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구 칠성시장방문 때 靑경호원 '시민앞 기관총 노출'은 사실이었다...'경호원칙 정면위반' 논란
文, 대구 칠성시장방문 때 靑경호원 '시민앞 기관총 노출'은 사실이었다...'경호원칙 정면위반' 논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김의겸 靑대변인, 펜앤드마이크 첫 보도와 하태경 의원 질의 후 "경호처 직원 사진" 인정
'시민 앞 총기노출 경호는 경호수칙 위반' 지적에 靑 "무기 지니는 건 당연" 반응
민생현장 시민 앞에서 '기관총 경호 노출'은 전례 찾기 힘든 일
그런데도 靑은 "前정부서도 해온 교과서적 대응"…사진공개했으나 '민생현장' 全無
경호학 교과서는 "최대한 非노출-은밀" "일반인 불편 최소화" "권위주의요소 배제" 강조
기관총 노출 논란에 靑 "세계 어느나라나 한다" 주장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경호 총신 보이지 않는다...北-중-러 본받겠다는 말인가?"
경호처 출신들 "1983년 아웅산테러 외엔 '알총' 깐 적 없다"
"무차별 난사 전제한 기관총 꺼낼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라면 시장 안 갔어야"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제보, 연합뉴스

'문재인 청와대'가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구 칠성종합시장 방문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 경호원이 시민들 앞에서 기관총을 꺼내든 채 있었다는 '위협 경호' 논란에 관해 "사진 속 인물은 경호처 직원이 맞다"고 24일 확인했다. 하지만 별다른 물증 없이 "이전 정부에서도 똑같이 해온 교과서적 대응"이라고 강변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오전 7시27분 '펜앤드마이크'의 첫 보도와 오전 8시경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의 공개질의 등으로 확산된 '기관총을 든 경호원 사진' 진위 논란 관련해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의겸 대변인은 "경호원이 대통령과 시민들을 지키고자 무기를 지닌 채 경호활동을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직무수행"이라면서 "세계 어느 나라나 하는 경호의 기본"이라고 주장했다.

경호원의 무기 소지 자체를 문제 삼는 논란이 아님에도, 논점을 비틀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대변인은 경호 전문가를 인용한 '대통령 근접 경호 시 무장 테러 상황 아니면 기관총은 가방에서 꺼내지 않는다'는 하 최고위원의 문제 제기에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리 검색대를 통과한 분들만 참석하는 공식 행사장이라면 하 의원의 말이 맞다. 그러나 대구 칠성시장의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며 "사전에 아무런 검색도 할 수 없고 무슨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르는 게 시장 방문이다. 고도의 경계와 대응태세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사진 속 경호처 직원은 대통령과 시장 상인들을 등에 두고 바깥쪽을 경계하고 있다. 외부에서 혹시 발생할지 모를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다. 이는 대통령뿐만 아니라 시장 상인들도 함께 보호하는 것"이라고 해명을 거듭 내놓은 뒤 "경호의 기본 수칙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고 이런 대응은 문재인 정부에서 뿐만 아니라 이전 정부에서도 똑같이 해온 교과서적 대응"이라고 했으나, 대통령 경호원이 민생현장 방문에서 총기, 그것도 기관총을 시민들 앞에 노출한 채 경호하는 모습으로 논란이 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중대한 사안'이어서 청와대의 해명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자료사진.

더구나 김 대변인은 청와대 경호처 내부 경호수칙을 공개하지 않고, 언론 등을 상대로 "경호원은 오직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경호할 뿐"이라며 "대통령이 누구이든 같은 경호수칙으로 경호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문제의 기관총 노출 경호원이 '경호 공무원 준비생' 수준에서도 통용되는 경호 활동수칙을 지키지 않았는데도 청와대가 책임론을 부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호학 교재 등에 따르면 일반적인 경호수칙은 "권위주의적 요소 배제", "의전과 예절에 입각한 친절하고도 겸손한 경호자세"를 견지할 것을 경호원들에게 주문한다.

또한 "일반인의 불편을 최소화"할 것을 강조하며, "최대한 비(非)노출과 은밀하면서도 유연한 자세로 정교한 경호기술을 발휘하기 위한 교육 훈련에 충실하여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

'은밀'성은 경호원 행동지침에 있어 누차 강조되는 항목이다. "행동은 은밀하고도, 침묵 속에서 해야하며", "은밀, 엄호, 대피, 계속 근무의 지침이 습관화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감시와 검색업무를 강화하되, 과도하고 불필요한 통제로 인하여 경호대상자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수칙이 있다. 함부로 위협적 총기를 노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경호 공무원들 사이에서라면 '구태여 재론할 필요도 없는' 기본 중의 기본 원칙인 셈이다. 

사진=청와대 제공

그럼에도 청와대는 누군가 경호원들의 무장 그 자체를 문제 삼았다는 듯한 '논점 일탈'을 이어갔다.

김 대변인의 해명에 이어 과거 대통령 경호원들이 총기를 외부로 드러내고 경호한 장면을 담은 사진을 추가로 공개한 것이다. 공개된 사진은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때 2장, 이명박 전 대통령 때 1장,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다른 경호 현장 사진 3장 등 총 6장이다.

6장 중 하나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7월 3일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개막식에서 정복 차림으로 총기를 든 대통령 경호원의 모습, 2016년 6월 2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찾았을 때 등이다. 이들 사진에서는 'CAT(Counter Assassination Team·암살대응팀)'라고 쓰인 모자와 제복을 착용한 청와대 경호원들이 소총을 어깨에 두르거나 양손으로 받쳐 들고 있다. CAT 요원은 근접 경호의 경우 만약을 대비해 기관총 등 중화기를 휴대한다고 한다. 

청와대는 또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8월 26일 서울숲에서 후진타오 전 중국주석과 걸어갈 때 사복 경호원의 옷깃 사이로 총기 일부가 노출된 사진도 공개했다. 이외의 3장은 문 대통령 임기 중 찍힌 것이었다.

지난 5일 문 대통령의 해사 졸업 및 임관식 참석 당시 양복 차림의 경호원 양복 안쪽으로 총기 탄창 부위와 어깨끈이 노출돼 있다. 지난 2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한국 국빈 방문 당시 행사장 안팎에 있는 청와대 경호관들의 모습 2장도 공개됐다.

하지만 6장을 통틀어 문 대통령의 대구 칠성시장 방문과 같은 '민생현장' 방문은 없었고 국가적 행사 경호 내지 국가간 의전경호에 해당해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 최고위원은 "청와대가 뿌린 사진 어디에도 칠성시장과 비슷한 상황이 없다. 청와대가 공개한 정복 입은 경호원 혹은 경찰이 총기를 휴대했다고 위화감을 느끼는 국민은 없다"며 "경호 과정 중 불필요하게 기관단총이 노출돼 불안감을 느낀 국민에게 미안하다고 하면 될 일을 청와대가 너무 키운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도 "청와대가 공개한 사진은 대통령 이동 시 근접 경호가 아니라 행사장 주변에서의 단순 경계 근무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7년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퍼레이드가 치러진 이후, 한 경호원이 오른손 의수를 달고 숨겨진 오른손으로 총기를 들고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논쟁거리가 될 정도로 '총기 노출'은 민감한 현안이다.(사진=인터넷 커뮤니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현지시간) 북한대사관에 도착, 권총으로 무장한 경호원들 사이로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이 지난 2019년 2월26일 오후(현지시간) 베트남 북한대사관에 도착, 권총으로 무장한 경호원들 사이로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청와대의 졸속 해명에 관해 "미국, 영국 등 서구 선진국 경호원들은 경호시 기관총신을 시민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현직 법조인은 이같이 밝히며, 김 대변인이 기관총 노출 경호를 '세계 어느 나라나 하는 경호의 기본'이라고 강변한 데 대해서도 "그렇게 하는 나라 있다. 북한, 중국, 러시아"라며 "'청와대가 본받고 싶은 외국이 이런 나라들이냐'고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날 오후 중앙일보 인터넷판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테러 첩보가 입수되지 않았는데도 경호원이 기관단총을 노출하는 것은 이례적이며, 적절치도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먼저 경호처 간부 출신 등 전문가들은 시장을 방문한 대통령의 경호원들이 기관단총을 소지한 것 자체는 "일반적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관총을 '시민들 앞에서 노출'한 것은 경호수칙을 어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근혜 정부 당시까지 대통령 근접 경호를 담당했던 한 인사는 "경호의 대원칙은 은닉"이라며 "아주 다급한 상황이 아닌 경우에는 전용 케이스에 담아두고 손을 케이스에 넣고 대기하는 게 상식"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중 정부까지 20년 넘게 전직 대통령 근접경호를 맡았던 한 전문가는 이 매체에 "1983년 발생했던 아웅산 테러 현장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대통령을 경호하면서 '알총을 깐(기관단총을 외부에 노출시키는 것을 뜻하는 은어)'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늘 실탄장전 된 권총을 갖고 다니는 경호원들이 무차별 난사를 전제로 한 기관단총을 꺼낼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라면 시장을 안 가는 게 맞다. 테러 위험이 심한 이슬람국가를 제외하곤 해외에서도 잘 없는 경우"라고 지적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