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5년전 한국 메르스로 고통받을 때 중국이 도와줬다...서울시가 답할 차례” 언급
서울시, 질병 발원지 중국 두둔하는 조치 계속 취해...지하철역 광고판에 응원 메시지 게재
박원순, ‘과학적 대응’ 운운하며 중국발 입국 금지 거부...정작 의료계에선 “금지해야” 강력 주장
사회 각계서 박원순 향한 비판 쇄도해...“서울 시민과 국민 인권은 뒷전으로 물러났나”
“박원순에게 서울 시민은 정치적 입지 다지기 위한 볼모인가”
“박원순이 전 정부 메르스 대응 비난할 때 일반 시민은 마스크 한 장 더 사려고 난리”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가 제작한 영상에 나와 중국어로 중국을 응원하고 있다./연합뉴스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확진자가 폭증하는 국내 상황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중국을 두둔해 논란을 자처했다. 박 시장은 이번 질병의 발원지인 중국을 상대로 응원하고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비판하는 등 선전에 골몰할 뿐, 실질적인 예방 대책에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박 시장은 최근 중국어로 “우한짜요!"(武漢加油·우한 힘내라)” “중궈짜요!"(中國加油·중국 힘내라)”라고 외치는 동영상을 제작해 공개했다. 여기서 박 시장은 “5년전 서울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문에 고통받을 때 베이징시는 특별 사절단을 보내고, 관광객을 보내 큰 도움을 줬다”며 “이제 서울시가 답할 차례”라고 했다. 그리고 “서울은 중국을 지지합니다”라면서 영상을 마무리했다.

이 영상은 지난 16일 중국 CCTV 등 언론에 소개되면서 눈길을 끌었다. 시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로 중국 내 한국 관광객이 급감했을 때, 베이징시에서 사절단을 보내서 대중국 관광 홍보에 큰 도움을 준 점을 감안해 응원 메시지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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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도 이와 연계해 이번 질병의 발원지인 중국을 응원하는 조치를 계속 취하고 있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들르는 지하철역 6곳의 시정 전광판에 중국을 응원하는 동영상을 송출하고, 지난 15일~21일 사이에는 시청 신청사 외벽과 광화문역·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등 전광판에 '서울이 메르스로 고통받을 때 베이징이 도왔습니다' '서울이 어려움에 처한 중국과 함께합니다' '서울에 있는 유학생 등 여러분의 가족도 잘 챙기겠습니다' 등의 문구를 중국어와 함께 내보냈다.

박 시장의 친(親) 중국 성향 행보는 이전부터 계속돼왔다.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와 관련, 지난 24일 기자설명회에서 “선입견이나 혐오감 정도로 대할 일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대응할 일”이라며 반대했다. 또한 같은 날 방송에 출연해 “특정 집단을 공격하고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흐름이 있는데 감염병을 막는 자세는 아니다”라며 “(2015년) 서울이 메르스로 심각했을 때 중국이나 베이징시가 서울시민 또는 대한민국 국민을 막았느냐”고도 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 26일부터 총 7차례 문재인 정부에 중국발 입국자들의 입국 금지 조치를 강력하게 권고해왔다. 전국의사총연합(전의총)도 지난 24일 성명서를 내고 “뒷북이라도 당장 중국 입국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박 시장이 ‘과학적 대응’ 운운하면서 정작 전문가집단의 권고는 외면, 정부의 입장만을 좇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회 각계에서도 박 시장을 향한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명숙 변호사(전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이사)는 “서울시장이 최우선으로 챙겨야 할 서울 시민과 국민의 인권은 뒷전으로 물러난 것 같다”고 밝혔다.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우리 동네는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신촌·이대와 가까워 주민 대부분이 바깥 출입을 끊고 사실상 자가 격리 상태로 돌입한 상황”이라며 “박 시장에게 서울 시민은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한 볼모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한 네티즌은 “메르스 때는 중동의 먼 나라 이야기였다”면서 “그때는 병원 내 감염이 거의 전부였지만 지금은 박 시장이 전 정부 비난할 때 일반 시민은 마스크 한 장 더 사려고 난리”라고 했다.

26일 오전 9시 기준 서울에는 우한 폐렴 확진자가 44명이 발생, 의심환자는 1463명에 이른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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