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읍 비서실장 "黃대표 물 섭취량 너무 적어 단백뇨, 혈압 계속 떨어져"
오전 중 김도읍 "黃대표, 물에 소금 녹여 마시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다" 나경원 "걱정되는 부분 있다"
김명연 수석대변인 "추운날 천막 펄럭임에 黃대표 잠도 제대로 못 자...의료진 판단에 맡길 것"
"대표의 정치적 목적 완성되지 않더라도 참모들은 의료진판단 따라 바로 이송할 예정"

11월26일 청와대 사랑채 인근 분수대 광장에 설치된 '자유대한민국 수호 국민 여러분 도와주십시오' 몽골식 텐트에서 검찰장악법-선거법 일방개정 패스트트랙 저지 단식투쟁 7일차를 맞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모습.(사진=연합뉴스)

"망국정치 분쇄"를 기치로 여권발(發) 검찰장악법과 선거제도 일방 개편 패스트트랙 전면 철회를 촉구하는 청와대 앞 노숙 단식투쟁을 일주일째 벌여온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건강이 26일 크게 악화됐다. 소금물조차도 거부'한 채 노상에서 11월 하순의 찬바람을 맞으며 견뎌 온 탓으로 보인다.

이날 저녁 한국당 지도부는 황교안 대표의 건강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보고 병원으로 옮기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오후 9시에 이르러 한국당 최고위원들이 황 대표가 농성 중인 청와대 사랑채 앞 분수대 광장 천막에 모이기로 했다.

11월26일 오후 청와대 사랑채 앞 분수대 광장에 설치된 '자유대한민국 수호 국민 여러분 도와주십시오' 몽골식 텐트에서 검찰장악법-선거법 일방개정 패스트트랙 저지 단식투쟁 7일차를 맞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한 병원 이송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당 최고위원단이 천막 안으로 집결했다.(사진=박순종 기자)

이날 저녁까지 상황을 지켜본 당대표 비서실장 김도읍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황 대표 건강에 대해 "지금은 상태가 계속 안 좋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지금 (단식투쟁을 했던) 다른 분에 비해서 물 섭취량이 좀 적다고 한다. 예를들어 단식하시는데도 보통 3000cc, 많으면 4000cc가 되는데 지금 대표는 1000cc~1500cc 정도밖에 섭취 못한다"며 "물을 많이 못 삼키고 그러다보니, 소변에서 단백뇨(소변에 단백질이 섞여 나오는 질환)라고 상당히 신장 위험하게 만드는 그런 징후라고하더라. 그런 정도가 있고, 혈압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진 진료 여부에 대해선 "혈압 등 체크하고 갔다"고 확인했다. 최고위원단이 모여 병원 이송을 설득할 예정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지금 최고위원들이 오셔서 상의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한 최고위원은 일부 언론과 통화에서 "최고위원들이 일단 황 대표 의중을 들어보고 병원 이송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서도 김도읍 의원은 오전 중 기자들을 만나 황 대표의 건강에 대해 "많이 안 좋은 상황"이라며 "신장이 많이 안 좋아 혈뇨를 볼까봐 모두 염려 중"이라고 했었다. 그는 "물을 많이 마시면 미네랄이나 칼륨이라도 보충돼 신장이 괜찮은데, 황 대표는 물을 마시는 것도 귀찮아 한다"며 "물에 소금을 녹여 마시는 것도 조금 먹고 물려 한다"고 전했다.

앞서 황 대표는 단식투쟁 6일차인 전날(26일)에야 1평 남짓 크기의 바람막이용 비닐 간이천막에서 벗어나, 비바람을 막기 위해 옆자리에 새로이 설치한 몽골 텐트 안에 누운 채로 밤을 보낸 터였다.

11월26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 분수대 광장에 설치된 몽골식 텐트에서 단식투쟁 7일차를 맞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찾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 및 관계자들이 황교안 대표의 건강을 염려하는 말을 건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단식농성장 옆에서 주재한 원내대책회의를 전후해 황 대표의 텐트를 찾았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텐트를 나와 기자들에게 "국회 돌아가는 상황을 좀 논의했고, 대표께서는 '수고해달라'는 말씀을 했다"면서 "(황 대표가) 거의 말씀을 못 하신다. 그냥 고개를 끄덕거리거나 그런 정도"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황 대표의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이냐'는 질문에 나 원내대표는 "육안으로 보는 것과 의사들이 검사하는 것과 다르다"며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는 정도까지만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황 대표의 건강이 급격하게 악화되면서 당 참모진들은 황 대표의 건강 상태를 보고 단식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매일 밤 황 대표의 곁을 지켜온 당 수석대변인 김명연 의원은 "날이 춥고 바람에 천막이 펄럭이는 소리에 황 대표가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다"며 "자다 깨기를 반복했다"고 전했다.

김명연 의원은 "정치적인 이유로 시작된 단식이지만 판단은 의료진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라며 "의료진 판단에 따라 단식을 언제까지 할지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의 정치적인 목적이 완성되지 않더라도 참모들은 의료진 판단에 따라 바로 이송하거나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기호 양연희 성기웅 박순종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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