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호황으로 100년만의 건설붐…모래도 부족할 정도
美 호황으로 100년만의 건설붐…모래도 부족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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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주택수요 늘어나 경기 매우 좋아"
법인세 인하로 기업투자 활성화
미국 전역 비어있는 일자리 600만 육박
지난해 11월 8일 한국 국회에서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11월 8일 한국 국회에서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제공]

미국 전역이 서부지역 건설호황으로 모래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미 서부가 셰일가스 개발붐을 타고 건설러시에 빠졌다.

일본 NHK에 따르면 가동 중인 크레인 수를 수치화한 미국의 ‘크레인 지수’는 동부 뉴욕이 18, 워싱턴 DC 20에 반해 서부 시애틀 58, 로스앤젤레스 36, 포틀랜드 32, 샌프란시스코는 22를 기록했다. 특히 로스앤젤레스는 1920년대 이래 100년만에 가장 뜨거운 건설호황을 맞았다.

캘리포니아주의 실업률은 미국 전국 평균과 비슷한 4.3%지만 샌프란시스코는 2.2%로 완전고용 상태를 달성했다. 로스앤젤레스나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나 사무실을 두려는 미국 기업들이 늘고 있는 추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로스앤젤레스는 영화산업 단지인 할리우드 외에도 IT기업이 몰려 있다.

부동산업자들은 “최근 도회지에서 근무하고 싶어하는 젊은이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직장과 가까운 곳에 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며 도심부 주거단지 건설붐 배경을 설명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대형 상업시설과 맨션을 건설하는 부동산 개발회사의 켄 론버드 사장은 “사무실 수요와 주택 수요가 모두 늘고 있어 경기가 매우 좋다”며 흡족해 했다.

건설붐이 불어 닥치니 콘크리트 재료인 모래가 자연스레 부족해지기 시작했다. 캘리포니아주 건설회사 대부분은 주내 또는 인근 주에서 그동안 모래를 실어왔다. 그러나 환경보호문제가 대두되며 해안이나 산을 허물어 천연 모래를 채굴하는 게 어려워졌다.

미국 건설회사들은 이제 캐나다 서해안 밴쿠버 북서쪽 500km 떨어진 모래 채굴장에서 모래를 공급받고 있다. 이곳에선 대형 중장비 7대가 하루 약 2만t의 모래를 채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모래 수요는 당분간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모래 부족은 셰일가스 개발붐도 한몫 하고 있다. 원유가가 올해 1월 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데 따른 것이다. 세계적으로 원유수요는 늘어났는데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에 들어간 영향이다.

셰일가스 개발은 일반 원유보다 채굴비용이 많이 든다. 지하 깊은 곳에 있는 셰일 암반층에 초고압으로 물을 투입해 균열을 만들 후, 그곳으로 원유를 빼내는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벌어진 균열이 막히지 않도록 다량의 모래를 집어넣어야 한다.

그동안 유가 하락으로 채산이 안 맞아 문을 닫았던 업자들이 다시 셰일가스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2008년 노스 다코타주 베켄(Bakken)에서 셰일가스를 시추하는 파쇄기술(Fracking)을 개발하며 셰일혁명을 일으켰다. 베켄셰일 지역만 넓이가 2만km2에 달한다. 대한민국(9만9천km2)국토 1/4에 달하는 면적이 석유로 뒤덮여 있는 것이다.

모래라면 네바다주의 사막지대에서 가져다 쓰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막의 모래는 입자가 너무 고와 콘크리트용 강도에는 못 미친다. 사막국가 두바이에 세워진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141층·829.84m)도 호주에서 모래를 수입해 건설했다고 한다.

이 같은 건설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시작된 일자리붐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와 지난 12월 법인세 인하(35%→21%)로 기업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일자리 증가와 건설경기가 함께 일고 있는 것이다.

미 노동부는 지난 13일까지 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2만 건(계절조정치)에 불과해 1973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18일 발표했다. 또 미국 CNBC 이날 “숙련공 구인난을 호소하는 기업들이 계속 늘어나면서 미국 전역에서 비어 있는 일자리가 590만개에 달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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