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기지 올해만 3차례 민간인에 뚫려...끝없이 추락하는 경계실패와 군기문란
3월 16일 50대 남성 땅굴 파고 육군 수방사 예하 방공기지 내부 침입
3월 7일 좌파성향 시민 4명 제주해군기지 철조망 자르고 2명 침입
1월 3일 70대 노인 경비병 제지 없이 진해 해군기지 위병소 통과

박한기 합참의장./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 제공

박한기 합참의장이 19일 최근 군부대에 민간인이 무단 침입하는 초유의 사건이 연달아 발생한 것과 관련해 경계 태세를 보완하라는 작전 지침을 일선 부대에 내렸다. 박 의장은 일련의 경계 실패에 대해 “뼈아픈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일각에선 벌써 몇 번째 반성만 거듭하느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이날 오후 박 의장 주재로 긴급 작전지휘관 화상 회의를 개최해 특단의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최근 반복되는 경계 과오에 대한 전 장병의 뼈아픈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며 “간부들이 먼저 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군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은 한치도 뒤로 물러설 곳이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군 본연의 임무 완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군 기지는 올해에만 3차례 민간인에 의해 뚫리면서 ‘경계 실패’와 ‘군기 문란’ 파문이 빚어졌다. 지난 16일 한 50대 남성이 땅굴을 파고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방공기지 내부에 침입한 사건에 이어, 지난 7일에는 좌파 성향 민간인 4명이 철조망을 자르고 2명이 제주 해군기지에 들어가 1시간을 넘게 배회한 사건이 있었다. 또 지난 1월 70대 노인이 진해 해군기지를 무단으로 들어가 1시간 30분가량 배회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합참은 경계 작전 병력과 감시 장비 운영을 강화하고, 감시 및 경계태세·상황보고·초동조치 체계를 최우선으로 보완하라는 작전 지침을 내려보냈다. 또한 모든 부대에 경계태세를 위한 강도 높은 훈련을 시행하고 불시 검열을 통해 작전 기강을 확립도록 지시했다.

특히 지난해 6월 중순에 발생한 ‘삼척항 목선 노크 귀순’ 사태 이후 추진한 접경지역과 해·강안 경계 작전 태세도 유지하라고 주문했다.

합참은 민간인이라 하더라도 군사시설 무단 침입 등 행위를 벌인다면 법과 절차에 따라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번에 발생한 무단 침입 민간인에 대해 경찰 등 관련 기관에 엄정한 조치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지난 17일 박 의장과 서욱 육군·심승섭 해군·원인철 공군참모총장, 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이 참석한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다시 한번 뼈를 깎는 노력으로 경계 작전 시스템을 철저히 점검·보완하고 작전 기강을 확립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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