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아프고 화도 난다...제1야당을 제외한 채 이런 엉터리 예산을 어거지로 통과시켰다"
"부동자금 규모가 크게 늘어가고 있어...통계에 잡히지 않는 것까지 포함하면 1100조원 될 것으로 추정"
"文정부 눈에는 이 돈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투자와 소비 부진 등 돈이 이렇게 쌓이도록 한데 대한 반성도 없다"
"내년 한 해에 늘어날 국가 부채만 해도 60조원, 이를 걱정하니까 '재정이 비교적 건전한 상황이라 괜찮다'고 말해"
"돈 모으느라 허리띠 졸라 매어가며 산 아버지를 둔 흥청망청 아들. 바로 그런 탕아의 모습"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소위 4+1 협의체의 사실상 예산안 날치기 통과에 대해 "이러고도 잠이 오나? 그렇게라도 통과 시킨 게 다행이라 생각되나? 그렇다면 여러분은 이 나라의 대통령도, 장관도, 국회의원도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병준 전 위원장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부동자금이 점점 더 쌓이는 가운데, 정부는 정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예산만 늘리고 있다. 빚도 따라서 늘어가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화도 난다. 더욱이 이런 엉터리 예산을 제1야당을 제외한 채 어거지로 통과시켰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예산안 날치기 통과로 정국이 혼란스럽다. 많은 비판이 있으니 같은 말을 더 보태지는 않겠다"면서도 "하지만 예산안 그 자체에 대해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어 몇 자 적어본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부동자금의 규모가 크게 늘어가고 있다. 통계에 잡히는 규모로는 1000조원,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것까지 포함하면 1100조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또 "내년 예산의 두 배가 넘는 규모인데, 이 자금의 5분의 1, 아니 10분의 1이라도 산업이나 연구개발, 아니면 지역개발이나 지역균형발전 쪽으로 움직이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잘 디자인하면 정부예산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우리의 삶과 재정을 더 여유롭게 하는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눈에는 이 돈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 투자와 소비의 부진 등 돈이 이렇게 쌓이도록 한데 대한 반성도 없고, 또 어디로 어떻게 흐르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없다"며 "시장에 대한 적대적 감정과 시대착오적인 국가주의적 사고로 무장된 사람들에게 이 돈이 보이겠나. 보여봐야 '있는 자들'의 이기심이 만든 '적폐' 정도로 보일 것이다. 노동자와 서민의 땀을 훔친 결과 정도로 말이다"라고 했다.
아울러 "그러다보니 일자리 문제와 지역개발 문제 등 시장과 부동자금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문제들까지 국가예산으로 해결하려 든다"며 "그 중의 상당 부분은 매표행위로 종결되고 있다. 돈 쓰는 재미가 쏠쏠한 것이다. 그 결과 부동자금은 점점 더 늘어나고, 정부예산과 국가부채 또한 끝없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내년 한 해에 늘어날 국가 부채만 해도 60조원, 이를 걱정하니까 '재정이 비교적 건전한 상황이라 괜찮다'고 말한다"며 "틀린 말 아니다. 다른 국가에 비해 우리의 재정은 비교적 건전하다. 하지만 이걸 말이라고 하나. 돈 모으느라 허리띠 졸라 매어가며 산 아버지를 둔 흥청망청 아들. 바로 그런 탕아의 모습"이라고 했다.
한편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지난 10일 한국당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평화당·대안신당(4+1)이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을 사실상 날치기 처리했다. 정부 원안(513조 4580억원)에서 1조 2075억원을 순삭감(9조 749억원 감액, 7조 8674억원 증액)한 512조 2505억원 규모다. 올해 예산안인 469조 5700억원보다 42조 6805억원가량 늘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