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에서 '김학의 불법 출금 의혹 피의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면담한 날
정부과천청사 인근 도로에서 李지검장, 공수처장 관용차에 타고 내리는 장면 CCTV에 담겨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사건의 피의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을 만나고도 조서를 작성하지 않은 사실이 발각돼 논란이 된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쥐수사처(공수처) 처장. 이 지검장이 정부과천청사에 출입한 기록이 발견되지 않아 논란이 더 커졌는데, 이번에는 김 처장이 자신의 관용차를 제공해 이 검사장을 ‘모셔온’ 사실까지 드러났다.
지난달 7일 오후 3시 48분경 경기 과천에 위치한 공수처 청사에서 3분가량 떨어진 한 도로에서 이 지검장이 김 처장의 관용차로 옮겨타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1일 공개됐다. 이로부터 1시간 20분가량 지난 후인 같은 날 오후 5시 11분쯤 이 지검장이 똑같은 장소에서 해당 관용차에서 내리는 장면도 포착됐다.
앞서 김 처장은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한 불법 출금 사건 의혹의 피의자 이성윤 지검장을 면담하고도 조서를 작성하지 않아 ‘황제 조사’ 논란이 일었다. 뿐만 아니라 이 지검장의 정부과천청사·공수처 출입 기록이 발견되지 않아 정부과천청사에 등록된 관용차를 타고 청사로 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는데, 이번에 그 단서가 되는 영상이 공개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처장은 “관용차는 보안상 이유로 제공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법조계에서는 ‘중대한 보안 규정 위반’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장 출신의 김종민 변호사는 “보안상 이유라는 것은 궁색한 변명일 뿐”이라며 “관용차에 아무나 실어서 들락날락했다는 건 중대한 보안 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느냐. (오늘) 오후쯤 결단을 내리고 (김 처장이) 사퇴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양홍석 변호사(전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역시 “새로운 유형의 고위공직자 조사 기법을 도입했으니, 이거야 말로 인권 친화적”이라며 “그런데 우리는 이런것을 특혜, 황제 조사라고 한다”는 표현으로 김 처장의 행태를 비꼬며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법적 책임보다 무거운 공정성 침해”라며 “검사의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는 보안을 이유로 앞으로도 처장의 관용차를제공할 것인지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사건 공익신고자는 김 처장 등을 부패행위로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한 한편 김 처장이 이 지검장 등을 면담하면서 공문서인 수사보고서에 면담 장소, 참석자 등을 허위로 기재한 데 대해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혐의로 김 처장을 형사 고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는 한동안 출입 기록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가 공익신고자의 고발 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에 CCTV 영상 등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하지만 공수처가 제출한 CCTV 영상에는 공수처 청사 내부에서의 찍힌 이 지검장의 모습만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