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기획] 서울시, 평양 남북 공동올림픽 '강행'…與 박영선·임종석·이인영이 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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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주한외교단 초청 리셉션 환영사에서 "2032 남북 올림픽을 지지해달라"고 말했다.2019.10.18(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주한외교단 초청 리셉션 환영사에서 "2032 남북 올림픽을 지지해달라"고 말했다.2019.10.18(사진=연합뉴스)

'2032 서울-평양 남북 공동올림픽'에 대한 유치제안서가 서울시에 의해 지난 1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미래유치위원회에 제출됐다. 그동안 서울시민의 의견을 묻는 등의 일련의 기초 절차도 없이 물밑 강행되던 '남북 공동올림픽'이 전격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이로써 오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중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남북 공동올림픽'이 강행 혹은 폐기 수순을 밟게될지 관심이 주목된다.

'2032 서울-평양 남북 공동올림픽'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국무회의에서 의결 처리하면서 국정 궤도에 올랐다. '남북 공동올림픽'은 여직원 성추행을 저지른 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적극 추진했다가 지난 2월25일, IOC가 올림픽 우선 협상지를 호주 브리즈번으로 선정하면서 한차례 무산되는 듯 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지난 2020년 1월23일 '2032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유치 지원 특별위원회’ 출범, 본격적인 유치 활동을 시작한다고 알렸다.(사진=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블로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지난 2020년 1월23일 '2032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유치 지원 특별위원회’ 출범, 본격적인 유치 활동을 시작한다고 알렸다.(사진=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블로그)

하지만 서울시장 유고(有故)상태인 서울시는 놀랍게도 지난 1일 '2032 올림픽 서울-평양 공동개최의 비전 및 콘셉트가 담긴 유치제안서'를 IOC에 제출했다. "민족적 화합을 위한 분수령을 만드는 국가적 이벤트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게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의 설명이다.

IOC에 제출된 '남북 공동올림픽 안건'은 1주일 후 차기 서울시장에 의해 그 향방이 다시금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영선 민주당 후보는 3년 전인 2018년 1월, 언론을 통해 "평창 올림픽은 한반도 평화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당시 '남북 단일팀' 강제 편성 문제로 수년간 준비해오던 우리나라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참가 기회를 박탈 당했다. 민주당 국회의원이었던 박 후보는 "남북 단일팀 문제에 대한 상실감은 이해하지만, 우리가 베풀어야 하지 않느냐"라고 반응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가운데), 박영선(왼쪽)·우상호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자치분권개헌 국민대토론회'에서 손피켓을 들고서 자치분권 개헌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3.17(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가운데), 박영선(왼쪽)·우상호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자치분권개헌 국민대토론회'에서 손피켓을 들고서 자치분권 개헌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3.17(사진=연합뉴스)

그런데 '남북 공동올림픽' 문제는 이미 지난해부터 대한체육회 산하 31개 종목별 체육회에서 각종 문제를 야기했다. 서울시체육회 역시 "대체 그 사안을 어떻게 알았느냐. 다른 데에 전화해보시라"며 이를 쉬쉬하려던 정황이 기자에 의해 포착됐었다.

더 큰 문제는, '남북 공동 올림픽'은 지난 2018년 北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최초 등장한 의제가 아니라 무려 30여년 전 등장했다는 것. 바로, 이인영 現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자 통일부장관의 과거 운동권 투쟁 시절로 향한다. 물론 여기에는 임종석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의 흔적인 '임수경 방북 사건'도 빠지지 않는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국내 공론화' 등 일련의 절차보다 빨리 강행 중인 '남북 공동올림픽'에 대해, 그동안 기자가 추적했던 흔적 중 일부를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공개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민석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의 예방을 받고 악수하고 있다. 안 위원장과 유 선수위원은 이날 2032 하계올림픽 남북공동유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2018.9.27(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민석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의 예방을 받고 악수하고 있다. 안 위원장과 유 선수위원은 이날 2032 하계올림픽 남북공동유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2018.9.27(사진=연합뉴스)

#1. 안민석 "2018년, 文께 말씀드린 남북 공동올림픽…역사적 합의"

문재인 정권 하 '2032년 하계 올림픽 남북공동개최'의 최초 불씨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던졌다. 그 내막은 그의 자서전에 자세히 기록돼 있다. 다음은 그의 자서전 속 발췌된 문장이다.

"지난해(2018년) 6월 대통령께 공동올림픽을 제안드릴 때만 해도 9월의 평양선언에서 두 정상이 공동올림픽을 합의하리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평양선언 직전 조명균 통일부장관께 공동 올림픽이 필요한 이유를 말씀드리며 정상 간 합의를 소망한다고 했을 때 장관께서는 반반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역사적인 합의를 이루었다."

안 의원은 지난 2018년 9월27일,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과 국회에서 만나 "2032년 올림픽 남북공동 유치를 꼭 이루자"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16개월만인 지난해 1월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추진안'이 의결 처리됐다.

기자는 지난해 중순, 서울시와 서울시체육회의 '2032년 서울-평양 남북공동올림픽 유치추진위원회' 문건 일체를 적법하게 입수했다. 2021.04.04(사진=조주형 기자)
기자는 지난해 중순, 서울시와 서울시체육회의 '2032년 서울-평양 남북공동올림픽 유치추진위원회' 문건 일체를 적법하게 입수했다. 2021.04.04(사진=조주형 기자)

#2. 서울시가 하달한 동원령 '남북 공동올림픽 국민유치추진위'

서울시는 지난해 6월16일, '2032 서울-평양 올림픽을 위한 국민유치추진위원회 집행위원 구성 협조 공문'을 보냈다. 이날은 北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북한에 의해 폭파됐던 당일이다.

당시 기자는 서울시체육회가 이날 31개 종목분과체육회에 발송한 비공개 문건 일체를 적법하게 입수해 보도한 바 있다. 문제의 비공개 문건은 "2032 서울-평양 올림픽 유치를 위한 국민 지지도 결집과 유치열기 확산을 도모하고자 귀 회원종목단체장을 국민유치추진위원회 체육분과 집행위원으로 위촉하고자 하오니, 올림픽 유치를 통한 국가위상 제고와 대한민국 체육발전을 위해 적극 협조하라"는 것. 일종의 '동원령(動員令)'인 셈이다.

'국민유치추진위원회' 문건에 따르면 3만명을 국민위원으로 구성해 '남북공동올림픽 홍보·캠페인·이벤트·남북교류·분위기 조성 위한 SNS 활동·남북문화행사'를 주요 역할로 정했다. 또한 해당 종목체육회에 집행위원 위촉 동의를 위한 '회신 여부'를 문서 하달 3일 안에 받겠다고 명시해 하달했다.

기자는 지난해 중순 출판계 등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과거 운동권 시절 썼다고 알려진 '동지여 전진! 동지여 투쟁!' 문건 사본 일부를 입수했다. 2021.04.04(사진=조주형 기자)
기자는 지난해 중순 출판계 등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과거 운동권 시절 썼다고 알려진 '동지여 전진! 동지여 투쟁!' 문건 사본 일부를 입수했다. 2021.04.04(사진=조주형 기자)

#3. 30년 전 이인영 "분단 올림픽은 '양키 침략책'…남북 공동 올림픽 해야" ?

그런데, '남북 공동올림픽'이라는 의제는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9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일명 전대협)'를 통해 확인된다.

바로 전대협 의장이었던 임종석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의 '임수경 방북 사건'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운동권 시절 문건'을 통해서다.

지난해 중순, 기자는 출판계를 통해 이인영 장관이 썼다고 알려진 전대협 문건 '동지여 전진! 동지여 투쟁!'(사본)을 입수했다. 해당 문건에는 '남북 공동올림픽'의 근거가 등장한다.

"한국민중에게 있어서 아메리카의 침략정책은…분단올림픽의 개최를 통한 영구분단책동이다."

"(남북)공동올림픽의 개최를 위해 대중의식화에 주력하도록 힘쓰자!"

이인영 당시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중순 국회에서 '본인 글이 맞는가'라는 질문에 "틀렸다"라고 말했다.

오른쪽 사진은 기자가 올해 초 '임수경후원회'를 통해 확인한 '평양 축전에 참가한 임수경의 평양 도착 사진'.2021.04.04(사진=조주형 기자) / 왼쪽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사진=연합뉴스)
오른쪽 사진은 기자가 올해 초 '임수경후원회'를 통해 확인한 '평양 축전에 참가한 임수경의 평양 도착 사진'.2021.04.04(사진=조주형 기자) / 왼쪽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사진=연합뉴스)

#4. '임수경 방북 사건' 배후 '임종석 "통일운동 매진해야"

'전대협' 1기 의장이었던 이 장관 외에도 3기 의장이었던 임종석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은 '임수경 방북 사건'의 핵심인물로 체포됐다.

기자가 지난해 보도했던 '임수경 불법 방북 사건'의 국가안전기획부(國家安全企劃部·안기부, 국가정보원 전신) 수사결과 요지문(要旨文)에 따르면 그의 밀입북경위와 체북(滯北)행각 등을 집중 규명하는 한편 그 배후에서 임수경의 밀입북을 모의·조종·지원 관련 혐의자 63명을 검거 조사 북한이 공개적으로는 조평통·조선학생위원회 등을 동원해 전대협에 평양집회 참가요청서 발송, 조선학생위 부위원장 리찬은 체코에서 전대협 의장 '임종석'에게 참가 촉구 공세라고 명시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첫 비서실장으로 등용됐던 임 이사장은, '2032년 남북 공동올림픽'을 적극 추진했던 故 박원순 서울시장에 의해 지난 2014년 6월 서울시의 정무부시장으로 등용된 바 있다.

최근 임 이사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박원순은 미래 가치에 가장 민감하고 진취적인 사람이었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북방으로 가는 길을 과감히 열겠다", "통일운동에 매진할 것"이라던 그가 '남북 공동 올림픽'을 강행한 박 시장에 대해 이같이 평가한 것이다. 즉, '남북 공동 올림픽'을 '미래 가치'로 봤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사진=연합뉴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사진=연합뉴스)

#5. 北 김여정, 자칫하다 서울땅 밟게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남북 공동올림픽'은 어떻게 될까.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북한으로의 밀가루 혹은 묘목 반출' 등과 같은 일방적 대북 지원 행태가 통제되거나, 지난 2018년 평창올림픽처럼 북한의 철권 독재자 北 김정은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北 김여정이 서울 땅을 밟게 될 수도 있는 노릇이다.

실례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2018년 1월 언론을 통해 '서울-평양 남북 공동올림픽'을 언급했었다. 그는 '북한 참여에 대해 평양 올림픽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에 "과도한 이념적 공세"라면서 "올림픽이 평화로 가는 열린 길이 되도록 지혜와 힘을 모을 때"라고 답변했었다.

그러면서 "올림픽이 상징하는 평화는 곧 젊은이들의 미래와 직결되기 때문에, 우리가 베풀고 좀 더 큰 것을 얻는 소통과 대화가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평양 남북 공동올림픽'에 대해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였던 조영기 現 국민대학교 교수는 지난 3일 저녁 기자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는 지난 4년간 경제·외교·안보 등 모든 부분에서 잘못한 상황에 유일한 돌파구를 '남북 관계'로 잡은 듯하나, 그마저도 잘 안되니까 '남북 공동올림픽' 등 일종의 '문화교류'로 실마리를 한번 잡아보자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북한이 핵무력을 증강하겠다고 천명했으니 국제사회에서 이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므로 실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32 올림픽 서울-평양 공동유치의 의미와 언론의 역할'포럼에서 축사하고 있다. 2019.6.19(사진=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32 올림픽 서울-평양 공동유치의 의미와 언론의 역할'포럼에서 축사하고 있다. 2019.6.19(사진=연합뉴스)

#6. '남북 공동 올림픽',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 따른다

지금까지의 취재를 종합하면, '2032년 서울-평양 남북 공동올림픽'은 30여년 전 민주당의 '86세대'로부터 시작돼 문 대통령을 거쳐 故 박원순 시장으로 향한 셈이다. 

'남북 공동 올림픽'을 강행하던 박 시장이 '여직원 성추행' 이후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취하면서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촉발됐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2032년 서울·평양 남북 공동올림픽'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자리에 앉아 있다. 뒤로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2018.02.09.(사진=연합뉴스)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자리에 앉아 있다. 뒤로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2018.02.09.(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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