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란듯이 역공 카드 꺼낸 중국에 "기분 상해" 미국이 뿔났다...미중 패권 전쟁서 한국이 살아남을 방법은. 2023.09.21(사진=연합뉴스, Yonhapnews)
보란듯이 역공 카드 꺼낸 중국에 "기분 상해" 미국이 뿔났다...미중 패권 전쟁서 한국이 살아남을 방법은. 2023.09.21(사진=연합뉴스, Yonhapnews)

오로지 자국의 생존만을 추구하는 오늘날의 국제정치 현실공간에서 중국의 부상은, 1945년 이후부터 '자유주의적 국제질서'의 골간을 다져온 미국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신조어인 '미·중 패권 경쟁'이라는 용어로 우리 곁에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미중패권경쟁'이라는 용어는 중국의 부상으로 인하여 자유주의적 패권질서(hegemony)를 추구하는 미국과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에서 나왔다.

그런데 여기서, 미중패권경쟁으로 인해 국제정치 현실공간의 고통스러운 운명을 짊어질지도 모르는 국가는 바로 우리나라다. 중국의 부상으로 인해 경제 및 군사적으로 인접한 우리나라가 먼저 말려들 공산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부상을 가늠할 수 있는 일종의 지표(index)로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 양상과 경제력 분야에의 확장 행태를 통해 알 수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벌이고 있는 주변 해양국가들과의 해양영토분쟁 그리고 우리나라 등에 대한 특정 경제산업분야 물질·재료(요소수) 등에 대한 수출통제를 통한 무언의 압박을 통하여 그들이 던지는 정치적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는 구체적인 특정 사례라는 점에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중국의 양상이지만 국제정치 현실공간에서 이들이 왜 이러한 양상을 벌이는 지에 대한 이해는 다소 까다로운 모양새다.

도대체 왜, 어떤 이유로 주변국들과 지속적인 갈등을 유발하려고 하는 것이며, 무엇을 목적으로 하기에 이와 같은 행동 양상을 지속적으로 나타내는가 하는 것은 중국의 압박성 특정 사건에 대한 이해에 그치지 않고 진정 그 속내에 대한 엿보기라는 점에서 결코 쉽지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중국의 '진짜 속내'를 들여다보기 위에서는 단순히 특정 사건에 대한 쟁점 외에도 국제정치 현실공간에서 중국이 도전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이해도 함께 병행될 필요가 있다. 자유주의적 패권질서를 수립해온 미국과 중국의 현재 상황에 대한 이해가 수반될 때 비로소 우리는 중국의 압박 행위와 그 숨은 속내를 보다 명확히 간파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펜앤드마이크>는 14일, 직접 중국 전문가들을 만나 최근의 미중 패권 경쟁의 현 지표를 포착해봤다. 중국전문가들이 포진한 <대륙전략연구소>는 이날 용산 국방부의 육군회관에서의 '지역정세의 변화와 한중관계의 미래: 중국정세 평가와 전망'을 통하여 미중패권 경쟁의 현 상태를 알아봤다. 이번 편에서는 외교부 국립외교원 출신의 김흥규 아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 소장)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차이나워치] 바이든-시진핑, 첫 화상대면…기후위기 대응 온도차. 2021.04.23(사진=연합뉴스TV)
[차이나워치] 바이든-시진핑, 첫 화상대면…기후위기 대응 온도차. 2021.04.23(사진=연합뉴스TV)

-미중 전략경쟁은 현재 어떠한 상황인가? 한미관계는 어떠한지?
▲미중 경쟁 관계, 즉 이들의 전략적 경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결코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기존에 우리나라가 누려왔던 미국 중심의 자유주의 국제질서는 이제 국제정치 현실에서 수명이 다한 것으로 보인다.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대체할 새로운 질서가 수립되는 과정이다. 복합적으로 다극화된 국제질서를 예상하지만 아직은 불확실하다. 이 과정은 우리에게 있어 대단히 고통스러울 것이다. 우리는 기존의 미국 자유주의 패권질서 하에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정보화를 이루어왔다. 오늘날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영역인 반도체라는 첨단 부문에까지 최고 수준에 다다른 그런 국가 역량을 확보했다. 게다가, 미국과의 관계는 우리 경제발전·안전보장에 있어서 근간이 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고, 경제 분야에서도 고(高)기술·장비 등을 모두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그렇기에 미국에 대한 우리의 감정은 아주 특별하다고 볼 수 있다. 대한미국 건국과정에서부터 우리는 운명적으로 미국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이 관계가 점차 시험대에 들어서고 있다. 

-미국과 우리나라는 동맹인 만큼 상당히 가깝다고 할 수 있는데, 트럼프 집권 시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보는가.
▲미국의 자유주의적 패권질서가 국제정치 현실공간에서 급격히 무너져가고 있다. 미국 국내는 거의 남북전쟁의 직전과도 같은 그런 분열과 대립상황이다. 2024년 11월 미국의 대통령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물론, 민주당이 역전할 개연성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이 아주 큰 것으로 비춰진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에 이미 경험했듯이, 트럼프 2기가 들어선다면 우리에게는 엄청난 외교·안보·경제적 시련으로 다가올 것이다. 아메리카 퍼스트(first)를 외친 그는, 사실상 아메리카 온리(only)를 추진하게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그럴 경우, 지금의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추진 중인 동맹 및 우방국들과 함께하는 주요 정책들은 그 운명이 불확실해진다.

-트럼프가 미국에서 재집권하게 되면 어떤 문제가 생긴다고 보는가.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정책은 중국과 냉전은 회피하되 전략적 경쟁을 지속하고, 동맹국들과 연대하여 중국에 대응하고, 근본적으로 중국에 맞설 미국의 내부역량을 강화하자는 3가지 큰 흐름이 있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미국이 자국의 동맹국들을 희생해서라도 자국 내부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제조업 역량을 회복하자는 게 핵심인데,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의 삼성이나 LG(엘지), SK(에스케이)는 사활적인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윤석열 정부 담당자들은 바이든 행정부하에서 추진한 정책을 지속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트럼프가 미국에서 재집권하게 되면 이 모든 노력이 쉽사리 무력화될 수 있다.

-미국 패권질서의 해체에 따라 국제 경제 및 안보 분야는 어떤 상태라고 할 수 있는가.
▲중국의 부상은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달 발간한 '해밀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10대 첨단분야에서 부가가치 산출로 평가할 때, 7대 부문에서 수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은 정보통신, 의약, 기타 전기 분야에서만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마저도 수치는 하강하고 있다. 앞으로 국제정치 현실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계속 확대될 것이다. 미중 전략경쟁 시기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포함하여 독일, 일본 등 세계 최고의 경제 국가들의 대(對)중국 무역량은 더욱 높아졌다. 한국의 경우, 윤석열 정부가 대중국 무역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어 의존도는 낮아졌지만, 수입 의존은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2023년은 한국의 대중국 무역이 적자를 기록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 향후 이러한 적자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국제질서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쟁과 더불어 다극화하는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다. 기존의 안보가 우선이라는 인식, 경제와 안보가 위계적이라는 인식과 실제는 무너지고 있다. 안보는 안보대로, 경제는 경제대로 다 위험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국가 관계는 물론이고, 우리의 삶과 안전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과거 미국을 중심으로 안보·경제가 조직되어 있었는데, 이것도 무너져가고 있다. 통상국가인 한국의 경제는 이 과정에 어쩔 수 없이 필연적으로 엮이고 있다. 한국은 그간 중국의 급격한 부상 덕에 1997년 말 IMF 사태와 2008~2009년 미국발 세계 경제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 지근거리에 있었고, 중국은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재정확대를 추진하였으며, 우리는 그 시장을 열 수 있는 중간 기술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 보완적 관계에 있었다. 이제 그 중국과 기술 격차는 거의 상쇄되었고, 경제구조는 보완적 관계에서 경쟁적 관계로 전환하고 있다. 

-신냉전, 그러니까 미중 패권경쟁이 다시 심화될 것이라고 보는가.
▲미중 전략경쟁이 가속화되면서 바이든 정부는 중국과 전략적 경쟁을 장기적 관점에서 다루기 시작하였다. 트럼프 집권기 때에는 미중 관계를 체제와 이데올로기의 경쟁을 전제한 신냉전의 단계까지 끌어 올렸었는데, 트럼프 2기에 다시 그런 시기가 올 것이라고 본다. 중국은 우리에게 여전히 가장 중요한 시장이며, 제4차 산업혁명의 성패를 좌우하는 산업들의 플랫폼이 중국에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 변화 속에서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현대, SK, 삼성과 같은 우리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서 철수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이는 통상국가가 세계 시장을 포기하는 것이다. 싫든 좋든, 중국 시장에서 생존경쟁을 하면서 버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만이 우리나라 경제도 살 수 있는 길이다. 경제가 무너지면 한미동맹을 유지할 수 있는 핵심 기반을 잃게 된다는 점에서, 시장과 기업의 수호는 안보를 지키는 길이기도 하다.

-중국과의 경제적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고 보는가?
▲그렇다. 앞에서 언급한 바대로, 올해는 중국과의 교역에서 무역적자가 시작되는 원년이 될 것이다. 현재의 한중관계를 고려할 때, 한국 경제는 내년과 그 내후년에도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윤 정부의 외교는 가치외교를 표방하면서 민주주의와 권위주의의 대결을 전제하고 있다. 세계의 가장 핵심적인 에너지와 각종 원자재 및 광물질의 공급 국가인 러시아 및 중국과 동시적으로 갈등하는 것이다. 이는 경제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최근 중국과의 요소수 사태는 일시적인 중국내 공급망의 불안정 때문이라기보다는 중국이 윤석열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정치적인 결정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잇따라 중국을 자극하는, 남중국해 관련 언급 등이 그 도를 넘었다고 (중국은)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광물질들의 중국발 수급 불안정 상황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공급 등 모든 원자재 값이 상승하면 대한민국 경제는 크게 어려워질 것이다. 경제위기는 사회 불안정을 야기하고, 결국 외교와 안보의 위기로도 전환된다. 

도날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tv)
도날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tv)

-트럼프 2기가 도래한다면, 중국과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한다고 봐야하는가?
▲중국은 세계정치에 대하여 천하 3분론적인 관점에서 인식한다. 중국과 미국 중심의 세계, 그리고 중간지대 등 3분할이다. 여기에다가 러시아는 미국과 중국만 있는 게 아니라 전통적인 강대국으로서 러시아의 지정학적 영향권도 존재한다는 것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런 인식이 바로 우크라이나 사태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이러한 국제정치의 실태를 가치적인 관점에서 선과 악, 정의와 부(不)정의로 이분화한다. 영토·주권을 침범한 러시아는 악(惡)이고, 우크라이나는 선(善)이라는 인식을 갖는 듯하다. 러시아는 이런 한국을 비(非)우호국가로 지정하고 적대시하기 시작하였다. 문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와의 관계를 회복하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세계를 이분화하여 중국과 러시아를 동시에 적(敵)으로 돌리는 전략은 미국이 장기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전략은 아닐 것이다. 물론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호응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장차 러시아의 레버리지(Leverage)와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러시아와 중국과 다 비우호적인 관계를 설정한 한국에게는 고난의 시간이 다가올 것이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가 일본에 했던 것처럼 무조건적인 양보를 요구할 것이다. 

-경제 문제가 안보 문제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인가?
▲현 구조하에서 경제적 위기는 쉽사리 안보위기로 전환될 수 있다. 윤 정부는 유연한 정책을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기존 세계질서를 유지했던 미국과 서방의 유대는 깨지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서유럽 주요 국가들은 중국의 거친 태도와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면서도, 적대시 할 여유가 없어 보인다. 경제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도 크다. 러시아와 적대적인 상황에서 중국과도 적대적인 상황으로 전환한다면, 경제적 파탄을 물론이고, 사회적 불안정은 크게 확대되고, 내년에 정권은 교체될 것이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방문에서 이미 중국과의 협력을 선언했다. 독일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들의 압박에 의해 미국은 탈동조화(decoupling)에서 위험방지(derisking)정책으로 대중국 정책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2022년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보고서(A World divided)는 국제무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서방을 지지하는 국가들의 수보다 중국과 러시아를 지지한다는 국가들의 수가 많고, 이러한 상황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러한 추세는 가치외교를 표방하면서, 세계를 민주주의대 권위주의의 대결로 설정한 한국의 외교·안보·경제에 막대한 도전을 안겨줄 것이다. 경제위기는 사회위기로, 다음 정치위기로 전환되고, 다시 외부의 적에 대응할 역량을 상실하는 안보위기로 전환될 수 있다. 

-결국 핵심은 경제분야 갈등으로 번지면서 문제가 된다는 것인가?
▲윤석열 정부는 국제관계를 권위주의와 민주주의와의 대립 경쟁으로 보는 미국적인 프레임을 전폭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통해 글로벌 중추국가로 나아간다는 구상을 제시하였다. 즉 민주주의는 시대정신이고 반드시 승리한다는 역사적 낙관론에 서 있는 것 같다. 윤 정부가 다른 한편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세계가 블록화된다는 가정하에서, 공급망 체계에서 배제되는 상황을 우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는 중국 정부가 새로운 안보 ·경제 모델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국-일본 협력체제로부터 배제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물론, 글로벌 중추국가 구상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개연성이 크다. 일방에 전적으로 편승(便乘)하는 정책으로는 '글로벌'화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정책에 따른 리스크가 과거 미중 전략적 협력의 시기와는 판이하게 크다는 것이다. 미국이 북핵 문제에 집중하거나 한국의 안보에는 큰 대가를 치룰 여력이 없다는게 트럼프의 인식이다. 미국 공화당 일색인 미국의 정치체제에서 대(對)한국 정책이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향후 경제적 리스크도 없는가라는 질문을 심각하게 할 던져야 할 때이다.

-정치의 시대다.
▲미국은 물론이고 중국도 당파적인 충성과 이데올로기가 강조되고 있다. 최근 중국 지도부의 숙청사태는 중국 내에서 온건한 대외정책을 주장할 수 있는 지도자와 전문가들의 영역을 급속히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지도자에 대한 충성이 우선이 되는 그런 체제가 되고 있다. 북한도 그러하고 한국도 예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강경파들과 정치적 충성을 강조하는 무리들이 득세하는 동북아 국제정세는 한국의 미래에 대단히 어려운 도전을 안겨줄 것이다. 중국의 최근 여러가지 광물질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는 일시적이지 않고, 다분히 정치적인 행위이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의도적인 압박으로 보인다. 향후 이러한 중국발(發) 압박은 지속될 것이다. 한국은 내년에 더 고통스러운 시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미중 관계 시니리오는?
▲총 4가지 시나리오가 있는데, 그것은 전략적 협력, 신냉전, 전략적 경쟁, 혼돈의 시나리오이다. 미국에서 민주당이 집권하면 현 공존에 기반한 전략적 경쟁 정책을 강조할 것이지만, 경제분야, 특히 핵심과학기술 영역에서는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다. 트럼프가 당선 된다면 신냉전 시나리오가 전개될 것이다. 트럼프 정부에게 동맹세력과의 연대 유지는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이다. 중국과 체제적인 대립과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 질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트럼프의 대중 전략이 얼마나 지속가능할지 여부이다. 미국이 이 전략을 감당할 수 없다면, 혼돈의 시나리오가 다가온다. 미중 어느 나라도 국제 공공재를 책임질수 없는 그런 상황에 직면한다. 세계는 뚜렷한 리더쉽 없이 각자도생의 국면에 직면할 것이며, 이 경우,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우리의 경제·안보위기는 더욱 심각해 질 것이며, 국가의 생존전략에 대해 재질문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우리가 겪게 될지도 모르는 미중 패권경쟁, 문제의 본질은 무엇인가.
▲현 세계 질서는 어느 국가도 절대적인 정당성이나 도덕적 우위를 가질 수 없는 체제이다. 국제관계를 천사과 악마와 세계로 양분할 수 없다. 각자의 입장에서는 모두가 다 선한 것이다. 이러한 구조의 국제관계에서 정의나 도덕의 실현은 국가의 목표가 아니다. 국가와 국가적 지도자는 자국의 생존과 안전, 발전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이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경직된 사고나 선악의 세계관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상당한 해약을 가져올 개연성이 크다. 주변에게도 큰 폐해를 입히게 된다. 향후 우리는 경제·안보적으로 대단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졌다. 소수의 일방적인 신념과 정책에 주변국들과의 갈등과 충돌이 증폭되고, 국민들이 동원되고 희생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과거에도 주변 강대국 정세의 변화에 직면할 때마다, 우리 조상들은 수많은 환란을 경험해야 했다. 강대국들의 입김에 의해 대외정책도 당파적이 되고, 자강력을 상실하고, 내부적으로 붕괴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국난에 직면하였다. 그와 같은 아픈 역사가 반복되도록 해서는 안된다. 환난의 시기 적어도 국민들의 공감과 지지를 획득해야만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밑천이 된다. 

한편, 이번 대륙전략연구소(소장 이창형)의 정세판국 진단세미나에서는 국방정보본부 중국분석총괄장교·주중한국대사관 육군무관으로 근무했던 조현규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예비역 육군 대령)을 비롯하여 이건일 국방대학교 명예교수(예비역 공군 대령)과 천위정(陳育正) 대만국방대학 중공군사사무연구소 조교수, 이창형 대륙전략연구소 소장과 국방부 주요직위자 등 30여명이 함께 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김흥규 아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14일 육군회관에서 미중 패권경쟁과 한국의 전망에 대한 분석평가를 밝히고 있다. 2023.12.14(사진=조주형 기자)
김흥규 아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14일 육군회관에서 미중 패권경쟁과 한국의 전망에 대한 분석평가를 밝히고 있다. 2023.12.14(사진=조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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