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서 비명인데 文, 올해 첫 수보회의서 "매우 의미있는 성과, 경제반등 징후 보여" 또 통계편식
곳곳에서 비명인데 文, 올해 첫 수보회의서 "매우 의미있는 성과, 경제반등 징후 보여" 또 통계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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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개월 연속 종사자 이탈시킨 '제조업' 수출 호조 주장 근거로 써..."올해 호전된다" 예상치 남발
신년기자회견서 "부정적 지표? 있어도 말 안 할수도 있다"더니 신년사 발표 때 태도로 회귀
작년 2분기까지 소득 5분위배율 최고치, '박살'난 1분위 민간 근로·사업소득 경신 외면하고
'역대최악 간신히 면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 들어 "3대 분배지표 모두 개선, 괄목할 변화" 자축
野 "'구직포기자 사상 첫 200만명↑' 보도 쏟아진 날에...조국 무죄 만드느라 신문 한장 읽을 시간이 없나?"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올해 들어서는 처음 주재한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새해 들어 우리 경제가 나아지고 반등하는 징후들이 보이고 있다"고 낙관론 설파에 나섰다. 겉보기에 유리한 경제지표만 거론해 '자화자찬'으로 일관했던 올해 신년사 발표 때의 태도로 회귀한 것이다. 낙관론의 주된 근거는 경제 성적으로 흔히 거론돼 온 경제성장률이나 취업률 등이 아닌,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관세청이 집계한 수출 통계와 소비자심리지수 등에 그쳤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보회의에서 이같이 언급한 뒤 "정부가 경제체질을 바꾸기 위해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경제활력을 높이기 위해 역량을 집중한 성과지만 무엇보다도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아주신 우리 국민 모두의 노력 덕분이다. 민생 경제의 희망을 말할 수 있어서 무척 다행이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월2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수출 호조"라면서도 "1월에는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짧아 (1월 하반기까지 포함한) 월간 집계로는 알 수 없지만 2월부터는 월간 기준으로도 증가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이 된다"고 '예상'을 내놨다.

수출 호조 요인으로는 문재인 정권 치하에서 21개월째(지난달 12월까지 집계 기준) 종사자 수가 줄고 있는 '제조업'의 수출 회복세를 꼽았다.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 조선업 등이 호전될 거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조선업을 두고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대부분을 수주하며 2년 연속 세계 1위 수주실적을 기록"했다고 평가한 뒤, "올해에는 전세계 선박발주가 작년보다 50% 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으나 역시 '예상'에 그쳤다. 

문 대통령은 이같은 예상을 전제로 "이에 따라 앞으로 2~3년간 생산과 고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통관 기준으로 집계되는 수출액도 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수출 품목이 신산업과 5G 연관산업, 2차 전지 등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다변화되고, 신북방, 신남방 지역으로 수출시장이 확대되는 것도 우리 경제의 좋은 흐름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위축됐던 경제심리도 살아나고 있다"면서 "소비자심리지수가 2개월 연속 기준값 100을 넘어서 경제회복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주식시장이 살아나는 것도 우리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을 반영한다"고 자평했다.

문 대통령은 "이러한 긍정적 흐름을 적극 살려 나가겠다"며 "규제혁신에 한층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신산업을 육성하고, 외국인 관광객 2000만 시대를 열어 대한민국 'K'를 세계 브랜드로 도약시키겠다고 정치적 수사가 섞인 공약을 덧붙이기도 했다.

또 지금까지 정부 정책의 결과로 "모든 계층에서 가계소득이 고르게 증가했고, 특히 빠른 고령화 속에서도 저소득 1분위 계층의 소득이 증가세로 전환하는 매우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고 일관되게 개선된 것처럼 주장했다.

아울러 "무엇보다도 지니계수, 5분위 배율, 상대적 빈곤율 등 3대 분배지표가 모두 개선된 것은 우리사회의 괄목할만한 변화다"고 자축했다. 정권 수뇌부에 이른바 '좋은 통계'를 약속한 현 통계청이 지난해 11월21일 발표한 2019년 3/4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를 토대로 자화자찬을 쏟아낸 것이었다. 

해당 통계보다 석달 전(8월22일) 발표된 '2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를 보면 2019년 2분기 가구원 2인 이상 일반 가구의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상위20% 소득을 하위20% 소득으로 나눈 수치)은 5.30배로 전년 2분기(5.23배)보다 악화했다. 2분기 기준으로는 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래 '최고치'를 달린 최악의 성적표였다

3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도 무려 5.37배로 2015년(4.46배) 이후 최고치였던 전년 동기(5.52배)보다 0.15배 포인트(p) 정도 하락한 데 불과했다. 3분기 통계까지 1분위(하위 20%) 가구가 민간경제에서 획득한 사업소득과 근로소득은 꾸준히 줄고, 정부재정에 기반한 이전소득 분야에만 소폭 상승이 있었을 뿐이다.

3분기 가계 평균 사업소득의 경우 전년동분기 대비 4.9% 추가로 감소해, 2018년 4분기(-3.4%) 이후 4분기 연속 감소세이자 2003년 가계동향조사 집계 이후 사상 최대 감소폭이라는 불명예를 안기까지 했다. 빈부격차의 '극단'을 달리다가 저점에서 일부 반등했다는 '두달 전 성적표'를 들어 자화자찬하기 급급한 문 대통령의 태도는 이달 중순 신년기자회견 때의 발언에 이어 현실인식이 지나치게 안이하다는 논란을 낳을 전망이다.

지난 14일 문 대통령은 "경제지표는 늘 긍정적 지표, 부정적 지표가 혼재한다"고 '양비론'적 태도를 취하면서 "제가 지난번 신년사 때, 신년사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지표를 보다 많이 말했을 수는 있으나 제가 말한 내용은 전부 사실"이라며 "부정적 지표를 말하지 않았을 수 있지만 제가 말한 내용에 대해선 전부 사실"이라고 강변했었다. 이때도 그는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전망도 국내외적으로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날 전희경 대변인 논평을 통해 "소귀에 경 읽기도 이 보단 낫겠다. 특히 오늘은 모든 언론에서 구직 포기자가 지난해 처음으로 200만명이 넘어섰다는 우울한 성적표를 쏟아낸 날임에도, 문 대통령은 오늘 새해 첫 수보회의에서 '새해 들어 우리 경제가 나아지고 반등하는 징후들이 보이고 있다'며 정부가 일관된 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자화자찬했다"고 비판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부정 지표는 점점 적어지고 긍정 지표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해 국민적 공분을 산 동떨어진 현실 인식 그대로다.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알면 이렇게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를 내놓는 것인가"라며 "혹시 조국 무죄 만들기에 사활을 거느라 아침 신문 한 장 읽으실 시간이 없으신 것인가"라고 비꼬았다.

그는 "만약 오늘 경제 신문 한 줄이라도 봤다면, 오늘 대통령은 '정부가 일자리에 역대 최대의 예산을 투입한 결과 일자리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7일)던 말을 취소하고,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을 것이다. 아니면 '취업자·고용률·실업률 등 3대 고용지표가 모두 개선됐다'(5일)던 홍남기 부총리라도 잘못을 인정하며 사죄했을 것이다"며 아무리 조국 무죄 만들기에 사활을 걸었다지만, 이 정도로 직무유기할거면 차라리 국민 앞에 파업을 선언하는 것이 낫겠다. 무능력에, 무지한 정부를 둔 국민은 오늘도 속절없이 속만 탄다"고 질타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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