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앤현장] "한미일 삼각협력 강화와 동시에 북·중·러 견제 방책 필요하다!"

국민의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원장 박수영)이 22일 오후 1시 여의도 국회에서 <한미일 3국 정상회담: 의미·성과·과제>를 주제로 한 긴급 현안분석 세미나를 열어 눈길이 쏠리고 있다.

바로 한국·미국·일본 3국만으로 이루어진 단독 삼각 정상회담인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새로운 형태의 안보·경제협력을 위한 정례화의 첫 신호탄이라는 의의는 결코 가볍지 않음이다.

기존 미국과의 동맹관계는 한미동맹·미일동맹이라는 양자동맹 관계에 머물고 있었으나, 이번 첫 한미일 정상회의를 통해 삼각안보협력체제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와 동시에 한미일 정상회담의 의의가 이번 한번에 그치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효과를 보기 위해서 요구되는 주요 관리사항은 무엇일까.

어렵게 구성된 이번 한미일 삼각안보협력체제의 신호탄에 이어 향후 이를 지속적으로 발전·지속시키기 위해 요구되는 후속조치 과제는 무엇이냐는 요청에 따라 이번 긴급 현안분석 세미나가 추진됐다는 게 여의도연구원의 설명.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역시 이날 여의도연구원의 정책 세미나에 직접 자리하여 "북한 등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한 것, 안보분야 외에도 경제안보 분야에 대해서도, 한미일이 대등한 관계를 돈독히 하게 됐다는 점에서 동맹관계가 확실이 강화된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펜앤드마이크>는 이날 여의도연구원을 통해 한자리에 모인 한미관계 등의 분야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1. "한국·미국·일본 삼국 협력의 정례화와 제도화의 시작"

첫번째, 윤석열 정부의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한 의미와 성과는 무엇인지에 관한 내용이다.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의 원장이었던 남성욱 고려대학교 통일융합연구원장은 이날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에 관하여 "한미일 협력의 정례화와 제도화(institutionalization)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남성욱 원장은 이날 "핵심가치를 공유하는 한미일이 역내외 자유와 평화에 기여하기 위하여 '새로운 수준'의 강력한 협력틀을 구축했다는 점, 특히 이는 추후 쿼드(QUAD), 오커스(AUKUS) 형태로 발전할 발판을 형성한 것"이라고 봤다. 게다가 "3국 정상이 한미일 정상회의만을 위해 따로 모인 첫번째 사례"라는 점을 들어 이번회담이 가진 의미를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이번 회의의 주요 성과로는 ▲한미일 협의에 대한 '공약(Commitment to Consult)' 핫라인 구축 ▲역내 평화와 번영 수호를 위한 포괄적이고 다층적인 협력체 진화 ▲한미일 정상 간 돈독한 신뢰·유대관계 형성 및 소통채널 구축이었다고 남성욱 원장은 설명했다.

첫번째, '캠프 데이비드원칙'은 3국 협력의 추진 원칙을 문서로서 합의채택한 것으로 이는 세 나라 중 어느 나라를 겨냥한 안보위협이 발생할 경우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한다는 약속임과 동시에 세 나라의 이익이 걸린 글로벌 현안은 어떤 것이라도 협의 대상(whatever)이 된다고 남 원장은 언급했다. 한미일 협력 역사상 최초로 한미일 정상회의, 외교장관·국방장관 및 상무·산업장관(신설), 국가안보실장을 포함한 고위급 협의체 연례화 등을 그 예시로 덧붙였다.

두번째, 한미일 정상회의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3국의 군사안보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격상시켰다는 점인데 이와 관련한 특징으로는, "한미일 정상이 함께 국군포로·자유통일·한반도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이를 공식 언급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라고 남 원장은 말했다.

또한 남 원장은 이날 '후속 이행과제'로 ▲3국 협력의 진전을 위한 제도화와 지속가능성 확보과제 ▲북한·중국의 한국 흔들기 대응방책 ▲일본의 대한(對韓) 협력 강화 유도 ▲국내 대국민 소통 및 홍보 강화 등의 과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국내정치 일정에 관계없이 '불가역적인 협력 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제언과 함께, 핵협의그룹(Nuclear Consultative Group, NCG)의 실효적 가동태세 구축 및 중국과의 반목화 상쇄대책, 불가역적(irreversible) 외교의제화 등이 요구된다고 남성욱 원장은 밝혔다.

#2. "반작용으로 북한·중국·러시아 협력 강화 예상···대중(對中) 전략적 접근 필요"

이번에는 통일연구원에서 오랫동안 미국과의 동맹관계 및 북한의 핵전략 등을 연구했던 제13대 통일연구원장 전성훈 전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의 이야기다. 과거 통일연구원 근무시절부터 미국과의 동맹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보와 자주성 확립'이라는 문제를 연구해왔던 그를 통해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의 지속성을 구축해나가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한다.

-한미일 정상회담으로 북한·중국·러시아는 어떤 행보를 갈 것이라고 보는가?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의 경우,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한미일 삼각협력 제도화를 위한 '대못 박기'의 일환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전세계에 각인시킨 사건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향후 과제는 우리에게 있어서 '도전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북한과 중국, 러시아(북중러)의 반발과 그들의 밀착에 대하여 대비해야 할 것이다. 중국은 한미일 3국의 협력에 대해 자국에 대한 견제행위로 인식하는데, 중국이 북한·러시아와 공조하여 북중러 3각 협력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北 김정은 정권에 대하여 중국은 정치·외교·경제적 추가지원이 예상되는데다, 한반도 일대에서의 북중러 3국 연합훈련 등으로 한미일 3국의 군사협력에 맞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올해 7월 동해에서 '북방·합동-2023 훈련'을 실시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서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고 있는데,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서 어떤 효용이 있다고 보는지? 그리고 북한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 것이라고 보는가?
▲직접적인 위협의 근원인 북한의 경우, 단거리 미사일과 중거리·장거리 미사일 위협의 우선순위를 설정할 것이다. 물론 북한의 중거리·장거리 미사일은 우리나라를 공격하기에 있어서 아주 적합한 무기체계는 아니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 입장에서는 일본·미국에 도달하는 중거리·장거리 미사일보다 단거리 미사일이 더욱 직접적인 위협이므로,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이 (북한의)단거리 핵위협을 막는 데에 있어 어떠한 유용성이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요구되는 바이다. 이를 고려할 때 한미일 3국의 안보협력이 일본과 미국의 안보를 중시한다는 인상을 주는 경우 3국 협력 그 자체에 대한 국민적인 신뢰가 상실될 수 있다.

-북중러 위협의 주체 중 하나인 중국이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할 수도 있는데, 중국과의 관계는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또한 우리나라와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할 필요가 있으며, 한중대화의 모멘텀은 유지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한미일 3국의 협력이 강화될수록 한중관계를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는데, 그렇기에 한중대화 채널의 활성화가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한미일 3국 협력이 중국과 대결하는 것은 아니라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방법이기도 하다. 또한 서울 소재의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의 활성화 방안을 비롯하여, 한중일 각료회담과 정상회담 등을 추진함으로써 한중일 협력도 병행 발전시키는 전략적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즉, 한미일 협력과 함께 한중일 협력을 동전의 양면처럼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적인 마인드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한미일 정상회담이 진행되더라도 우리나라와 일본과의 전통적인 관계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그동안 고질적으로 작용했던 우리나라와 일본과의 쟁점, 현 정책 간 괴리를 해소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19년째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데, 지난 7월28일 우리 외교부가 주일대사관의 정무공사·자위관을 초치한 바 있다. 게다가 지난 8월15일 기시다 총리 등의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 건에 대해 외교부도 유감이라는 논평을 내놓은 바 있다. 또한 광범위한 국민 여론의 지지가 필요하기도 하다. 한미일 3국의 협력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정책으로 자리매김하려면 국민여론의 동의와 지지는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중국의 위협이 북한처럼 심각한 상황은 아니기에, 한미일 3국의 안보협력의 절박성과 그 필요성에 대해 궁금함이 발생할 수 있기에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익의 확보를 위해서는 범정부 차원의 준비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이어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이날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의 성과는, 3국의 안보이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음을 공개적으로 선언함으로써 동북아시아 안보 불안의 진원지인 북한과 중국에 대하여 '한미일 편가르기'에 기대하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라며 "안보 분야 외에도 경제·첨단소재·공급망 분야에서 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중국과의 갈등상황에서 우리가 당하는 상황을 예방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3. "중국으로부터의 경제적 강압외교 대비 요망···한일 협력 플랫폼 구축 필요"

마지막으로, 이상현 세종연구소 소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면 캠프데이비드에서의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은 윤석열 정부가 그동안 추구해온 '자유의 연대'라는 가치적 측면에서 정점을 찍는 정상회담이었다는 게 그의 총평이다.

그동안 미국은 한국, 일본과 모두 동맹 관계에 있으나 한일간 과거사 문제, 동북아 정세 대응 기조 차이 등의 문제로 인해 한·미·일 3국간 협력은 그동안 제한적인 형태로 진행되어 왔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소장의 설명에 따르면 한·미·일 협력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은 항상 한미일 가운데 '약한 고리'라는 평가를 면하지 못해왔고, 그동안 아세안 정상회의 등 3국 정상이 모두 참석하는 다자 무대에서 약식 혹은 사이드 이벤트로 열리던 한·미·일 정상회의가 별도로, 그것도 캠프 데이비드라는 상징적 공간에서 열린 것 그 자체가 큰 의미를 갖고 있다고 봤다.

이어 이상현 소장은 이날 한미일 정상회담 이후의 과제에 대해 4가지 조치사항이 있음을 알렸다. 미국과 유럽의 민주주의 진영이 주도하는 글로벌 웨스트 공조에 따라 발생하는 압박에 대한 탈압박전략의 수립방향이 무엇이냐는 것인데, 그가 제시한 후속조치는 ▲중국·러시아에 대한 가치·시장의 구분과 중국의 경제적 강압외교 대비 ▲북·중·러 연대 강화에 따른 군사적 위기관리 ▲가치와 국익 사이에서의 국가전략 확립 판단 기준 마련 ▲ 한·일 양자협력 지속가능화 플랫폼 제도화 방안 구축 등이다.

한편 이번 '한미일 3국 정상회담: 의미·성과·과제'에 관한 여의도연구원의 긴급현안 분석 세미나에서는 육군 중장 출신의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국회 국방위원회)이 좌장을 맡았고,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과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 및 이상현 세종연구소 소장, 여의도연구원의 정치외교안보실장 이윤식 박사를 포함하여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약 30여명의 안보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자리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