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만든 언론인]③ '광우병 왜곡보도' MBC PD 조능희-송일준
['가짜뉴스' 만든 언론인]③ '광우병 왜곡보도' MBC PD 조능희-송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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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앉으면 광우병?...주저앉은 소를 '광우병 걸린 소'로 표현 "해당 영상, 광우병과 무관"
빈슨의 死因이 광우병?...PD수첩 "빈슨 모친 단어 혼란"vs 정지민 "정확히 구분"
한국인이 광우병에 더 취약하다?...단정할 수 없어, 인간광우병 발병에는 다양한 원인
법원 "허위사실 확인했지만 공공성 근거로 한 보도로 책임 물을 수 없어" 면죄부
당시 방송관여 PD들 文정권 출범과 '최승호 체제' 이후 승승장구
조능희 책임PD는 현 기획편성본부장, 진행자 송일준 PD는 현 광주MBC 사장
MBC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MBC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2008년 2월 하순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불과 2개월 만에 중대한 위기를 맞는다. 그해 4월 29일 MBC PD수첩이 보도한 이른바 '광우병 보도'는 수많은 국민을 불안에 빠뜨리면서 막 출범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반감을 부추겼다. 이 보도 이후 많은 언론과 포털이 정확한 검증 없이 광우병에 대한 공포를 부추겼다. 대선 패배 이후 좌절감에 빠져 있던 좌파 세력은 이 기회를 이용해 반격에 나섰다. 약 100일간 서울 도심은 무법 폭력시위가 판을 쳤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이미지는 추락했다. MBC PD수첩의 광우병 왜곡보도가 미친 유무형의 국가적 피해는 엄청났다. 그러나 당시 보도의 주역들은 문재인 정권 출범 후 MBC에서 각종 요직에 발탁됐다.

MBC ‘목숨을 걸고 광우병 쇠고기를 먹어야 합니까’

지난 2008년 4월 29일 MBC PD수첩의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방영 당시 진행자인 송일준 PD 뒤에 써있던 섬뜩한 문구(文句)다.

이 방송은 ‘미국산 쇠고기로 인해 누구든 광우병이 쉽게 전염돼 바로 죽을 수 있다’는 공포를 만들어 대한민국 전체를 불안감에 빠뜨렸다. 방송에 휘둘린 국민들은 서울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열린 이른바 촛불집회에서 “나는 아직 죽기 싫어요”, “미국 쇠고기는 미친 소”라는 구호를 외치며 김대중·노무현 정부 이후 10년 만에 출범한 우파 성향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방송이 내보낸 한 편의 '가짜뉴스'가 사실상 '광우병 난동'으로 이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에선 한·미 FTA 체결을 위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이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일정에 맞추어 급속도로 진전되었다...버지니아에 살던 한 여성의 갑작스런 죽음이 인간 광우병으로 인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이제 남은 것은 먹는 것. 광우병 오염물질 0.001g 만으로도 인간 광우병을 일으킬 수 있고 이 오염 물질은 소독하거나 끓여도 없어지지 않는다...운에 맡기고 미국 쇠고기 먹으란 말인가?                                                              -MBC PD수첩 769회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주저앉은 소=광우병 걸린 소? 거짓

“미국산 쇠고기, 정부 당국자의 말처럼 먹어도 되는 것인지 김보슬, 이춘근 PD가 취재했습니다”

진행자 송일준 PD의 멘트 후 긴장감이 흐르는 음악과 함께 비틀거리는 소의 뒷 모습이 방영됐다. 이어 “미국의 한 축산 농가. 한 남자가 소를 전기충격기로 찌르고 있다. 미국은 2003년 첫 광우병 발생 후 주저앉는 모든 소의 도축을 금지했다. 그러나 지금은 주저앉는 소라도 최초 검사를 통과한 후 주저앉으면 도축이 가능하다”는 내레이션과 “일어서! 아니면 죽어!”라는 자막이 송출됐다.

미국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영상이다.

MBC PD수첩은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마이클 그래거와의 인터뷰 자막으로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심지어 이런 소가 도축됐다고는 상상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보냈다. 해당 인터뷰에서 마이클은 “dairy cow(젖소)”라고 말했지만 MBC는 자막에는 ‘이런 소’라고 내보내며 마치 광우병에 걸린 소가 도축된 듯한 인상을 준 것이다.

또한 미국 도축장에서 인부들이 주저앉은 소를 억지로 일으키는 동영상을 방영한 뒤, 진행자인 송일준은 김보슬 PD에게 “김보슬 PD, 아까 그 광우병 걸린 소, 도축되기 전 그런 모습도 충격이고...광우병이 그렇게 무서운 병이라면서요”라고 질문해 마치 주저앉은 소가 광우병 걸린 소인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 이에 PD수첩 측은 '사회자의 실수였다'고 유감을 표했다.

당시 PD수첩에서 사용된 해외 취재 테이프를 직접 번역하고 감수한 번역가 정지민 씨는 "해당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영상은 광우병 소와는 무관한 동물 학대에 대한 영상"이라고 밝혔다.

'주저앉은 소' 보도 화면 [사진자료-MBC PD수첩]
'주저앉은 소' 보도 화면 [사진자료-MBC PD수첩]

 

●아레사 빈슨의 死因이 광우병? 거짓

“쇠고기 협상 타결이 임박해 있던 4월 16일, 미국 버지니아에선 한 여성의 장례식이 열렸다. (중략) 그녀는 사망하기 전 인간광우병 의심 진단을 받았다”

해당 내래이션이 깔리고 슬픈 배경 음악과 함께 아레사 빈슨의 시신 앞에서 오열하는 가족들의 영상이 나온다. 아레사 빈슨의 사인이 ‘인간광우병’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어 PD수첩은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를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MRI 검사 결과 아레사가 vCJD(인간광우병)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군요”라고 보도했지만 실제로는 소와는 전혀 상관없는 뇌질환의 일종인 크로이츠펠트 야콥 ‘CJD’를 ‘vCJD’로 자막 처리했다. 바로 뒤이어 "MRI 결과가 틀릴 수 없다"는 의사의 인터뷰를 붙였다.

해당 부분에 대해 PD수첩 측은 "전문 의학적 지식이 부족한 어머니가 의학 용어인 vCJD와 CJD를 혼동한 것으로 판단해 vCJD로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지민 씨는 “PD수첩 제작진은 빈슨씨의 어머니가 'CJD'라고 말한 부분을 번역하면서 '인간광우병(vCJD)'이라고 고친 데 대해 '두 단어를 구분하지 않고 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방영되지 않은 화면을 보면 빈슨씨 어머니는 두 단어를 정확히 구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씨는 "PD수첩이 방송에 내보내지는 않았지만 빈슨씨의 어머니가 'CJD와 vCJD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한 부분도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미국 측은 빈슨의 사인에 대해 ‘위 절제 수술’ 후유증으로 숨졌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지만 PD수첩은 사망 원인을 vCJD으로 사실상 단정지었다.

정지민 씨는 이에 대해 “빈슨양의 어머니는 딸이 위 절제 수술을 받은 후 어떤 과정을 거쳐 CJD 유사 증세를 보이게 됐는지 분명히 알고 있었다”며 “PD수첩이 취재해온 동영상을 봐도 위 절제 수술 후 유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언급한 부분이 최소 2~3군데는 있었다”고 말했다. PD수첩 제작진은 ‘광우병’이 아닐 가능성을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도 의도적으로 방송에 반영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아레사 빈슨 모친 인터뷰 [사진자료-MBC PD수첩]
아레사 빈슨 모친 인터뷰 [사진자료-MBC PD수첩]

 

●한국인이 광우병에 더 취약하다? 거짓

“한국인 500여 명의 유전자 분석을 실시한 결과 유전적으로 광우병에 몹시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프리온 유전자 가운데 129번째 나타나는 유전자형은 총 세 가지. 이 중 지금까지 인간광우병이 발병한 사람 모두 메티오닌(MM)형이었다. 즉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약 94%가량 된다는 것이다”

송일준이 “한국인들이 영국인이나 미국인 같은 서양인들보다 광우병에 더 취약하다는 논문이 있었다고요”라고 묻자 손정은 아나운서에게서 나온 대답이다.

PD수첩은 한국인은 광우병에 걸리기 쉬운 MM유전자형이라고 전하면서 광우병 공포를 증폭시켰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한국인이 인간 광우병에 잘 걸린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고, MM유전자가 인간광우병의 발병 위험성을 높인다고 단정할 수 없기에 발병 확률이 94%가량 된다는 보도한 것은 허위라고 밝혔다.

당시 대법원도 “유전자가 MM형인 사람이 광우병 쇠고기를 먹으면 무조건 인간광우병에 걸린다”와 “한국인의 94.3%는 유전자형이 MM형이다”라는 두 가지 전제가 충족돼야 하는데, 인간광우병 발병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어 첫 번째 전제가 성립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허위라고 판결을 내렸다.

손정은 아나운서  [사진자료-MBC PD수첩]

 

●MBC PD수첩 ‘광우병 파동’ 책임자들은?

2011년 9월 2일 농림수산식품부가 MBC PD수첩을 상대로 낸 광우병 보도에 대한 정정·반론보도 청구 소송에서 법원은 ▲‘주저앉은 소’의 광우병 위험 ▲아레사 빈슨의 사인 ▲한국인이 인간 광우병에 걸릴 확률 등 세 부분에 대해 허위사실을 확인했지만 공공성을 근거로 한 보도이기 때문에 명예훼손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당시 MBC는 대법원 판결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 드린다”며 “대법원이 형사상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보도의 주요 내용은 허위라고 판시해 진실 보도를 생명으로 하는 언론사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MBC는 “문화방송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며 “당시 문화방송의 잘못된 정보가 국민의 정확한 판단을 흐리게 한 점은 언론사의 사회적 책무를 왜곡했다는 비난을 받아도 마땅하다”고 말했다.

또한 “PD수첩의 기획 의도가 정당하다고 해도 프로그램을 지탱하는 핵심 쟁점들이 허위 사실이었다면 그 프로그램은 공정성과 객관성은 물론이고 정당성도 상실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 2005년 ‘PD수첩’ 책임프로듀서를 역임한 최승호 PD가 2018년 신임 사장에 취임했다. 조능희 송일준과 비슷한 성향으로 꼽히는 최승호는 대규모 인사 개편을 통해 당시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의 책임프로듀서인 조능희 PD를 핵심 요직인 기획편성본부장에 앉혔다. 조능희는 1987년 교양제작국 PD로 입사한 후 2015년에는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위원장을 지냈다.

‘광우병’편 진행을 맡은 송일준 PD는 현재 지방계열사인 광주MBC 사장을 맡고 있다. 이춘근 PD는 시사교양4부 차장을, 김보슬 PD는 시사교양3부 차장으로 승진했다. 또한 문제의 PD수첩 방송 당시 메인 진행자인 송일준 PD를 도와 진행에 일부 참여한 손정은 아나운서는 최승호 사장 취임 이후 배현진 아나운서의 뒤를 이어 MBC뉴스데스크의 앵커를 맡았지만 최악의 시청률 기록과 이에 따른 광고판매 적자로 7개월 만에 교체됐다.

아울러 MBC는 최승호 사장 취임 후 비(非)언론노조원, 총파업 불참자, 우파 정권 시절 임원 등 현 경영진과 생각이 다른 구성원들을 소위 '적폐'로 낙인 찍고 비상식적인 수준의 중징계를 남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지난달 5일에는 MBC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이 1.97%까지 추락해 “좌편향 프로그램을 틀어대는 MBC에 대해 더 이상 관심이 없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PD수첩 조능희 책임피디
PD수첩 조능희 책임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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