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함께, 30일 통일부 앞 기자회견 개최
“정부와 통일부는 권력 남용, 살인방조 행위에 책임을 져야”
“국민의 생명을 먼지처럼 여기는 정부는 내 생명도 언제든지 앗아갈 수 있어”

남북함께는 30일 서울 통일부 앞에서 김연철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사진=양연희).

통일부 앞에서 노숙 단식을 이어갔던 탈북민들은 30일 오전 서울 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열철 통일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남과 북이 함께하는 대한민국 국민모임(남북함께)’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탈북민을 굶겨 죽이고 북한이 인신공양한 통일부 장관 김연철은 즉각 사퇴하라”고 했다.

남북함께는 “서울 한복판에서 탈북민 모자가 굶주려 생을 마감했을 때 통일부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탈북민들이 차린 분향소에 조문도 오지 않았으며, 탈북민들의 요구를 무시한 채 장례를 날치기로 해버렸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게다가 통일부는 지난 11월 7일 목숨 걸고 대한민국을 찾아온 20대 탈북 청년 두 명의 눈을 안대로 가리고 밧줄로 포박한 채 사형당할 가능성이 명백한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남북함께는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8년 2월 8일 청와대 비서실장으로서 어선을 타고 탈북한 4가족 22명을 강제북송시켜 모두 총살당하게 만든 전력이 있다”며 “지난해에는 민변을 앞세워 중국에서 탈북한 12명의 북한식당 여종업원들을 북한으로 보내려고 했으며 이낙연 국무총리는 당시 국정감사장에서 ‘이들을 돌려보낼 수 있다’는 망발을 지껄였다”고 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권은 2018년 12월 목선을 타고 탈출한 탈북민 가운데 3명이 피골이 상접해 1주일 이상 치료가 필요함에도 북한의 요구에 응하여 이틀 만에 이들을 강제북송했다”며 “일본 언론에 의하면 올해 발견된 북한 목선만 140여 척”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와 통일부는 공권력을 사용해 무고한 국민을 사형해 처하게 한 권력 남용, 살인방조 행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앞으로도 정부와 통일부는 북한이 요구한다면 탈북민들에게 온갖 죄명을 걸어 안대를 씌우고 포착한 채 북한에 넘겨 보낼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했다.

남북함께 “우리는 결단코 대한민국 국민인 탈북민들의 목숨을 북한과 내통하는 듯한 정부의 칼도마 위에 올려놓는 반역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며 “통일부 장관 김연철이 사퇴할 때까지 우리는 정부청사 앞에서 목숨을 건 단식과 1인 시위 등을 이어갈 것이며 필요할 경우 이보다 더한 강경 대응도 불사할 것”이라고 했다.

사진=양연희

통일부 앞에서 노숙 단식 12일을 했던 김태희 자유와인권을위한탈북민연대 대표는 “요즘은 대한민국이 점점 북한스러워진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해군으로 복무 중인 우리 아들이 정부로부터 탈북민들을 태운 선박을 강제로 북한으로 돌려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상상을 했다. 탈북민 어머니를 둔 아들에게 이런 비애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에 입국한 탈북민들의 안정적인 생활 대책은 뒤로 한 채 툭하면 핵과 미사일로 한국을 협박하는 북한에 모자보건법 지원 명목으로 거액의 국민세금을 보내 김정은에게 아부하려는 자가 어떻게 대한민국의 국무위원인 통일부 장관이고 통일을 책임진 주요 직책에 있을 수 있겠는가”라며 “문재인 정권은 동해와 서해를 통해 탈북하는 북한주민들을 얼마나 많이 북한에 조공했는지 그 죄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했다.

통일부 앞에서 4번째 릴레이 노숙 단식을 이어간 성현모 목사(마라톤 교회)의 아내는 남편의 편지를 대독했다.

성 목사는 이날로 13일째 단식 중이었다. 그는 편지에서 “편안히 목회하던 제가 이곳에 나온 것은 조금씩 중국과 북한으로 다가가는 문재인 정권의 모습을 보면서 지금이 아니면 북한처럼 ‘검은 것을 검다하고 붉은 것을 붉다 할 수 없는’ 시간이 다가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가장 미약한 힘을 가지고 가장 강렬하게 목숨을 내어놓고 사회주의, 공산주의와 맞서 싸우는 이들은 바로 탈북민들”이라며 “나는 이제 이들과 친구가 되어 끝까지 싸울 계획”이라고 했다. 성 목사는 이날 기자회견 후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통일부 앞 1인 시위에 나선 송혜정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국민을 죽을 줄 알면서도 북한으로 돌려보내다니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나”라며 “국민의 생명을 먼지처럼 여기는 정부는 내 생명도 언제든지 앗아갈 수 있다”고 했다. 송 씨는 “탈북자들이 홀로 정부와 맞서 싸우게 두지 말자”며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지금까지 통일부 앞에서 단식 릴레이를 이어간 사람들은 탈북민 3명을 포함해 총 4명이다. 탈북민 이동현 씨 8일, 탈북민 주일용 고대 트루스포럼 대표 4일, 탈북민 김태희 대표가 12일을 엄동설한에 텐트 안에서 노숙하며 단식을 이어갔다. 이후 성현모 목사가 이날까지 14일을 단식했다. 이와 함께 시민들은 통일부 앞에서 매일 점심시간과 오후 퇴근시간 1인 피켓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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