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본가 아닌 제천 월악산 갔던 윤 경찰청장...캠핑장 숙소서 잠들어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핼러윈 사고가 일어났던 지난달 29일 충북 청주의 본가가 아닌 제천을 방문해 월악산을 등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윤 청장은 휴일을 맞아 충북 제천시를 오전에 방문했고, 지인들과 함께 월악산을 오른 뒤 캠핑장 숙소에서 오후 11시경 잠이 든 것으로 밝혀졌다. 그가 제천을 방문한 이유엔 지난 2012년 제천 경찰서장으로 재직한 인연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4일 윤 청장의 사고 당일 행적에 관해 "경찰청장은 휴일을 맞아, 국정감사 등으로 미뤄온 개인 일정으로 충북지역을 방문해 23시경 취침했다"고만 말했고 구체적인 방문 장소를 언급하진 않았다. 이러한 정보 공개도 "이태원 사고 당시 경찰청장의 행적에 대한 문의가 많아 알려드린다"며 일부 이뤄진 것이다.

다만 경찰이 "향후 정식조사 등을 통해 명확하게 밝힐 예정"이라고 부연한 만큼 윤 청장의 사고 당일 행적은 곧 드러날 것으로 예상됐었다.

윤 청장이 잠이 든 11시경은 참사가 시작된 지 약 45분 뒤로, 서울에서 긴급 상황이 발생한 사실을 모른 채 취침한 셈이다.

윤 청장은 오후 11시32분경 경찰청 상황담당관에게 인명 사고 발생 문자메시지를 받았으나 확인하지 못했고, 20분 뒤 다시 상황담당관의 전화가 왔지만 받지 못했다.

이튿날인 10월30일 오전 0시14분 상황담당관과 전화통화로 비로소 상황을 보고 받은 뒤 서울로 즉시 출발해 5분 뒤 서울경찰청장에게 전화로 총력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윤 청장이 참사를 처음 인지한 지 2시간16분 뒤인 10월30일 오전 2시30분에서야 경찰청사에서 지휘부 회의를 주재한 것은 상경하는 데 시간이 걸렸던 탓이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