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만든 언론인]① 한겨레 기자 출신 청와대 대변인 김의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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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8.09.07 11:46:35
  • 최종수정 2018.09.2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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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학 전문가를 '최순실 단골 마사지사'로 왜곡한 보도 주역
한겨레 1면톱 "대기업돈 288억 걷은 K스포츠 재단 이사장은 최순실 단골 마사지센터장"
실제 '운동기능회복센터' 명칭과 '치료·상담' 행위 알고도 "마사지센터" 뉘앙스 조장
문제의 보도 후 다른 언론들 "마사지숍" 용어도 사용, 박근혜-최순실 부정적 여론 확산
'탄핵공신'의 일원으로 文정권 출범 후 '청와대의 입'으로 변신
'살아있는 권력' 마음에 안드는 언론 비판하는 최전선 공격수 역할 수행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집권세력 일각에서 정부비판성 댓글과 기사, 유튜브 등을 "가짜뉴스"로 몰아세우며 단죄 여론을 부추기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무책임한 방종에 가까운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가짜뉴스를 무차별적으로 확산시켰던 야당 시절과는 '딴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집권세력과 마찬가지로 친여(親與) 좌파 성향 언론매체를 중심으로 소위 '제도권 언론'에서도 유튜브 등 영상플랫폼에서 관측되는 '우파 약진' 현상을 일부 중장년 보수 유권자들을 겨냥한 가짜뉴스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북한 관영 선전매체들도 '우파 유튜브' 때리기에 가세했다.

우파 유튜브에서 나오는 내용 중에 부정확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내용이 일부 눈에 띄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콘텐츠 생산에 관여하는 사람들이 모두 경계하고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른바 '가짜뉴스'는 한국 언론의 전반적인 병폐 중 하나이며 소위 '제도권 언론', 이 가운데서도 특히 친여 좌파 매체 언론인이나 정치인, 지식인들이 훨씬 심각하다. 그동안 한국의 언론에서 쏟아낸 거짓과 과장, 왜곡과 선동 보도들은 미국이나 일본 같은 선진국의 기준에서 보면 해당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언론사의 존폐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수준의 저질 보도들이 수두룩했지만 제대로 책임을 진 곳은 거의 없다. 언론들끼리도 가짜뉴스 유포에서 사실상의 '공범'이다보니 상호비판과 검증 기능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다른 사람들도 아니고 이런 세력이 우파 유튜브를 '가짜뉴스의 온상'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펜앤드마이크(PenN)는 한국 언론 사상 최악의 '가짜뉴스'들이 기승을 부린 이른바 '탄핵 정변'을 비롯해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의 국무총리 낙마를 부른 '악마의 방송 편집', 서울 도심을 100일 이상 무법천지로 만들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떨어뜨린 광우병 왜곡보도 등 우리 언론사에 부끄러운 기록으로 남을 대표적인 '가짜뉴스'를 확산시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적으로 큰 악영향을 미친 언론인과 정치인, 지식인 등의 과거 행적을 낱낱이 파헤치는 <'가짜뉴스' 만든 사람들> 시리즈를 시작한다. '검증대상 1호'는 친여 좌파매체인 한겨레신문 선임기자에서 문재인 정권 출범 후 '대통령의 입'으로 변신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하 김의겸)을 선정했다. <편집자 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사진=연합뉴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사진=연합뉴스)

한겨레 기자 출신인 김의겸은 지난 1월29일 청와대 대변인으로 내정돼 2월부터 반년 넘도록 대변직을 수행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 출범 직후인 지난해 5월11일 '현직 한겨레 선임기자' 신분으로 청와대 대변인에 내정됐다는 소식이 돌았지만 박수현 대변인이 임명됐다. 

김의겸의 청와대 대변인 내정설이 돌았을 당시 한겨레와 같은 좌파성향 미디어 비평지 미디어오늘조차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최순실 게이트'의 주역이라는 점에서 그(김의겸)의 청와대행은 언론인 윤리와 언론 신뢰 문제, 폴리널리스트(정치저널리스트) 논란 등으로 직결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김의겸은 같은해 7월 퇴사했고, 6개월 여만에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후임으로 정식 발탁됐다. 내정 직후 김의겸은 야권에서는 "정권에 우호적인 기사를 쏟아내는 언론사의 기자 출신을 대변인으로 발탁하는 건 '내부인사'적 성격이 있다"(옛 국민의당), "최순실 보도에 대한 코드인사, 보은인사가 아닌가"(자유한국당)라는 비판이 나왔다.

●'스포츠의학 전문가'를 '마사지사'로 교묘하게 왜곡한 보도의 주역

야당에서 언급한 '최순실 보도'는 김의겸이 '단독'을 내걸고 2016년 9월20일 <대기업돈 299억 걷은 K스포츠 재단 이사장은 최순실 단골 마사지 센터장>이라는 제목으로 낸 한겨레신문 1면톱 기사다.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을 처음 등장시키면서 박근혜 정권을 무력화시키고 결국은 무너뜨린 '탄핵 정변' 과정의 첫 보도로 꼽힌다. K스포츠재단 이사장에 최순실이 다닌 마사지센터 원장을 앉혔다는 내용의 기사로, 가짜 태블릿PC 논란을 야기한 JTBC의 '최순실PC' 최초보도보다 한 달 먼저 나온 기사다.

'마사지'란 단어를 제목으로 앞세워 스포츠와는 전혀 상관없는 함량 미달의 '마사지업소 주인', '최순실의 마사지사'를 스포츠재단 이사장 자리에 앉힌 듯한 뉘앙스를 물씬 풍기는 보도다. 한국에서 '마사지'란 단어는 일정 부분 부정적이고 성적인 이미지까지 풍긴다. 최씨는 물론 그를 가까운 거리에 뒀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반감을 증폭시키는 데 적잖은 역할을 했다.

이 보도를 계기로 대부분의 언론은 박 전 대통령 공격 목적으로 취재의 기본원칙조차 무시한 선정적 보도를 쏟아냈다. 김의겸의 한겨레가 제목에 버젓이 내걸었던 '최순실 단골 마사지 센터'를 '마사지숍'으로 바꿔 더욱 부정적인 이미지를 확대한 언론도 잇달았다. 세월호 당일 대통령 성형수술, 청와대 굿판, 태반주사, 마약에 취한 대통령, 비아그라 등의 기사와 논평도 이런 연장선상에서 나온 종류의 '선정적 저질 보도'였다.

문제의 한겨레 기사는 김의겸 김창금 방준호 등 세 명의 기자가 공동작성한 것으로 돼 있다. 이들 중 김의겸의 이름이 가장 앞에 있어 그가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은 시중의 마사지사와는 거리가 멀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체육교육과를 나와 서울대 대학원에서 '스포츠 의학 분야' 박사 학위까지 받은 전문가다. 

정동춘 전 이사장은 이후 ▲난곡중학교 체육교사 ▲서울한사랑병원 운동처방과장 ▲건국대학교 한국건강영양연구소 책임연구원 ▲서울대 체육교육과, 동덕여대, 인천대 강사로 ▲호서대 사회체육학과 겸임교수 ▲재단법인 국민체력센터 운동처방실장 등을 지냈다. 적어도 전문성에 관한 한 흠잡을 데가 없다.

그러나 김의겸은 정 전 이사장에 대해, 다른 이력보다는 "<머리 마사지> <발을 자극하라, 허리가 좋아진다> 등 외국인이 쓴 스포츠마사지 책자를 번역한 이 분야 전문가"라며 '마사지'라는 단어를 거듭 부각시켰다.

지난해 1월 정 전 이사장은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마사지 센터가 아닌 운동기능 회복 센터"라고 공개 반박했다. 이혜훈 당시 바른정당 의원이 '마사지샵을 운영한 적이 있느냐'고 추궁하자 그는 "마사지샵이 아닙니다"라고 항변했다. '이름만 운동기능 회복센터인 마사지샵 아니냐'는 거듭된 질문에도 "마사지 안 했습니다. 확인된 사실입니까"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의겸은 지난해 5월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정 전 이사장을 거듭 "스포츠마사지센터의 센터장밖에 안 되는 (사람)", "낙하산" 으로 폄하하며 자신의 보도를 정당화했다.

하지만 정 전 이사장은 최씨를 운동기능회복센터 고객의 일원으로 알고 있었다고 확인했을 뿐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 관련 재판에서 K스포츠재단 설립 및 기금 모금 과정에 최씨와 청와대 인사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기업으로부터 강압적으로 기부금을 받았는지 진상을 캐묻는 차원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는 데 그쳤다.

한편 김의겸은 한겨레 내 특별취재팀을 이끌며 2016년 9월30일 [단독] 대기업 문건에 “미르재단 청와대가 주관”, 2016년 10월12일 [단독] “이 사람이 아직도 있어요?” 박 대통령 한마디에 국·과장 강제퇴직, 2016년 11월17일 [단독] “청와대 CJ 압박, 영화 <변호인>이 결정적 이유” 등 후속보도를 냈다. 

세 가지 보도 중 첫번째는 재단 모금을 청와대가 주도했다는 정황으로 "대한민국 국가브랜드 제고를 위한 정부(청와대)와 재계(전경련)가 주관하는 법인 설립 추진"이라는 문건 내 설명을 다뤘다. 두번째는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現 문체부 2차관)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이 "나쁜 사람"으로 지목했다는 자극적인 보도였으나,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으로 추정되는 익명의 관계자 발언에만 의존한 것으로 박 전 대통령의 실제 발언여부가 재판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대통령의 입' 된 김의겸, 현실로 드러난 '폴리널리스트' 우려

김의겸은 청와대 대변인 발탁 후 '권력의 대변자'로 변신했다. 

그가 '권력의 일원'으로 옮긴 뒤 내놓는 말 중에는 팩트나 논리구조가 부실하거나, 언론보도로 치면 '가짜뉴스'에 다름없는 브리핑 내지 해명이 적지 않게 관찰된다. 권력의 입맛에 맞는 보도를 추어올리며 옛 '동종업계' 종사자들에게 '훈수'를 두는가 하면 마음에 들지 않는 언론사나 언론인을 지목해 비난한 사례도 있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사진=연합뉴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사진=연합뉴스)

김의겸은 지난 4월9일 오후 브리핑에서 김기식 당시 금융감독원장(취임 14일 만에 퇴진)이 19대 국회 정무위 민주당 간사 시절 이례적인 피감기관 갑질·외유성 출장을 다녔다는 의혹에 대해 적극 방어했다. 

당시는 김기식이 일명 '김영란법' 입법 제안설명자로서 피감기관 예산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닌 행적이 더욱 문제시되던 중이었으나 언론 질문에 "그래서 김영란법이 생긴 것 아니냐", "당시 관행이나 다른 유사 사례들에 비춰볼 때 그게 해임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결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같은날 오전에는 자신이 앞서의 비공개 백브리핑 당시 ▲김 전 원장 책임론을 부인하고 오히려 출장비를 댔던 피감기관(KIEP)에 대해 "실패한 로비"를 했다고 주장한 사실 ▲김 전 원장이 정무위원 시절 대북매체(38노스) 운영 등을 줄곧 문제삼았던 피감기관(USKI)에 대해서는 "(사업 내역보고서가) 허접스럽다"고 폄하한 사실 등을 보도한 조선일보를 겨냥해 "말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기사 쓸 게 없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그는 '표현이 부적절했다'고 시인하면서도 "대변인이 기자들과의 백브리핑에서 좀 거칠게, 자유롭게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쓴 걸 물고 늘어지며 기사를 쓰는 건 상도의에 어긋난다"고 항변했다. 

김의겸은 이와 동시에 USKI 산하 38노스에 대해 "학문적 연구보고서는 미미하다"고 주장한 한국일보 보도를 예로 들면서, '옛 김기식 의원 보좌관' 홍일표 청와대 행정관이 USKI 소장 교체를 압박한 정황을 보도한 조선일보에 "취재의 기본은 기초적 취재"라고 훈계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과 '드루킹(실명 김동원)'의 인터넷 블로그 등 프로필.(사진=연합뉴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과 '드루킹(실명 김동원)'의 인터넷 블로그 등 프로필.(사진=연합뉴스)

김의겸은 4월18일 드루킹 등 민주당원 포털·기사 댓글 여론조작에 대한 '문 대통령 최측근' 김경수 당시 의원 연루 의혹이 제기됐을 때에는 서면브리핑을 내 "사건의 본질은 정부와 여당이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하루 전(17일)에는 취재진과 질의 답변에서 "우리가 피해자고 우리가 당한 것"이라며 "주범인 김모(드루킹)씨가 자리를 요구했는데 안 들어주니 앙심을 품고 공격했다. 대통령의 최측근(김경수 의원)이 추천했는데도 청와대가 걸러낸 건 오히려 칭찬감 아니냐"고 여권(與圈)의 논리를 그대로 대변했다.

드루킹 사건은 당초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정부 비판 기사 1건을 민주당이 고발해 수사 대상이 됐고, 보수진영의 소행으로 간주한 한겨레 보도로 매크로 댓글조작의 진상이 일부 드러났다. 허익범 특별검사팀 수사까지 마친 현재 '친문 사조직의 대선공간을 포함한 1억회 댓글조작'으로 진상이 드러난 상황이다.

김의겸은 5월29일에는 조선일보 5월28일자 <한미 정상회담 끝난 날, 국정원 팀이 평양으로 달려갔다>, TV조선의 5월24일자 <풍계리 갱도 폭파 안해…연막탄 피운 흔적 발견> 5월19일자 <북, 미 언론에 '풍계리 폭파' 취재비 1만달러 요구> 보도를 거론하며 "사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비수같은 위험성을 품고 있는 기사들"이라고 공개비난했다.

국정최고기관 대변인 명의로 낸 이례적 언론사 비난 성명으로, "대단히 엄중한 시절"이라며 "앞으로도 단호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엄포를 놨다. 보도 내용 중 어떤 게 사실이 아닌지 논거를 들지 않은 채 북측을 감싸며, 언론·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TV조선 수습기자에 대한 '드루킹 본거지' 느릅나무 출판사 침입 절도 혐의를 수사하던 경기 파주경찰서 소속 수사관들이 4월25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TV조선 본사의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경찰과 TV조선 기자들이 정문에서 대치중인 모습.(사진=연합뉴스)
TV조선 수습기자에 대한 '드루킹 본거지' 느릅나무 출판사 침입 절도 혐의를 수사하던 경기 파주경찰서 소속 수사관들이 4월25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TV조선 본사의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경찰과 TV조선 기자들이 정문에서 대치중인 모습.(사진=연합뉴스)

올해 6월부터 '통계청 10대 경제지표 중 9개 악화' '청와대 최저임금 90% 긍정효과 통계 오독 논란' 등을 계기로 소득주도성장 정책 실패 논란이 일기 시작한 뒤의 대처도 궁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월4일 김의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그것(경제 실패)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적용되는 말"이라며 최근 1년간 세계적인 경제호황세를 외면한 채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경제성장률이 2%대였다"고 강변했다. 

현 여권이 '전가의 보도'로 삼는 전임·전전임 정부 때리기를 반복한데다, 특히 "미세한 곳에 주목해서보다는 우리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크게 봐달라"고 해 9개 경제지표 악화를 '미세한 곳'으로 치부했다.

김의겸은 6월27일 문 대통령이 수개월간 외국 정상과의 회담 때마다 A4용지를 들고 공개 석상에서 읽는 모습을 지적한 중앙일보 칼럼이 나오자 "말에 신중함을 더하기 위해 노트를 들고 온다", "오히려 메모지를 들고 와서 이야기하는 것은 외교적 관례로 알고 있다"고 반응했다.

'정상간의 짧은 모두발언까지 외우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이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졸업했다는 점을 환기시켜드리고 싶다"고 '동문서답'을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8월2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계엄령 문건'의 세부자료의 일부만 공개한 채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8월2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국군기무사령부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 직전 위수령·계엄령 절차 검토 문건 관련 세부자료의 일부만 공개한 채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의겸은 7월5일 국회 국방위 소속 이철희 민주당 의원, 6일 친정부 성향 민간단체 '군(軍)인권센터' 등의 폭로로 시작된 '박 전 대통령 탄핵 선고 직전' 국군기무사령부 위수령·계엄령 검토 문건 논란에도 가세한 바 있다.

그는 같은달 20일 오후 브리핑에서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2017.3)'과 관련, 계엄령 상세 계획이 담긴 '대비계획 세부자료' 문건의 계엄 절차 관련 내용 일부 및 자극적인 문구만 공개해 여론의 주목을 유도했다. 

문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출범한 기무사 특별수사단에는 "이 문건의 '위법성과 (계엄령) 실행계획 여부, 이 문건의 배포 단위' 등에 대해 국방부 특별수사단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사실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지난 7월27일 군 출신 대통령 이래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전군주요지휘관회의가 소집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거듭 이례적으로 장성들로부터 "충성" 구호와 함께 경례를 받았다.(사진=연합뉴스)
지난 7월27일 군 출신 대통령 이래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전군주요지휘관회의가 소집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거듭 이례적으로 장성들로부터 "충성" 구호와 함께 경례를 받았다.(사진=연합뉴스)

특수단은 8월2일 수사 중간발표 보도자료를 통해 논란된 문건의 원래 제목이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이었음과 함께 "기무사가 계엄문건 작성 TF를 비밀리에 운영"했다고 밝혔지만, "(실행계획 여부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는 언급 이후 진전이 없어 보인다.

특수단 발표 엿새 전인 7월27일 문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청와대에서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연 가운데 위수령·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을 겨냥 "그 자체만으로도 있을 수 없는 구시대적이고 불법적 일탈행위"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8월14일 국무회의에서는 "(계엄 검토 문건은) 범죄 성립 여부를 떠나"라고 뉘앙스를 바꾼 뒤 "기무사가 결코 해선 안 될 국민 배신행위였다"고 정치적 수사를 동원해 기무사를 비난했다.

미국 국무부가 7월23일자 대북제재 주의보에 대해 이례적으로 한국어 번역판을 냈다고 8월2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보도했으나, 청와대는 이에 대한 직접 논평을 낸 바 없다.
미국 국무부가 7월23일자 대북제재 주의보에 대해 이례적으로 한국어 번역판을 냈다고 8월2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보도했으나, 청와대는 이에 대한 직접 논평을 낸 바 없다.

김의겸은 유엔 안보리·미국 독자 제재에 따른 '수출입 금지품목' 북한산 석탄 등 광물 밀수 의혹이 크게 확산되던 때 미 국무부 입장을 선택적으로만 인용해 정부 입장을 강조한 사례도 있다.

관세청이 북한산 석탄 밀수를 일부라도 시인하기에 이틀 앞선 8월8일, 김의겸은 "미 국무부는 '한국 정부를 깊이 신뢰한다'는 논평을 발표했다"면서 "대북제재의 주체인 미국이 우리 정부에 대해 클레임을 건 적이 없다"고 명분을 세웠다.

이에 대해 상당수 언론에서는 김의겸의 발언 근거는 이미 수주 전부터 미 국무부가 익명의 대변인실 관계자를 통해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남긴 언급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내놨다.

다만 김의겸은 자신의 브리핑에 즈음해 국가기간통신사 연합뉴스가 국무부 측에 서면으로 질의하고 이전에 VOA에 밝힌 것과 같은 '한국 정부 신뢰' 입장을 되풀이한 점에서 거듭 반론 명분을 찾았다. 그러나 VOA가 한국의 북한산 석탄 밀수 의혹 보도를 주도한데다, 미 국무부의 이례적 대북제재 주의보 한국어 번역판 발간을 가장 먼저 알리는 등 문재인 정권의 동맹 이탈 징후를 지적해온 정황은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사항이었음에도 김의겸은 외면했다.

1일 납치 피해자들로 추정되는 4명의 동영상이 ‘218뉴스’라는 리비아 유력 매체의 페이스북 계정에 공개됐다.
지난 8월1일 납치 피해자들로 추정되는 4명의 동영상이 ‘218뉴스’라는 리비아 현지 유력 매체의 페이스북 계정에 공개됐다.

김의겸은 국민 생명이 걸린 사안에서 백일장 식 논평으로 문학적 수사를 뽐내 논란이 된 적도 있다. 7월6일 리비아 현지에서 무장단체에게 납치된 국민 1명의 신변에 대해 정부가 당일 '엠바고(보도유예)' 조치한 뒤, 피랍 27일째인 8월1일에 이르러 현지 매체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되자 엠바고 유지가 더는 불가능해 '늑장 대응'에 나선 가운데였다.

김의겸은 8월2일 브리핑 당시 구출작업의 상세한 진전사항을 거론하지 않고 ▲"납치된 첫날 '국가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해 구출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내려졌다" ▲"(피랍 국민의 모습에서) 오랜 기간 거친 모래바람을 맞아가며 가족을 지탱해 온 아버지의 책임감이 느껴진다" ▲"그의 조국과 그의 대통령은 결코 그를 잊은 적이 없습니다" ▲"그를 납치한 무장단체에 대한 정보라면 '사막의 침묵'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우리는 그가 '타들어가는 목마름을 몇모금의 물로 축이는' 모습을 보았다" ▲"아직은 그의 갈증을, 국민 여러분의 갈증을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 ▲"마음을 모아주시면 '한줄기 소나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 등 레토릭으로 일관했다.

과거 비(非)좌파 정권 당시 권력 비판에 누구못지않게 앞장섰던 한겨레 기자 출신 청와대 대변인 김의겸. 그는 지금 스포츠 의학 전문가를 '마사지사'로 둔갑시킨 자신의 보도가 '가짜보도'가 아닌 '진짜보도'라고 여전히 생각하고 있을까. 그리고 언론인에서 '권부(權府)의 입'으로 변신한 뒤 보이고 있는 자신의 언행에 대해서는 '기자 시절의 기준'에 비추어 과연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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