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홍 의원실 "관세청, 남동발전 북한산 무연탄 승인없이 수입했다고 의심"
'왜 홀름스크항 거쳤냐'는데…남동발전·H社 "러시아산 무연탄으로 알았다"

한국전력의 발전(發電) 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이 국제사회의 수출입 제재 품목인 북한산으로 의심되는 무연탄을 작년 11월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총 9700t(87만달러어치) 들여온 혐의로 관세청 조사를 받고 있다.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경남 창원마산회원·초선)이 2일 남동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관세청은 남동발전이 수입한 무연탄에 대해 수입 경위와 운반 선박의 항로 추적 여부, 러시아산 무연탄 성분과 일치 여부를 조사했다.

특히 관세청은 '해당 무연탄을 생산한 광산은 러시아 본토인데 왜 선적항은 사할린섬 홀름스크항인지'도 문의했다. 

윤한홍 의원은 "관세청은 남동발전이 북한산 무연탄을 승인 없이 수입했다는 의심을 갖고 조사한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0월말 러시아 나홋카항·홀름스크항에서 무연탄 5141t을 나눠 선적한 '샤이닝 리치'호는 11월 초 동해항에 입항해 무연탄을 남동발전에 인도했다. 올 3월에는 나홋카항에서 선적한 무연탄 4584t을 '진룽'호를 통해 동해항으로 수입했다.

국내 화력발전소들은 대부분 유연탄을 원료로 사용하지만, 남동발전과 동서발전은 무연탄을 원료로 한 화력발전소도 운영하고 있다.

북한산으로 의심되는 무연탄의 수입 가격은 각각 t당 90·93달러로 비슷한 시기 남동발전이 다른 곳에서 들여온 무연탄에 비해 23~39% 저렴했다.

남동발전은 이 무연탄을 경북 포항에 있는 무역회사 H사를 통해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남동발전과 H사는 "(북한산이 아닌) 러시아산 무연탄으로 알고 수입했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만약 남동발전이 수입한 석탄이 러시아산으로 원산지를 세탁한 북한산이 맞다면 남동발전은 물론 모(母)회사인 한전까지도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유엔 대북 제재 결의 2371·2375·2397호는 북한산 광물 금수와 제재 위반 의심 선박의 동결·억류 의무 등을 규정하고 있다.

윤 의원은 "북한 석탄이 국내 발전용으로 사용된 게 맞다면 유엔 대북 제재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자 한·미 동맹을 위협하는 또 다른 뇌관"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동서발전은 아직 관세청 조사를 받지 않았다.

한편 남동발전과 함께 북한산 석탄을 반입했다는 소문이 업계에서 나돌았던 현대제철은 2일 펜앤드마이크(PenN)와의 통화에서 '북한산 석탄은 전혀 수입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얼마전 모 신문에서도 문의가 들어와  현업 부서에 확인해본 결과 북한산 석탄을 수입한 적이 없는 것으로 자체 조사결과 나왔다"며 "현대제철은 석탄 사용량이 워낙 많아서 생산지와 직접 계약을 하고 있고 주로 호주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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