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진단] 文, 호주에서도 종전선언 강행 예고···잊혀지는 북핵 폐기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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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13일 캔버라 국회의사당 내 대위원회실에서 한-호주 정상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2.13(사진=연합뉴스)
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13일 캔버라 국회의사당 내 대위원회실에서 한-호주 정상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2.13(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호주의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을 열고서 자신의 숙원(宿願)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언급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음은 그의 회견문 원문이다.

▶ "모리슨 총리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우리 국민의 노력을 적극 지지해 주었으며,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번영을 위해 계속 협력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로 통하는 첫 관문인 '종전선언'도 이날 거론됐다. 그는 이날 공동기자회견 직후 취재진에 "앞으로 비핵화 협상과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그런 출발점이 된다는 중요한 과정"이라면서 "종전 선언은 남북-북미간 대화 재개를 위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서도 그는 '한반도 비핵화'를 공동기자회견문에 실었다. 그의 발언에 따르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첫번째 단계인 '종전 선언' 이후 '한반도 비핵화 협상', 그리고 '남북-북미 회담'을 거치는 셈이다.

같은날인 12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은 북한에 대해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에 대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포기(CVIA: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Abandonment)는 명시적인 목표"를 의장 성명에 실었다.

관건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개념의 성질 자체가 정치적 용어에 국한된다는 점이다. 즉, 이해 당사자 별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에 불과한 용어인 셈인데, 다시 말하면 북한에 의한 용어혼란을 유발하는 일종의 동적 개념에 그친다는 것.

북한은 3일 "대륙간탄도로켓(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에서 완전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북한 핵실험 위력은 1차(2006년 10월9일) 때는 규모 3.9(폭발위력 1㏏), 2차(2009년 5월25일) 4.5(3~4㏏), 3차(2013년 2월12일) 4.9(6~7㏏), 4차(2016년 1월6일) 4.8(6㏏), 5차(2016년 9월9일) 5.04(10㏏)로 평가됐다.2017.09.03(사진=연합뉴스)
북한은 3일 "대륙간탄도로켓(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에서 완전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북한 핵실험 위력은 1차(2006년 10월9일) 때는 규모 3.9(폭발위력 1㏏), 2차(2009년 5월25일) 4.5(3~4㏏), 3차(2013년 2월12일) 4.9(6~7㏏), 4차(2016년 1월6일) 4.8(6㏏), 5차(2016년 9월9일) 5.04(10㏏)로 평가됐다.2017.09.03(사진=연합뉴스)

이는 지난 30년간의 북핵 개발사를 통해 검증된다. 우선, '비핵화'라는 용어의 어원은 지난 1991년 10월 있었던 제4차 남북고위급회담을 통해 흘러나왔다. 그해 11월8일, 당시 대통령이었던 故 노태우 前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에 관한 선언'을 발표했다.

그 내용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남과 북은 핵무기의 '시험·제조·생산·접수·보유·저장·배비·사용'을 하지 아니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바로 '비핵화 제8원칙'이라고 불리는 제1항이다.

그해 10월 북한은 회담에서 '조선반도의 비핵지대화에 관한 선언'에서 주한미군의 철수와 한미동맹 해체에 초점을 맞춘 7개항을 제시했었다.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비행기·함선의 한반도 출입·통과·방문 금지(2항)', '주한미군과 핵무기의 철수(5항)' 등을 요구했었다.

북한이 앞서 언급한 남북 선언에 합의한 것은, 세계질서 변형에 따른 전술적 후퇴였다. 1991년 경에는 소련 붕괴 등으로 공산주의 세력 균형이 붕괴되는 시기였으며 '고난의 행군'이라는 시기와 겹치면서 대외적 위기에 처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30년 동안 북한식 '조선반도 비핵지대화론'을 강행해왔다. 그 결과가 6차례에 걸친 핵실험이다.

북한 안팎에서 언급되는 '비핵화(Denuclearization)'라는 개념은, 본래 2004년 경 부시 미국 대통령 시절 등장했던 용어인 '해체(Dismantlement)'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변형된 결과이다. '해체(Dismantlement)'라는 개념은 美 국무부 군축분야 차관으로 근무했던 존 볼턴 美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그 시절 만들었던 용어이다.

2019년 6월 30일 남북미 판문점 회동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연합뉴스)
2019년 6월 30일 남북미 판문점 회동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연합뉴스)

'북핵 해체'가 '비핵화'로 변형됨에 따라 2019년 트럼프-김정은 회담에서는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이 거론됐다. 본래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였지만 D(Dismantlement)가 'FFVD→CD→CVIA'를 거쳐 'CVID(Denuclearization)'로 변형되는 과정에서 주한미군의 철수가능성을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것.

즉, 북한이 30년 전부터 주장해 온 '조선반도 비핵지대화론'이 미국 대통령의 입(口)을 통해 재등장한 셈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비핵화'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하는 '종전선언'과도 무관치 않다. 13일, 이미 그 스스로 종전선언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종전선언은, 앞으로 비핵화 협상과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되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규정했다.

이를 종합하면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핵심인 '비핵화'와 '평화협정'은, 결국 그가 이토록 강조한 '종전선언'으로부터 시작됨을 알 수 있다.

다만, 그는 '미국의 대북체제 전개 하 종전 선언 구상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묻는 취재진에 "종전선언이 이뤄지려면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하는데, 관련국 사이간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라면서 "종전선언 이후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을 위해 어떤 프로세스가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서로 공감이 이뤄져야만 할 수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문재민 대통령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 (PG).(사진=연합뉴스)
문재민 대통령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 (PG).(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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