주가 폭락을 경험했다.

한화케미칼은 태양광 전지의 기초 원료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한화큐셀은 셀과 모듈을 만드는 중국과 말레이시아 공장을 관리하고 독일에서 R&D 센터를 운영한다. 폴리실리콘은 모래와 규석 등에 존재하는 이산화규소를 가공해 만들고 폴리실리콘을 가공하면 셀이 된다. 모듈은 셀의 단순한 집합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녹생성장이라는 슬로건을 들고 나오면서 국내 기업 중에서 한화케미칼과 OCI(동양제철화학)가 폴리실리콘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2010년 kg당 400달러에서 2011년 kg당 100달러까지 급락했던 폴리실리콘은 현재 kg당 17달러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고 있는 한화큐셀의 주가는 지난해 4월 주당 7달러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1년 이상 오르지 못하고 있다. 2014년 주당 29달러였던 것에 비하면 300% 이상 하락한 것이다.

저유가로 태양광 발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폴리실리콘부터 셀과 모듈까지 산업계 전반에 공급과잉이 발생해 있는 상태고 환경회의주의를 내세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으로 세계적으로 태양광에 대한 기대치도 하락했다. 

태양광 산업의 핵심 키를 쥐고 있는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을 우회적으로 요청한 한화의 메시지를 문 대통령은 제대로 이해한 것으로 보이지만 친북 성향과 대기업을 혐오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다수의 참모진이 포진한 현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이 한화의 요청을 얼마나 수용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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