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대응마저 '문적문'...文, 메르스 땐 "불안과 공포 키운 건 정부", 가짜뉴스 수사에 "적반하장" 비난
전염병 대응마저 '문적문'...文, 메르스 땐 "불안과 공포 키운 건 정부", 가짜뉴스 수사에 "적반하장"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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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박근혜 정부엔 "세월호도 메르스도 靑이 컨트롤타워 아니라니...정부 책임 부처-민간에 떠넘겨" 맹폭
당시 야당 대표로서 "메르스 대란" "정부가 슈퍼전파자"...'박원순發 가짜뉴스'에도 "수사대상은 정부"
2020년 현재의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2015년 6월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사진=연합뉴스)

검찰의 권력 핵심부 수사 및 수사 관행에서 적나라한 '이중잣대'를 드러내 신뢰도를 떨어뜨린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발 '우한 폐렴'(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보인 태도로도 여론의 빈축을 사고 있다. 약 5년 전 메르스(MERS)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사태 때 박근혜 정부에 쏟아낸 책임론과 비난이 현재의 자신을 '저격'하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소위 '내로남불'은 물론 '문적문(문재인의 적은 문재인)'이라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같은 빈축까지 사는 것은 우한 폐렴 확산 초기부터 보여온 문 대통령의 늑장·안일 대처가 주된 배경이라는 지적이다. 코로나19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수십명의 사망자를 냈고, '통계조작 시비'를 감안하더라도 지난달 21일부터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가 발표한 코로나19 현지 사망자와 확진자만 해도 각각 2000명과 7만4000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2019년말부터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사망자를 발생시키고 있는 중국발 우한 폐렴(코로나19) 사태.(사진 출처=구글 이미지 검색)

한국 국민들은 이례적으로 20일을 넘는 기간 동안 옆 나라 전염병 사망자 수 발표를 접하며 공포에 떨고 '중국발(發) 입국을 막아달라'고 외쳤지만, 대통령부터가 매우 안이한 대처를 보이며 국민 불안을 자신의 '세치 혀'로 부정하고 눈을 돌리려 애썼다. 대응 자체도 지난달 22일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오고 나서야 청와대 부대변인을 통해 '검역 및 예방조치에 만전' 간접 지시를 내리는 식의 '뒷북'이었다.

이후 나흘간 공식 메시지가 없던 문 대통령은 같은달 26일 거듭 부대변인 브리핑으로 "정부를 믿고 필요한 조치에 대해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마시라"라고 했다. 또 "질병관리본부장과 국립중앙의료원장에게 전화해 격려와 당부말씀을 드렸다"는 언급으로, 현 정권이 전매특허로 삼아 온 '청와대 컨트롤타워론'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같은달 27일에는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을 통해 '중국 우한지역 입국자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지시했다고 전했으나 우한시는 이미 봉쇄된 뒤였다. 국민들에게 "100% 실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손 씻기'를 홍보해달라고도 했다. 이튿날(28일)에는 비공개리에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해 의료진을 격려했다고 청와대가 전하는 수준에 그쳤다.

문 대통령은 당월 30일에야 정부서울청사에서 행한 우한 폐렴 대응 종합점검회의로써 공개 일정을 소화했다. 그러나 뚜렷한 바이러스 확산 차단책은 없이 "과도한 불안감, 막연한 공포와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며 "가짜뉴스의 생산과 유포는 방역을 방해하고 국민의 안전을 저해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국민 입단속'부터 하고 나섰다. "정부가 가장 정확한 정보를 가장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다"고도 했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이달 10일 청와대 수·보 회의에서도 "실제보다 과도한 불안과 공포로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했고, 13일 재계와 간담회에선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장담하기까지 했다. 우한 폐렴 확산과 방역 실태는 물론, 국민의 불안과 공포가 어떤 면에서 '과도하다'는 것인지 밝히지 않은 채 나온 언급들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5년 6월15일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로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했던 모두발언 전문(全文) 캡처.(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반면 약 5년 전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대표가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사태로 정부를 힐난하던 논리는 지금의 '대통령 문재인'을 꾸짖는 데에도 손색이 없다. 같은 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이 일으킨 '가짜뉴스' 파문에도 관대하기 그지없었다.

지난 2015년 6월15일 문재인 당시 새민련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메르스 대란(大亂)'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주말을 거치면 진정될 것이라던 보건당국의 낙관적인 예측은 이번에도 틀렸다"면서 "정부는 초기 대응 실패에 이어 감염병원 관리에 완전히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근혜 정권에서는 '청와대는 컨트롤 타워가 아니'라고 한다.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고 지금 메르스 대란에서도 그러하다"며 "정부의 책임을 부처와 민간으로 떠넘기려고만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도대체 정부 안에 누구도 책임지고 지휘하는 사람이 없다. 국가의 기본 임무를 방기하는 무책임에 한숨이 나온다"고 꾸짖으며 "애초에 민간병원에 맡겨 둘 일이 아니었다. 특정 재벌기업에 대한 정부의 봐주기와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병원 영리를 우선시한 정부의 그릇된 인식이 문제를 더욱 키웠다"고 근거 없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문 대표는 한술 더 떠 "검찰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허위사실 유포로 수사에 나섰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정부의 적반하장 태도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같은달 4일 심야에 박원순 시장이 메르스 '35번 환자' 의사를 콕 집어 동선을 공개한다며, 확진에 앞서 증상을 인지하고도 1600명 가까운 사람들이 모인 행사에 참석했다는 등 거짓 브리핑과 함께 "준(準)전시상황"까지 운운하며 국민 공포감을 부추긴 사건 관련,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고발장을 접수한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기만 했는데도 비난에 나선 것이었다.

문 대표는 "메르스 대응에 실패하면서 국민들의 불안과 공포를 키운 것은 바로 정부"라며 "만약 수사해야 한다면 그 대상은 바로 정부 자신이라는 것을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출직 고위공직자의 '가짜뉴스' 유포를 감싸면서, 특정 고발 사건을 두고 '정부가 수사 대상'이라는 억지마저 썼던 것이다. 

사진=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 페이스북 글 캡처

문 대표를 위시한 새민련 지도부는 당해 6월22일 입장 발표회를 갖고 "지난 세월호 참사에 이어 정부의 무능이 낳은 참사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할 정부가 그 존재이유조차 국민들로부터 의심받는 실정"이라며 "'메르스 슈퍼전파자'는 다름 아닌 정부 자신이었다"고 비난하기도 했었다.

또 같은달 26일에는 '대국민 호소문' 발표를 통해 "지난 한달, 국민이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동안 정부와 대통령은 국민 곁에 없었다. 뒷북대응과 비밀주의로 국민의 혼란만 가중시켰다. 정부의 컨트롤 타워는 작동되지 않았다"면서 "메르스로 31명의 안타까운 목숨이 우리 곁을 떠났고 대통령은 그 가족들을 위해 아무런 위로와 사과의 말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지금의 문 대통령에게는 통렬한 비판으로 다가올 수 있는 어록들이다. 하지만 당사자는 국민들에게 '과도한 불안과 공포를 갖지 말라'면서 정부가 판단하는 '가짜뉴스'를 사법처리하겠다고 연이어 으름장을 놓았으며, 섣부른 '코로나19 종식' 낙관론을 펴자마자 일간 확진자가 두자릿수로 폭증하는 등 불신과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보균자 입국 정부 차단'이라는 정부 차원에서만 이행 가능한 과제를 외면했다는 점에서 과거 정부와 달리 '대통령과 정부 책임론'도 고조되는 상황이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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