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시 수낙 영국 총리(오른쪽)와 그렉 핸즈(왼쪽) 무역정책장관. 핸즈 장관이 7일(현지시각) 영국-대만 무역 회담 참석을 위해 대만을 1박 2일 일정으로 공식 방문한다. [사진=트위터]
리시 수낙 영국 총리(오른쪽)와 그렉 핸즈(왼쪽) 무역정책장관. 핸즈 장관이 7일(현지시각) 영국-대만 무역 회담 참석을 위해 대만을 1박 2일 일정으로 공식 방문한다. [사진=트위터]

영국 리시 수낙 내각의 그렉 핸즈 무역정책장관이 1박 2일의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한다. 이는 영국이 대만과의 협력을 통해 '미래 경쟁력(future-proof)'을 갖춘 경제를 이룩하기 위해서라고 블룸버그 등 외신이 전했다.

핸즈 장관이 대만을 방문해 소화할 주요 일정은 7일(현지시각)에 있을 '제 25차 영국-대만 연례 무역회담'이다. 핸즈 장관은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과 만난 후 공동회담을 공동 주최할 전망이다. 이번 대만 방문은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첫 대면 무역 회담이다.

핸즈 장관은 이번 대만 방문의 의미에 대해 "(대만이라는) 필수 동반자와의 무역 증진은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 인도-태평양 선호 현상을 갖고 있음을 일부 보여주는 것"이며 "(대만과의) 보다 밀접한 협동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우리 경제가 '미래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핸즈 장관이 31년 전 대만을 방문했던 것을 회상하면서 한 말이기도 하다.

이번 영국-대만 무역 회담에선 금융 기술, 재생에너지, 제약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부문은 대만의 TSMC로 대표되는 '반도체'가 될 예정이다. 영국은 대만이 반도체 제조의 선두주자임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한 만큼, 영국이 대만과의 관계에서 가지고 있는 최우선 관심사는 반도체란 분석이다.

최근 들어 영국과 대만의 무역 규모는 10%포인트가 넘게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년간 영국의 무역 동반자관계는 기존 80억 파운드에서 14%포인트만큼 증가했는데, 동일 기간 영국의 對대만 수출은 12%포인트만큼 올랐다.

영국은 대만과의 경제 협력에 있어 중국의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그에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각) 리즈 트러스에 이어 영국의 총리가 된 수낙은 지금까지의 언행으로 볼 때 최소 '중국 경계론자' 더 나아가 '반중' 성향을 지닌 인물이란 평가가 나오기 때문. 수낙 총리는 트러스 전 총리와 당내 경선을 치를 당시 중국이 "대만을 포함해 이웃 국가들에 협박을 시도하고 있다"고 했으며, 총리가 되고 난 후에는 중국이 "영국의 최대 장기적 위협"이라고 한 바 있다.

그렉 장관이 대만을 직접 방문해 무역 회담에 참여하는 것 역시 리시 내각의 반중 분위기에 입각한 행보 아니냔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영국이 중국의 對영 투자와 관련해 보호주의적 접근을 취하고 있는 것과도 연관이 있단 지적이다. 특히 영국은 중국이 웨일스 뉴포트에 위치한 '인모스 마이크로프로세서 공장(Newport Wafer Fab이 소유)'을 인수하려고 하자 인수 관련 조사를 핑계로 결정을 보류하고 있다. 중국의 투자로 영국이 단기적으로는 그 '꿀'을 받아먹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기술·인력 유출, 법적 분쟁 등 여러 문제가 결부된 골치 아픈 상황에 빠질 수 있음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그렉 핸즈 무역정책장관. [사진=블룸버그]
그렉 핸즈 무역정책장관. [사진=블룸버그]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관련기사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