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부터 시작된 '반아베반일 청년학생공동행동' 측 '연좌 농성'...12시간 넘게 이어져
자유연대, "경찰이 '불법집회' 방조...집회 방해자들과 경찰 측에 민·형사상 책임 물을 것"
김상진 자유연대 사무총장 "24일 집회 때 마찰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라...경찰 측이 작전 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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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종로구 소재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 '일본군 위안부' 동상(소위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연좌 농성'으로 자유연대 측 집회 개최를 불법으로 막아선 '반아베반일 청년학생공동행동' 측 관계자들은 이날 밤까지도 농성을 이어나갔다. '반아베반일 청년학생공동행동' 측 관계자들이 자유연대 측 관계자들과 대치하고 있는 모습.(사진=박순종 기자)

서울 종로구 소재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 ‘일본군 위안부’ 동상(소위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의 대치 상황은 지난밤에도 지속됐다.

23일 정오, 자유·우파 시민단체 자유연대(대표 이희범)가 ‘일본군 위안부’ 동상 앞에서의 집회 개최 우선권을 획득하고 해당 장소에서 윤미향-정의기억연대 규탄 집회를 열려다가 ‘소녀상을 정치 테러로부터 지키자’는 ‘반아베반일 청년학생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 측 관계자 10여명의 동상 앞 ‘연좌 농성’에 가로막혀 집회신고 장소에 진입하지 못 한 채 시작된 대치(對峙) 상태가 약 12시간 동안 이어진 것이다.

이날 정오 ‘일본군 위안부’가 위치한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 현장에서는 경찰이 ‘공동행동’ 측 관계자들과 다수의 정의기억연대 지지자들에 대해 집회신고를 하지 않은 채 집회 개최 선순위 단체의 집회 개최 장소를 불법 점거해 집회 개최를 방해한 행위 등을 ‘불법행위’로 보고 서울 종로경찰서장의 명(命)을 받아 네 차례에 걸쳐 경고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 측은 ‘공동행동’ 측 관계자들과 그 지지자들을 끝내 ‘연좌 농성’ 현장 밖으로 이격하지 않았다.

◇자유연대 “종로경찰서 서장과 경비과장 등을 형사고발하겠다”

자유연대 측은 특정 집단의 고의적 방해에 대한 경찰 측의 미온한 대응으로 인해 본디 신고했던 집회 개최 장소에서의 집회가 무산된 데 대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김상진 자유연대 사무총장은 집회에 동원한 차량에 부착된 확성기를 통해 “경찰 측이 고의로 ‘공동행동’ 측의 집회 방해 행위를 방조하고 있다”며 서울 종로경찰서 서장 박규석 총경과 동(同) 경찰서 경비과 과장 강경한 경정 등 경찰 관계자들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경고 방송을 내보냈다.

경찰 측의 대응에는 확실히 이상한 점이 있었다. 경찰도 인정한 ‘공동행동’ 측 불법집회는 이날 새벽부터 시작됐고, 경찰 측도 이를 인지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경찰은 ‘공동행동’ 측 불법집회가 시작된 시점 이전에 이들에게 ‘퇴거’를 명령하는 경고방송을 할 수 있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자유연대가 집회를 하겠다고 한 이날 정오가 돼서야 1차(次) 경고방송을 한 것도 모자라 4차에 걸친 경고방송을 무려 1시간에 걸쳐 내보냈다. 이에 2순위 집회 개최 단체인 ‘공동행동’ 측 집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사실상 경찰 측이 도왔다는 것이 자유연대 측 판단이다.

자유연대 측은 집회 개최를 방해한 ‘공동행동’ 측과 집회 개최를 적절히 보장하지 못 한 경찰 측 관계자들에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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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대 측 집회 개최를 방해하기 위해 '일본군 위안부' 동상을 지키겠다며 '반아베반일 청년학생공동행동' 측 관계자들은 자신의 몸과 동상을 밧줄로 묶어 연결시켰다.(사진=박순종 기자)

◇23일 늦은 밤 자유연대 측 2부 집회서 폭행 사건 발생…경찰은 ‘보고도 못 본 척’

이날 18시 이후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자유연대 측의 2부(部) 집회에서는 폭행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현장에 배치된 수많은 경찰들은 폭행 현행범을 보고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모(某) 유튜브 채널의 관계자 이 모 씨가 당시 현장에 있던 안정권 지제트에스에스(GZSS) 대표에게 침을 뱉고 김상진 사무총장의 의료용 마스크를 낚아채는 등 폭력을 행사했지만, 이 광경을 목격하고도 현장에 배치돼 있던 경찰 측 관계자들은 현행범인 이 모 씨를 적극적으로 제압하지 않고 자유연대 측 인사들로부터 떨어뜨리는 정도의 조치밖에 하지 않은 것이다.

김 사무총장은 폭행 피해 현장에서 1미터(m) 떨어진 지근 거리에 서 있던 종로경찰서 정보과 관계자에게 “지금 뭐 하고 있는 것이냐” “경찰이 폭력 사태를 조장하고 있는 것이냐”며 강하게 항의했지만, 해당 관계자는 멀뚱히 서서 김 사무총장을 바라보며 “이격하고 있다”는 대답만 할 뿐이었다.

김상진 사무총장은 현장 경찰 관계자들의 태도를 보고 곧장 112 신고를 했지만, 김 사무총장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종로경찰서 청진파출소 직원들이 사건 현장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이 모 씨는 자리를 떠나고 없어진 상태였다.

◇김상진 “24일 집회에서 경찰이 ‘쌍방폭행’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조심하라”

이날 김상진 사무총장 등에게 폭력을 행사한 이 모 씨는 몇 주 전 서울 서초구 소재 대검찰청 앞에서도 김 사무총장에게 폭력을 휘두른 바 있다. 당시 김 사무총장은 두 손을 들어 보이며 자신은 폭행 가해자에게 위해 행위를 하지 않았음을 주위의 경찰들에게 알렸으나, 현장에 있던 서울 서초경찰서 정보과 관계자가 가해자 이 모 씨와 피해자인 김 사무총장 모두를 ‘쌍방폭행’으로 몰아가려 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날 12시를 조금 넘어선 시각, 자유연대 측 지지자들을 불러 모은 김상진 사무총장은 “경찰은 상부의 눈치를 보느라 불법을 용인하고 있는 상태로 파악되고 있다”며 “이 자들은 24일 있을 우리 측 집회 현장에서 정의기억연대 측 지지자들과의 마찰을 유도하는 전략을 세운 것 같다”고 설명하고는 “24일 집회 현장에서는 절대 어떤 마찰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신신당부를 하고 이들을 해산시켰다.

한편, 이날 밤 옛 일본대사관 앞 현장에는 서울 종로경찰 서장으로 올해 초 새로 부임한 박규석 총경(직전 보직 서울경찰청 제2기동대장, 前 전남 보성경찰서 서장)이 나타나 경찰 실무자들과 회의를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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