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른미래 "文은 '사람이 먼저'라더니…대표직 자질의심되는 망언, 사퇴하라"
민평당 "당대표 수준이 정당 수준 갈음한다" 정의당 "또 비하발언하면 퇴장카드"
與는 세줄짜리 '이해찬 사과문' 이후 사흘짼데도 당 대변인 통한 추가사과 없어

지난 28일 당내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에서 장애인을 "한심"한 존재로 전제하거나, 야권 비난 목적으로 "정신장애인"이라고 가져다 붙이는 '막말'을 연발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세종시·7선)의 설화(舌禍)가 멎지 않고 있다. 

그는 논란이 일자 급히 사과문을 내 "장애인 여러분을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수습했지만, 야당들로부터는 연신 뭇매를 맞고 있다. 논란 사흘째인 30일에는 여당 대표직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달았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2월2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 및 임명장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30일 논평에서 "이해찬 집권여당 대표의 막말이 일파만파다. 지난 28일 민주당 장애인위원회 행사장에서 이 대표는 '정치권에서는 정신장애인들이 많다', '신체장애인보다 더 한심한 사람들'이라며 장애인 비하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지켜본 국민들은 이 대표 내면에 깔려 있는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 바로 '사람'에 대한 인식 수준을 밑바닥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장애인 폄하 의도는 없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있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사람이 먼저'라 쓰고, 정부는 '내 사람 먼저' '내 캠·코·더(선거캠프·좌파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로 읽더니, 이제 여당 대표라는 사람은 '장애인과 장애인 아닌 사람'으로 재단하며 저급한 인식 수준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방송으로 뉴스로 매일 이 대표의 얼굴을 봐야 할 300만 장애인과 가족들의 뇌리에는 한탄과 수치심만이 가득 남게 됐다"며 "민주당은 이번 일로 큰 상처를 입게 된 우리 사회의 모든 장애인과 그 가족, 그리고 국민들께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 대표의 집권여당 대표로서 자질은 이미 실종됐다. 여당 대표의 뒤틀린 마음, 비뚤어진 인성 하나가 국민들에게는 그 어떤 악행보다 더 악독한 해악이 된다"면서 "깨끗하게 책임지는 모습으로 당대표직에서 즉시 내려오기 바란다"고 압박했다.

한국당은 전날(29일) 김순례 원내대변인 논평을 통해서도 "(이 대표의 발언은) 배설 수준에 가깝다"며 "정치는 포용과 협의에서 이뤄지는데도 야당을 정치적 동반자가 아닌 '정신적 장애인'으로 생각하는 이 대표가 정상이냐"고 반문, 이 대표의 사과와 직 사퇴를 촉구했었다.

바른미래당은 30일 당 전국장애인위원회가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와 국회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이 대표의 발언을 "전체 장애인의 인격과 자존감을 짓밟고 약자와 소외계층을 무시하며 자신만 우월하다는 선민의식을 드러낸 망언"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자신의 망언에 대해 전체 장애인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당대표직에서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범(汎)여권으로 분류되는 민주평화당까지도 이날 오전 문정선 대변인 논평을 통해 "당대표 수준이 그 정당의 수준을 갈음한다"며 "의도가 아니었다는 변명과 적당한 사과로 무마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다만 민평당은 이 대표의 막말 논란을 계기로 이른바 '차별금지법' 제정을 여당에 요구했다.

정의당 역시 29일 정호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 대표가) 폄하할 의도가 없다고 하지만 베트남 이주여성에 이어 장애인까지 비하발언을 한다"며 "집권여당 대표의 반복된 비하와 차별적 발언은 결코 실수라 할 수 없다"고 '이례적으로' 민주당과 각을 세웠다.

이어 비판수위를 한층 높였으나 대표직 사퇴까지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부서질 듯 메마른 인권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이 대표와 민주당은 특단의 대책이라도 내놔야 한다"며 "어물쩍 넘어가 또 다시 비해와 차별적 발언을 내뱉는다면 경고가 아닌 퇴장카드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정호진 대변인은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 대표 막말 논란 당일인 28일 이 대표의 세줄짜리 사과문을 배포한 뒤, 30일 오후(3시 기준)까지도 당 대변인 명의의 사과 논평을 내지 않고 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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