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태영호 최고위원의 녹취록으로 대통령실 '공천 개입' 의혹에 휩싸인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을 향해 뼈있는 말을 남겼다. 지난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이 수석이 안 의원을 겨냥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안 생길 것"이라 공개 경고한 것을 고스란히 되돌려준 것이다.

안 의원은 4일 KBS라디오에서 '안 의원이 당 대표 선거에 나갔을 때 이 수석이 아무 말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한 것도 당무 개입성 (발언) 아닌가'라는 진행자의 물음에 "남한테 얘기할 게 아니고 본인이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안 생길 텐데 참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거 자체가 헌법 위반 아니겠나"라며 "실제로 박근혜 전 대통령도 이것 때문에 대법원 실형 판결을 받았다.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안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 당시 이 수석의 공개 발언에 강하게 대응하지 않은 것에 대해 "저는 출마할 때 제가 당 대표라고 생각하고 행동했다"며 "당원들이 직전 당 대표에 대해 여러 가지로 상처가 많기 때문에, 또 새로운 당 대표가 용산과 갈등에 휩싸이는 걸 걱정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 정도로 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당 윤리위원회 징계에 회부된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특정 세력에 의해 당이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인상을 국민들께 심어줘서 굉장히 악역향을 끼쳤다. 태 최고위원은 대통령실에서 당에 공천 개입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야기한 것 아닌가"라며 "둘 다 결과적으로는 당이 국민의 신뢰를 잃고 당 지지율이 하락되고 내년 총선이 굉장히 암울하게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내년 총선 전망에 대해 "정말 낙관적이지 않다. 굉장히 어려울 거라는 게 저 포함 여러 당협위원장들의 이야기"라며 "이런 것들을 타개하기 위해 전면적으로 쇄신하는 모습을 지금이라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금태섭 전 의원이 '제3지대' 신당 창당 계획을 밝힌 데 대해선 "3당이 설령 실패하더라도 1000표, 2000표 차이로 당락 결정되는 수도권에서 국민의힘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정말로 해야 할 일은 금 전 의원 정도의 개혁적인 사람들도 흔쾌히 들어올 수 있도록 개혁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중에서 이렇게 개혁하는 당이 내년 총선에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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