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 도착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다음날인 30일 현지 대만 커뮤니티 행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 도착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30일(현지시각) "중국은 고의로 긴장을 고조시킨다"며 "그러나 대만은 언제나 조심스럽고 차분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이 총통은 이날 미국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허드슨 연구소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이와 같이 말했다고 대만 총통부가 공개한 것을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총통부에 따르면 이 행사에서 차이 총통은 "세계는 대만이 양안 관계에서 책임 있는 당사자임을 알 수 있다"고 했으며, "대만 인민은 평화를 열망하지만 전쟁을 피하는 최선의 방법은 스스로 더 실력을 갖추는 것임을 역사는 우리에게 알려준다"라고도 밝혔다.

차이 총통은 또 대만이 국제 무대에 복귀할 수 있게 세계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대만은 여전히 유엔과 관련 국제기구의 운영에서 배제되고 있다"면서 "이런 불공정하고 불의한 상황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 대만이 국제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른 민주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안정한 대만 해협은 전 세계에 심각한 경제·안보 위험을 초래하므로, 각국에ㅔ 있어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특히 중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차이 총통은 아울러 "어떤 나라도 독립적으로 권위주의에 대항하지 못한다"면서 "대만은 미국 그리고 비슷한 이념을 가진 나라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민주주의가 결실을 맺을 수 있음을 증명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차이 총통이 말한 '권위주의'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중국 공산당을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되며, 방위비에 대한 투자를 급격히 늘려 동북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합종책'이 필요함을 역설했단 평가다.

차이 총통은 이날 행사에서 허드슨 연구소에게서 미국-대만 관계에 기여한 공로로 글로벌 리더십상을 받았다고 대만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중국의 반발은 더욱 격화되는 모양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1일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 당국이 무슨 말을 하고 무슨 일을 하건 중국의 일부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누구도, 어떤 세력도 중국의 (양안) 통일 실현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다음 주엔 케빈 매카시 미 하원 의장과의 회동을 할 예정이다. '경유' 형식의 방미에서 가장 중요한 외교 일정인 만큼 여기서 어떤 발언들이 나올지에 주목해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중국의 반발 또한 현 수위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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