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앞 우파시민들 집회현장 옆길서 헌병 경호받으며 M60 기관단총 무장차량 靑 경내 진입
44일째 '조국 감옥행' 농성중인 김문수 "시위하는 곳에 기관총을 들고왔다고"? 영상 폭로
차명진 "하필 10.9 大집회 전날 기관단총 태운 軍차량 순회...오얏나무 밑에서 갓끈 매나"
김문수 "100여일 전부터 전례 없이 '빨간 베레모' 전투경찰들 기관총 들고 노상 경호" 언급도
차명진 "軍 동원 이해 안돼...애국국민 함성 감당 못할 때 대비한 준비행동 아닌가?" 의혹제기
"靑앞 경찰, 폴리스라인 일방적으로 넘어와 음향장비 제거시도도...靑 통제심 많이 약해진 듯"
올해 3월 文대통령 대구 칠성시장 방문중 '기관총 노출 경호원'으로 공포여론 유발 전례도

조국 법무장관 파면과 구속수사를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수십일째 농성을 벌여온 자유한국당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차명진 전 국회의원 등이  8일 '기관총으로 무장한 군용차량'이 청와대앞 농성을 벌이고 있는 시민들 옆을 지나 청와대로 진입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공개했다. 지난 3월에도 문 대통령의 대구 칠성시장 방문 때 청와대가 시민들 앞에서 이례적으로 '기관총 노출 경호'를 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준 데 이어 적지않은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전 지사는 8일 유튜브채널 '김문수TV'에 업로드한 <시위 하는 곳에 경찰이 기관총을 들고왔다고??>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이날 청와대 앞 농성 현장에서 벌어진 일을 전했다. 

사진=유튜브 김문수TV 영상 캡처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이 집회현장 무대에서 연설하던 와중, 바로 옆 청와대 진입로에서 M60으로 추정되는 기관총을 거치한 검정색 지프차가 '헌병'이라고 적힌 헬맷을 쓴 군인들이 탄 오토바이 2대의 후방 경호를 받으며 경내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오후 <(특종) 청와대 계엄 준비하나? 10.9 대진격의 3대과녁_두시앤 김문수>라는 제목의 유튜브 생방송에서 "계엄 준비인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청와대 경호가 달라지고 있다"며 심각하게 상황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 측은 이날까지 청와대 앞에서 '조국 감옥행' 농성을 44일째 벌이고 있다. 같은 현장에선 전광훈 목사 주도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농성이 120일째 진행 중이며 10.3 개천절 문재인 정권 규탄 대(大)집회 참여자들의 청와대 앞 노숙투쟁이 6일째 벌어지고 있기도 하다. 

김 전 지사는 "청와대 경호가 100여일 전부터, 기관단총을 갖고 빨간 베레모(전투모)를 쓴 전투경찰들"이 "청와대 정문 앞에 1명, 춘추관쪽 1명씩 노상에 나와 경호하고 있는데 그건 전에 없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차명진 전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사진=유튜브 김문수TV 영상 캡처)

이에 더해 기관총으로 노출한 헌병차량이 집회현장 바로 옆에서 목격되자 "문제가 많다"는 게 김 전 지사의 설명이다. 

집회현장 동료로서 생방송에 동참한 차명진 전 의원은 무장 차량에 대한 경호인력이 '헌병'임을 강조하면서 "계엄이라도 준비하나"라고 청와대 측에 의혹을 제기했다.

차 전 의원은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 매지 말라고 했다. 내일 우리의 10월9일 대진격이 있는 전날 왜 경찰도 아닌 군인이 M60 기관단총을 태운 지프차를 타고 순회하느냐"며 "이건 겁주는 것인가 아니면 (집회에) 대응 준비를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문재인은 대통령 된 다음에 서류 하나(기무사 통상 대응문건) 갖고 '계엄을 준비했다'고 하던데, 이건 서류가 아니고 지프차에 기관단총을 단 것이 직접 지나간 현장"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지사가 '겁을 줘도 군까지 동원한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하자 차 전 의원은 "군대까지 동원한 건 저도 이해가 안 된다. 만에 하나 자기들 딴에는 10월9일 애국국민의 함성이 너무 높아져서 자신들이 감당할 수 없을 경우를 대비한 준비행동이 아닌가"라고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유튜브 김문수TV 영상 캡처

이들은 청와대 앞 경찰이 '먼저 폴리스라인을 넘어와' 일방적으로 음향장비 철거를 시도하는 등 시위대 압박수준이 높아지고 있다고도 전했다.

김 전 지사는 "그저께(6일) 저녁에 비가 오는 가운데 많은 분들이 여기에서 예배를 보고 있었는데, '너무 시끄럽다'는 주민의 민원을 빙자해서 경찰들이 폴리스라인을 넘어와 소음장비를 제거하겠다고 했다"며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폴리스라인을 넘는 것이 우리만 넘지 말아야하는 것이 아니다"며 "소음 한도를 넘었다면 소음 자제를 부탁하고 경고하고 그 다음 조치를 취해야하는데, 일체 안 하고 이렇게 나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에 있는 문재인, 김정숙 두 사람이 강력한 지시를 내려서 돌발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본다"며 "청와대의 정상적인 통제심이 많이 약해진 것 같다"고 짐작했다.

지난 3월22일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 칠성종합시장을 방문했을 당시 한 경호인력이 기관단총을 품에서 노출하고 손가락을 방아쇠에 건 채 경호하고 있는 모습이 이튿날(23일) 소셜미디어 등으로 확산돼 파문이 인 바 있다. 청와대는 기관총 노출 경호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무기 소지의 당위성시비로 논점을 비틀면서 "고도의 경계태세"가 필요했다는 논리를 댔지만, 문 대통령의 칠성시장 방문 일정 30분 전 친문 지지자 인터넷 카페에 동향이 사전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문재인 청와대'가 촉발한 대(對)시민 위협성 무기 노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에도 문 대통령의 대구 민생현장 방문 도중 이례적 '기관총 노출 경호'를 한 것으로 드러나, 정치적 반대성향이 강한 지역 시민들을 '잠재적 테러범' 취급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확산된 바 있다. 

3월22일 문 대통령이 대구 칠성종합시장 방문 일정을 소화한 뒤 23일부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현장에서 기관총 방아쇠에 손가락을 건 채 서있는 경호원의 사진이 포착돼 확산됐고,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공포감을 호소했다. 해당 경호 인력이 사복 차림으로 줄곧 칠성시장을 방문하는 문 대통령을 등지고 서 있었다는 사실이 정부 홍보영상 등에서도 확인돼, 총구가 결국 시민을 향한 것이라는 비판론도 확산됐다. 이와 관련해 펜앤드마이크는 '실체가 있는 논란'을 알리는 특종 보도를 했고, 정치권에서의 추궁도 시작되자 청와대는 24일 "사진 속 인물은 경호처 직원이 맞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당시 청와대는 마치 시민들이 단순히 '경호원의 무기 소지'를 문제 삼은 것처럼 논점을 비틀면서 은밀경호 원칙도 무시한 채 "교과서적 대응"을 자칭하거나, 국가적 행사 또는 국가간 의전경호에 해당하는 경호 사례 사진을 공개해 '물타기'를 시도하는 등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이후로도 청와대는 앞 도로에서 경호원이 기관총 총신을 노출한 채 경호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목격담이 잇따르고 있으며, 이달 들어서는 기관총 무장 군용차량이 정권 규탄 농성 시민들 바로 옆을 지난 것이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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