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SNS서 기부금 모금...법인 계좌 별도의 개인 계좌 3개 이용
“공익법인이 개인 명의 계좌로 기부금 받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행위 자체만으로도 횡령으로 간주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일”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정의기억연대 前 이사장)./연합뉴스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이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시절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기부금을 정의연의 공식 법인 후원계좌가 아닌, 본인 명의의 개인 계좌를 통해 모금한 사실이 밝혀졌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의 “기부금 사용처를 모르겠다”는 폭로 이후 이 단체는 회계 부정 처리 논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중앙일보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정신대문제협의회(정대협)를 계승해 2016년 출범한 정의연에서 SNS으로 공익법인 기부금을 모금한 윤 당선인 명의의 개인 계좌는 3개다. 이렇게 개인 계좌로 윤 당선인이 기부금을 받은 사례는 ▲김복동 할머니의 장례 비용 ▲안점순 할머니의 장례 비용 ▲길원옥 할머니의 유럽 여행 경비 ▲베트남 위령제 후원금 등이다.

윤미향 당선인이 개인 계좌를 통해 기부금을 모금한 흔적들./중앙일보

이에 윤 당선인의 후임 이나영 이사장은 김 할머니의 장례 비용과 관련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급하게 장례를 치르느라 장례비용 모금용 법인 계좌를 따로 만들 수 없어 윤 당선인 개인 계좌를 이용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단체의 후원계좌를 통하지 않은 데 대해선 “용도가 다른 돈이 섞이는 걸 막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중앙일보는 서울시 관계자 및 회계 관련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하며 “공익법인이 법인 명의가 아닌 개인 명의 계좌로 기부금을 받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또 “기부금의 사용처와 상관없이 행위 자체만으로도 횡령으로 간주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도 했다.

실제로 윤 당선인은 김 할머니의 장례에 대해 개인 계좌 3개를 돌려가며 기부금을 받아왔다. 지난 2019년 1월 김 할머니의 사망 당시 윤 당선인은 “장례비용이 부족하다”며 예금주 ‘윤미향’, ‘김복동의 집’, ‘재)일본군성노예문제해결을위한정의기억’으로 된 국민은행 3개 계좌를 SNS에 공개했다. 이러한 수금 활동에는 김정호·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도 합류했다.

윤 당선인은 용도가 전혀 다른 기부금을 같은 계좌에 섞어 받기도 했다. 길원옥 할머니의 2015년 유럽 여행 경비를 모금한 본인 명의 계좌(488402-01-***784)로 2016년에는 전혀 다른 성격인 베트남 위령제 후원금을 받은 것이다. 안점순 할머니의 장례 비용도 이 계좌로 통했다. 길 할머니의 유럽 여행이나 베트남 위령제는 정의연(당시 정대협)이 공익 펀드 창구인 ‘카카오같이가치’를 통한 공식 법인 계좌로 모금했기에 윤 당선인이 별도의 개인 계좌를 운영할 이유가 없었다.

김경율 회계사(前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는 윤 당선인이 개인 계좌 여러 개를 사용한 데 대해 “리스크를 줄이는 방식”이라고 했다. 액수가 쪼개져 있으니 부정이 드러나도 피해가 적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 회계사는 “법인 기부금을 개인 명의로 받는다는 건 아무리 열악한 시민단체라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로 그 자체로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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