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장, 청주 본가서 이태원 사고 모르고 잠들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했던 지난달 29일 밤 당시 윤희근 경찰청장이 사고 발생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잠들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4일 "사고 당시 경찰청장은 휴일을 맞아 국정감사 등으로 미뤄온 개인 일정으로 충북 지역을 방문해 23시경 취침했다"고 밝혔다. 윤 경찰청장이 본가가 있는 충북 청주를 방문했다는 것. 

윤 경찰청장은 사건 당일 오후 11시 32분경 경찰청 상황담당관으로부터 이태원에서 사고가 발생했단 문자를 받았지만 확인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20분쯤 뒤인 52분경 상황담당관이 다시 전화를 했지만 받지 못했다. 이때까지도 윤 경찰청장은 이태원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아차리지 못한 셈이다.

윤 경찰청장은 다음날인 30일 오전 0시 14분이 되어서야 상황담당관 전화 보고를 들었고, 서울로 출발했다. 5분 뒤인 오전 0시 19분경에 총력대응하라는 전화 긴급 지시를 서울경찰청장에게 하달했다다. 

윤 경찰청장은 30일 오전 2시 30분경이 되어서야 대통령 주재 회의에 화상 참석했고, 경찰청 지휘부 회의를 주재하기 시작했다. 윤 경찰청장이 사고를 처음 알아차린 뒤 2시간 16분만이다.

경찰은 "윤 경찰청장의 행적이 상황 보고서 등을 통해 확인한 시간"이라며 "향후 정식조사 등을 통해서 명확하게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특별수사본부와 특별감찰팀을 운영 중이며, 진상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고, "또한 112 녹취록 내용 및 경찰청장 보고시간 등 관련 사실을 수사·감찰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숨김없이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오후 11시 1분경,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그날 오후 11시 20분경에 이미 사건을 인지해 윤 경찰청장의 늑장 대응이 강한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현재로선 매우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