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말하는 것을 보면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 장애인들이 많이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 = 이해찬 페이스북 캡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 = 이해찬 페이스북 캡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여당이 추최한 장애인을 위한 행사에서 "정치권에도 정신장애인 많다"며 장애인을 비하하고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그는 이후 논란이 일자 급히 사과했다. 그러나 집권 여당의 대표가 사실상 야당 국회의원들을 '정신 병자'에 비유하는 부적절한 발언을, 그것도 여당이 주최한 장애인위원회 발대식에서 한 것이라 비난을 피해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취임한 지 100일 하고 한 달이 지난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선천적 장애인도 있지만, 산업재해로 후천적 장애를 얻은 분들이 많아 나도 놀랄 때가 있다”며 “그런 신체장애인보다 더 한심한 사람들은”이라고 했다가, 급히 “제가 말을 잘못했다”며 말을 멈췄다.

그러면서 “우리가 더 깊이 생각해야 할 사람들은 정신장애인이다. 정치권에서 말하는 것을 보면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 장애인들이 많이 있다”며 “그 사람들까지 우리가 포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정치권’을 운운한 것은 야당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장애인에 대한 차별 인식도 드러낸 셈이다.

민주당에는 장애인 당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는 이들이 중심이 돼 꾸린 ‘장애인 위원회’ 출범을 기념해 임명장 등을 수여하는 자리였다.

논란이 거세지자, 이 대표는 행사가 끝난 후 오후 사과문을 냈다. 사과문에서는 “장애인 여러분을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으나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축사 중에 최근 유튜브나 SNS를 통해 허황된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일부 정치인들의 행태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장애가 있다는 비유를 들어 언급했다”고 사족을 붙였다.

이 대표는 최근 ‘김용균법(산언안전보건법)’ 통과 행보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산업 재해를 방조한 정부에 민주당도 책임이 있다’고 비판하지만, 산업 재해를 당한 피해자 유족을 만나 사진을 찍는 등 ‘후속 법안 통과에 최선을 다했다’는 면을 부각하는 것이다. 한편,이 대표는 지난 3일 친딘중 베트남 경제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에 있는 남자들이 (결혼 상대로) 베트남 여성을 제일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해 ‘외교 결례’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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