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 교사,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전국국어교사모임 페이지에 구치소 수감일기・무상의무교육 주장 등 글 남겨
수감소 일기서 "교사에겐 나쁜 체험도 유익"...법정 진술문서는 "언젠가는 (국가가) 공로상 줄 것"

 

전교조 서울지부 정문. (사진 = 연합뉴스)
전교조 서울지부 정문. (사진 = 연합뉴스)

인헌고등학교의 좌파사상주입 논란의 주인공인 인헌고 국어교사 김모 씨의 과거 행적이 드러나 비판이 커지고 있다. 

6일 교육계에 따르면, 김 씨는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전국국어교사모임 홈페이지에 자신의 수업내용과 경력 등에 대한 일기 형식 글을 100여건 올렸다. 전국국어교사모임은 1988년 전교조 소속 국어 교사들이 주축이 돼 만든 단체다. 1981년부터 국어교사로 재직한 김 씨는 노조법과 집시법 등 위반으로 두 번 해직된 바 있다. 2004년엔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출마하기 위해 사표를 내려다 포기하기도 했다. 인헌고에는 혁신학교 지정 이후인 2011년부터 근무하기 시작했다.

김 씨는 전국국어교사모임 홈페이지에 ▲2000년 구치소 수감 당시 일기 ▲자신의 교육 비전(무상의무교육, 반미・반일교육 등) 등을 올렸다. 

2000년 올린 구치소 수감 당시 일기에서 김 씨는 “나는 비좁은 독방에 앉아서, 이 소중한 체험을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나를 상상하며 미소 짓는다”며 “교사에겐 나쁜 체험도 유익하다. 우리 아이들 위해서는 말이다”라고 했다. 김 씨는 2003년엔 전교조 연가투쟁으로 기소된 뒤 법정 진술문도 올렸다. 이 진술문에서는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기 위해, 법정 교사 수를 확보하기 위해, 교육 과정과 교과서를 바꾸기 위해, 무상 의무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참으로 많은 대안을 제시하고 노력해 왔다” “우리는 결코 절망하지 않는다. 모든 역사가 그러하듯이, 진실은 반드시 승리하며 그를 위한 희생은 결코 헛되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 “언젠가는, 우리가 진정한 교육을 위해 싸웠음을 인정하여 국가 공로상을 줄 것” 등 내용이 있다.

2005년에 올린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라는 글에서는 6.25 전쟁 미국유도설을 주장하는 인사의 강의에 아이들이 호응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아이들에게 관람시킨 ‘할아버지의 필통’은 한 여학생이 일제에 징용됐던 할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떠난 일본여행에서 일어난 일을 소재로 한 연극이다. 연극 상영 극단은 친북(親北) 논란의 황선 씨와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석방을 촉구했던 곳이다. 해당 연극을 관람시킨 뒤 아이들에게 소감문을 받은 김 씨는 “교사가 얼마나 진실을 알리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지, 제대로 교육에 힘쓰지 않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했다”고 했다.

김 씨는 전교조 조합원 교사에게 학교가 점령당해 좌파 사상교육을 주입받고 있다는 인헌고 학생수호연합(학수연) 측 폭로를 부인해왔다. 인헌고에 전교조 조합원이 적다는 것이다. 그런데 김 씨는 2012년 전국국어교사모임 페이지에 “혁신학교 인헌고로 오세요”라며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샘들과 함께 혁신교육을 하고 싶답니다”라 적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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