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밤 한국당 최고위원단, 黃단식 천막 찾아 "병원 가셔야합니다"..."아니다" 선 그은 황교안
정미경 "저희가 보고 있기 너무 힘들다" 김순례 "혈뇨 조금이라도 나오면 무슨수를 써서든 병원 모실 것"
나경원 "저도 병원으로 모시고 싶다" 안타까움 토로..."선거법 부의 강행, 與 계속 '야합' 논해 매우 답답하다"

사진=자유한국당 유튜브 '오른소리' 생중계 영상 캡처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26일 여권발(發) 검찰장악법과 선거법 일방개정 패스트트랙 철회를 촉구하는 청와대 앞 노숙 단식투쟁을 일주일째 벌여온 황교안 당대표의 건강이 크게 악화됐다고 보고 "내일(27일) 쯤이면 119 구급대를 불러야 할 상황"이라는 판단을 했다. 병원행을 권유받았지만, 황교안 당대표가 "아직도 할 일이 남았다"며 완강한 거부 의사를 드러낸 데 따른 것이다.

한국당 선출직 최고위원 4명은 이날 오후 9시쯤 황 대표가 기거하고 있는 청와대 사랑채 앞 분수대 광장에 설치된 단식농성 천막에 모여 황 대표에게 "대표님 병원에 가셔야 하지 않을까요. 다 많이 걱정하고 계신다"(정미경·김순례), "대표님 우리 생각도 좀 들어주십시오"(김광림), "이어갈 방법은 저희가 찾을테니까 병원 가십시오..."(신보라) 등 염려를 쏟아냈다.

사진=자유한국당 유튜브 '오른소리' 생중계 영상 캡처
사진=자유한국당 유튜브 '오른소리' 생중계 영상 캡처

황 대표는 이들을 바라본 채로 말을 건넸지만 기력이 쇠한 탓에 현장에서 제대로 듣기가 어려웠다. 황 대표를 만난 직후 최고위원들은 천막 앞으로 나와 취재진에게 대화 내용을 전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지금 밖에서도 많은 분들이 대표님을 병원으로 모셔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가만히 있다가 더 위험해지는 수가 있다"며 "그런데 대표님 성격으로 봤을 때 (목숨을 걸겠다는 발언 그대로) 워낙 곧이곧대로인 분이라, 분명히 병원에 가지 않겠다고 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라도 가서 한번 권유해보자 해서 왔다"고 집결 배경을 설명했다.

격앙된 모습의 정 최고위원은 "지금 대표님은 거의 말씀하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취재진 일부가 '좀 크게 말씀해달라'고 하자 그는 "사실 지금 크게 말 못하겠어요!"라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소리치기도 했다.

이어 "대표님께서는 우리 얘기를 듣는 것도 힘들어하시는 상황이고 눈으로 깜빡거리시는 정도"라며 "제가 볼 땐 힘들고 어려워서 병원으로 가셔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마지막에 이렇게 말씀하시더라. 굉장히 힘들게 '아직도 할 일이 남았다', '아직도 더 있어야 된다'고"라며 "저희가 너무 힘들다. 보고 있는 것도 힘들고 여러분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도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사진=자유한국당 유튜브 '오른소리' 생중계 영상 캡처
사진=자유한국당 유튜브 '오른소리' 생중계 영상 캡처

김광림 최고위원도 "병원에 가시라는 건에 대해선 완강하게 (황 대표가)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대한약사회 여약사회 회장 출신인 김순례 최고위원은 "지금 의료진이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고, 비상사태가 되기 전까지는, 응급한 상황이 벌어질 때까지는 저희가 계속 설득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김순례 최고위원은 "지금 의료진에서는 단백뇨가 나오고 있다고, 오늘 아침부터 분석된 결과가 저희한테 답지되고 있고, 단백뇨를 넘어 '혈뇨'가 진행되면 그때는 정말 위급한 상황이 되기 때문에 체크하고 계신 의료진께서는 어떤 수위까지를 마지노선으로 보고 준비하고 계신 것 같다"며 "조금이라도 혈뇨, 혈흔이 (소변에서) 나타난다면 저희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병원으로 모셔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계속 (황 대표를) 설득하겠다"고 했다.

'강제입원 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물음에는 최고위원들 사이에서 "본인의 의지가 너무 결연(완강)하시다"는 답변이 동시에 나왔다. 신보라 청년최고위원은 "저도 (황 대표를) 설득을 해봤지만 본인 의지가 워낙 완강하신데 기운이 없으시지만 의지만큼은 완강하다"며 "저희가 최대한 설득할텐데, 국민 여러분들 께서도 함께 설득해주시고 함께 지켜봐달라"고 호소했다.

사진=자유한국당 유튜브 '오른소리' 생중계 영상 캡처

최고위원단에 이어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날 밤 10시쯤 황 대표의 천막을 방문해 10분 정도 머물다가 나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많이 기력이 쇠하셨다고 보고, 사실은 저희가 정말 병원으로 모셔야 할 상황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병원으로 모시고 싶은 생각인데, (황 대표가) 현재 원하고 계시지 않기 때문에, 저는 안타깝다"고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선거법이 패스트트랙 강행에 이어 오는 27일 부의되는 데 대해 "지금 당대표께서 단식을 하고 계시는데도 여당은 계속해서, 여당과 뜻을 같이하는 다른 당들과 함께 여러 가지 그 다음 스텝을 위한 소위 '야합'을 논의하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며 "적어도 제1야당 당대표가 이렇게 단식을 하고계시는데 여기에 대한 여당의 성의있는 태도가 전혀 보이지 않는 부분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한기호 양연희 성기웅 박순종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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