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당원간담회 직전 취재진과 차담회를 하고 있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2월 27일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던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25일 취재진에 5월 영국으로 유학을 갈 것임을 직접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오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당원 간담회 전 취재진과의 차담회에서 "우리 사회에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좀더 폭넓은 시각으로 바라봤으면 해서 오는 5월 중순 영국으로 떠나 1년간 공부할 계획"이라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공식적으로 활동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어서 이 기회에 도지사 시절 가진 궁금증 등을 해소하기 위해 국내를 1년 정도 떠나있을 계획"이라면서 "한국 사회 안에서 하나하나 분석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좀 더 넓은 방식으로 다른 나라 경험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도 했다.

그는 "영국 정경대학(LSE)에 적을 두게 됐고 지역정책, 환경, 기후 위기를 다루는 학과로 가게 될 것 같다"며 "객원교수 자격으로 가는데 궁금해하는 문제들을 제기하면서 어떻게 풀 수 있을지 전문가들 의견을 저도 듣고 배우는 시간이 있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내년 4월 총선 이후에 귀국할 예정이므로 취재진에게서 이에 대한 질문도 당연히 나왔다.

그는 총선 이후 정치적 역할에 대한 질문에 "지금으로서는 1년 뒤에 있을 정치 상황을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우선 나가서 배우고 돌아보고 하는 건 1년 계획으로 나간다는 거고, 이후 상황을 보면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취재진이 '유학 도중에 국내 복귀 가능성이 있냐'고 묻자 "일단 그 부분은 다음에 영국에 오셔서 물어봐 달라"고 했다.

김 전 지사가 조기 복귀를 적극 부인하지 않고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는 점, 상황을 보며 판단하겠다고 한 점으로 보아 정치인으로서의 귀환 가능성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현 민주당에 대해서 "출소 이후 공식적으로 정치활동을 재개한 상황이 아니어서 당 문제나 정치적 문제를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다만 민주당의 과거 역사를 돌이켜보면 스스로 혁신하고 변화하기 위해 노력했을 때 국민들 지지가 있었다"며 "지금으로서는 민주당이 국민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어떻게 혁신해나갈 것인지 잘 고민하고 풀어나가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는 다소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그저께 문재인 전 대통령님을 뵙고 1년 정도 외국 다녀오게 됐다고 말씀드렸다"며 "대통령께서도 격려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한가지,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어 이건 말씀드리고 갔으면 좋겠다"며 "문재인 대통령 임기말 사면 논란이 있었는데 그때 제가 가장 적극적으로 사면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건의를 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로서는 측근의 사면을 임기말 대통령이 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며 "개인적으로도 그런 방식으로 사면받는 것이 저로서도 원하지 않는 일이었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영국에서 평소 그의 관심사였던 '사회적 협약'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다고 주변 지인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다만 1년이라는 시간이 연구에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볼 수 없다는 점에서 그가 얼마나 실질적인 연구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또 김 전 지사야말로 여론 조작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치와 사회를 분열시킨 장본인임이 법원 판결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그의 '사회적 협약' 연구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더해 '문빠' '대깨문' '개딸' 등 극단적 정치 팬덤의 형성에 일조했다고 할 수 있는 그가 민주당의 개혁을 입에 담는 것 또한 자가당착이란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그가 약 1년간의 '잊혀짐' 과정을 거쳐 '문재인의 진정한 후계자'로서 정치판으로 화려하게 복귀할 계획을 세우는 것 아니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문 전 대통령, 이재명 대표 등 민주당의 대표적인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과오에 대해 절대 사과하지 않는데, 김 전 지사가 이를 본받아 사법당국으로부터 탄압받았다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면 민주당 극성 지지층은 다시 그를 지지할 뿐만 아니라 과거를 잊은 국민들이 다시 그의 사탕발린 달콤한 발언에 넘어가리란 것이다.  

그는 드루킹 관련해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제대로 된 사과는커녕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등 떳떳함을 주장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