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태영호 최고위원의 녹취록 유출로 대통령실이 공천권을 거론하며 당무 개입을 했다는 파문이 커지자 즉각 진화에 나섰다. 

김 대표는 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여의도연구원이 주최한 '한미정상회담 성과와 과제' 세미나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태 최고위원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 간 공천 관련 녹취 논란에 "자기(태 의원)가 분명히 거짓말했다고 하지 않나. 그런 발언(녹취록에 나오는 발언)을 한 것 자체에 대해서는"이라며 답변을 꺼렸다.

김 대표는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 "아니 그러니까 자기(태 의원)가 부풀렸다고 그러지 않나"라며 "그런 말 한 적이 없다는데, 왜 자꾸 안 했다는데 했다고 묻느냐"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선 "팩트가 당무 개입을 안 했다고 하는데 했다고 하면 어떡하느냐"며 "자꾸 안 했다는데 했다고 하느냐"고 되물었다.

취재진에서 '대통령의 당무 개입을 시사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김 대표는 "누가 시사했나. 아니라고 했는데 왜 맞다고 하나. 그게 왜 시사인가"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태 의원의 녹취록이 공개된 이상 징계나 절차가 필요하지 않나'라는 질문엔 "사실 관계를 조사해보겠다"고 답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태 최고위원) 본인도 사실이 아니라고 하고 있지 않나"며 "일단은 (태 최고위원) 본인 입장을 존중하고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당사자가 해명을 하지 않았나. 사실이 아니라고 일차적으로 해명을 했다"면서 "왜 그렇게 말을 했는지는 또 당사자가 언론이나 추가 질문이 있을 때 답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태영호 녹취록이 사실일 경우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전제, 가정해 답변을 드리기에는 조금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MBC가 지난 1일 공개한 '태영호 녹취록'에는 태 의원이 국민의힘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직후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으로부터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제3자 변제'를 옹호하지 않는다는 핀잔을 들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당시 태 의원은 자신의 보좌진을 모아놓고 "(이진복 수석이 말하길) 당신이 공천 문제 때문에 신경 쓴다고 하는데 당신이 최고위원 있는 기간 마이크 쥐었을 때 마이크를 잘 활용해서 매번 대통령한테 보고할 때 '오늘 이렇게 했습니다'라고 정상적으로 들어가면 공천 문제 그거 신경 쓸 필요도 없다 (하더라)"고 말했다. 

녹취 시점과 그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향후 파장이 쉽사리 가라앉긴 어려워 보인다. 특히 이번 논란에 대한 해명이 '태 의원이 보좌진을 불러 모아놓고 거짓말을 한 것이 유출됐다'는 것이어서 당내에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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