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민주당 공식 유튜브채널 '씀'서 신년기획 대담 녹화 인터뷰 영상중 막말 파문...논란 일자 삭제
'총선 1호 영입' 후천적 장애인 최혜영 교수 인연 소개하며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좀 약하대요"
"사고로 장애인 된 분들 '정상적'으로 살던 꿈 꾸지 않나...그분들이 (선천성보다) 더 의지가 강하다더라"
논란 직후 입장문 통해 "심리학자 말 인용했다" 해명하면서도..."부적절한 말, 이런 일 없게 하겠다" 약속
이해찬, 앞서 2018년말 장애인위원회 발대식선 "정치권에 정상인같이 비쳐도 정신장애인 많다" 망언
李, 지난 9일 홍정민 변호사 입당 기자회견 땐 "우리 딸도 경력단절기간 있었는데 뭘 열심히 안하더라"

'인권 구호'를 앞세워 온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찬 대표(68)가 거듭된 '장애인 비하 망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1년여 전 야당을 비난한답시고 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에서 '정치권에 정신장애인'들이 많다'고 막말한 데 이어, 이번에는 뚜렷한 근거 없이 '선천적 장애인은 장애 극복 의지가 약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15일 공개된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씀'에는 이해찬 대표가 '2020 신년기획 청년과의 대화' 프로그램에 출연해 강선우 전 부대변인과 대담을 나눈 녹화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은 이 대표의 문제 발언을 편집하지 않은 채 고스란히 공개됐고, 논란이 일자 민주당은 오후 7시10분쯤 뒤늦게 영상을 내렸다.

사진=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씀' 영상 캡처.

영상에서 이 대표는 "나도 몰랐는데, 선천적인 장애인은 의지가 좀 약하대요. 어려서부터 장애를 갖고 (세상에) 나오니까. 그런데 사고로 장애인이 된 분들은 원래 자기가 '정상적'으로 살던 것에 대한 꿈이 있잖아요. 그래 갖고 그분들이 더 의지가 강하다는 얘기를 심리학자한테 들었는데..."라고 말했다. 

이는 자신이 4.15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1호' 영입인재로 모셔 온 최혜영 강동대 교수를 만난 일을 거론한 뒤 덧붙인 말이다. 최혜영 교수는 23세이던 2003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척수장애를 안고 살게 된 40대 여성이다.

이 대표는 익명의 '심리학자'를 인용하긴 했지만 발언 내용은 결국 "선천적 장애인은 후천적 장애인과 달리 꿈이나 의지가 부족하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좌파 이념집단에서 거부감을 드러내는 '정상과 비정상' 선긋기까지도 거침 없이 자행한 격이 됐다.

일각에선 '최 교수를 칭찬하려다 말실수를 했다'는 식으로 해석하지만, 최 교수가 후천적 장애인이라는 점에서 맥락이 틀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가 이날 같은 영상에서 "꿈은 자기가 자꾸 꿈을 꿀 줄 알아야 한다. 꿈이 없다고 해서 멍하게 살면 안 된다"고 말한 것 역시, 자칫 선천적 장애인을 '멍하게 사는 존재'로까지 여기는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낳는다.

이 대표는 당에서 영상을 삭제한 1시간여 뒤 해명문을 내 자신의 발언이 "심리학자의 말을 인용한" 것이라고 애써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인용 자체가 많은 장애인분들께 상처가 될 수 있는 부적절한 말이었다. 장애인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하며, 차후 인용이라 할지라도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의 장애인 비하 논란은 멀지 않은 과거에도 발생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018년 12월 28일 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에서 "정치권에서 말하는 걸 보면 저게 정상인처럼 비쳐도 정신 장애인들이 많다. 이 사람들까지 포용하긴 힘들 거라 생각한다"고 했었다. 

장애인 앞에서 장애인을 말 장난의 소재로 삼은 격이 되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장애인단체로부터 지탄받았다. 명백히 장애인을 비정상으로 규정하는 발언을 했던 이 대표는 당시 논란에 "장애인 여러분을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수습했다.

한편 이 대표는 앞서 지난 9일 민주당 '6호 영입인재'인 홍정민 변호사 입당 기자회견 당시, 소위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의 입지를 극복한 홍정민 변호사의 이력을 소개하면서 "제 딸과 나이가 같은데, 제 딸과는 생각의 차원이 다르다. 우리 딸도 경력 단절 기간이 있었는데 열심히 뭘 안 한다. 그런데 홍 변호사는 아주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발언해 논란을 샀기도 하다. 경력단절 여성을 두고 보편적으로 '열심히 뭘 안 하는' 존재라고 여기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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