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심판 봉쇄' 연동형비례제 선거법, '정권수사 차단' 공수처법...프랑스 혁명 뒤의 공포정치와 닮지 않았나"
"로베스피에르 '공안위원회'로 최소 1만명 이상 처형, 물품 최고가격제로 市場 무력화...민주주의 죽여나갔다"
"폭정의 주역으로 단두대 위에 섰던 로베스피에르...'평등'의 이름으로 '자유' 가치를 덮은 죄도 용납 안돼"
"많은 공산주의-사회주의 정치지도자들 '평등' 팔아 권력 강화하고, 새로운 지배계급으로 들어섰다"
"지금 우리 사회도 '실세집단' 새 기득권 형성돼 공정-정의 짓밟고, 경제적 불평등 심화돼 국민 삶 더 악화"
토크빌 어록 들어 "평등 욕구 너무 크면 사람들은 자유를 유보한 노예상태의 평등 추구하게 돼" 우려

김병준 자유한국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문재인 정권을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한 배신자"로 빗대어 강경 비판했다.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정부는 자신들의 실패를 덮기 위해 법과 제도를 자신들의 입맛대로 바꾸고 있다. 선거의 정권심판 기능을 죽이는, 그래서 '정권심판봉쇄법'이라 할 수 있는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만들고, 정권수사차단법이라 부를 수 있는 공수처법을 만들기 위해 뛰는 것 등"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전 비대위원장은 "'프랑스 혁명' 뒤의 그 무엇과 닮은 것 같지 않나"라고 에둘러 경고했다. 그는 "프랑스 혁명 이후 있었던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를 예로 들며 "자유와 평등을 부르짖었던 그는 권력을 잡자 곧 바로 빈부격차와 신분격차를 없애고, 보통의 시민이 주도하는 세상을 만든다는 이름으로 자신의 권력을 강화했다"고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이어 "공포정치의 상징인 '공안위원회'를 주도하며 적게 잡아도 1만명이 훨씬 넘는 사람들을 처형했다. 물품의 최고가격을 정하는 등 시장(市場)을 무력화시킨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죽여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로베스피에르를 소위 반(反)혁명분자 처형 등 공포정치에 앞장섰다가 결국 '폭정의 주역으로 체포되어 단두대 위에 선' 인물로 술회했다.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사진=연합뉴스)

김 전 비대위원장은 "로베스피에르, 그에 대한 평가는 아직도 엇갈린다. 죽어 마땅한 폭정을 했다는 평가도 있고, 누구보다 나라를 사랑했다는 평가도 있다"며 "그러나 평등의 이름으로 자유의 가치를 덮은 어리석음과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죽인 죄는 쉽게 용납되고 용서될 수 없는 일이다. 모두 당시의 사회변화와 역사의 흐름을 잘못 읽은 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가 폭정의 주역으로 체포되어 단두대 위에 서던 날, 그가 그토록 '위한다'고 부르짖었던 노동자 농민을 비롯한 일반시민들도 더 이상 그에게 동정을 보내지 않았다"며 "이들에 있어서도 그는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한 배신자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로베스피에르뿐만이 아니다.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지도자 등, 수많은 정치지도자들이 '평등'을 팔아 자신들의 권력을 강화했다. 하지만 모두 실패했다"며 "그들이 만들이 낸 세상은 평등하지도,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았다. 계급이 없어진 자리에 새로운 지배계급이 들어섰고, 시민들은 과거보다 더 큰 공포와 불평등, 그리고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살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자유와 평등' 구호에 관해 김 전 비대위원장은 1830년, 20대 후반의 나이로 '미국의 민주주의'를 저술한 알렉시스 드 토크빌도 거명하면서 "토크빌이 살아 있다면 지금의 우리사회를 어떻게 볼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토크빌이 보게 될 우리나라의 사회상을 "불평등과 불공정에 대한 분노를 부추겨 권력을 잡고, 이를 해소한다는 이름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기득권자'와 '적폐'로 몰고, 과도한 임금규제와 노동시간 규제 등, 시장에 대한 개입을 키우고...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실세집단'이 새로운 기득권을 형성하며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짓밟고,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민의 삶은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묘사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많은 사람이 '평등한 세상'을 꿈꾼다. 내가 너무 힘이 없거나 너무 못 사는 것도 싫고, 남이 너무 큰 힘을 가지고 너무 잘 사는 것도 싫다. 때로 이러한 생각이나 욕구가 너무 커, 평등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면 자유를 누릴 권리는 유보해도 좋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고 서술했다. 그는 이를 토크빌의 어록으로 소개하면서, "사람들은 자유로운 상태에서의 평등을 추구한다. 그러나 그것이 불가능할 때는 노예상태에서의 평등이라도 추구하게 된다"는 격언도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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