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사실로 보려 하지 않는 성향이 文과 진보 진영에 뿌리박혀 전체주의로 흐를 가능성이 커...이게 제일 걱정"
"文과 盧는 완전히 달라...盧는 공정-정의 진심으로 존중, 文정부의 아이콘이란 조국과는 딴판"
"盧정부는 시장에 대한 이해 있어 韓美 FTA도 했고, 분양가 원가 공개에도 반대...文정부는 시장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없다"
"최저임금제 밀어붙여 부작용 자초한 것부터 그래...제주 해군기지나 원전도 반대, 盧정부 정책과 다 거꾸로 가"
"文의 의식 구조? 퇴임 후에 대한 걱정 있을 것...그래서 지지층을 어떻게든 유지하고 싶은 욕구 클 것"
"그러나 그 사람들이 文과 끝까지 같이 가줄까? 아니다. 결국 정권 말기 되면 현직 대통령은 버리는 것"
"文, 이영희 교수 저서나 '해방 전후사의 인식' 같은 책들 읽으며 자신이 꿈꾸는 세상 형성했을 것"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문재인 정권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와는 가치도, 정책도, 인적 구성도 완전히 다른 별개의 권력"이라며 "국민의 자유를 줄이고 정부의 권력 확대를 추진하는 국가주의 정권인데 조국 사태를 지나면서 '전체주의'로 치닫는 경향까지 보여 극히 우려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2년간 정책실장을 지낸 바 있다. 당시 같은 기간 문 대통령은 민정·시민사회수석을 역임했다. 김 전 의원장으로선 그만큼 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볼 기회가 많았다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4일 보도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자신의 견해를 밝힌 뒤 "조국 장관이 스스로 밝혔듯이 이 정권의 최종 지향점은 일종의 사회주의를 향하는 듯하다. 그동안 정의와 공정을 내세우다가 조국 사태로 자신들이 정의롭지 않은 현실이 드러나니까 가면을 벗어던지고 노골적으로 좌파 전체주의로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고 했다.

또 "말로는 '다 같이 잘 사는 사회'인데 현실 사회주의는 '다 같이 못 사는 사회'로 귀결되지 않았나. 그런데도 이 정부 사람들은 1920, 30년대에나 통했던 철 지난 이념을 추구하고 있다"며 "내가 꿈꾸는 세상은 개인의 자유권이 확대돼 창의성이 한껏 발휘되고, 국가는 경쟁에서 처진 사람을 돌보는 구조다. 그런데 문 정부는 개인과 기업의 자유를 억압하고, 국가가 모든 것을 통제하는 전체주의로 가고 있다. 흔히 문재인 정부를 노무현 정부 후신으로 보는데 두 정부는 완전히 다르다"고 단언했다.

김 전 위원장은 두 정부가 완전히 다른 이유에 대해 "노무현은 공정과 정의를 진심으로 존중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당했다가 헌재에서 기각 판정을 받은 직후 (나에게) '내가 가진 건 명분뿐인데 내 참모들이 돈 받은 게 드러났으니 어찌 나라를 끌고 갈 수 있겠나'고 하더라. 헌재에서 무죄 판정을 받았는데도 하야를 생각한 것이다"라고 회상했다.

아울러 "노 대통령은 가족들이 금전을 수수한 사실을 전혀 몰랐지만 내게 '그렇다고 내가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했다"며 "문재인 정부의 아이콘이란 조국과는 딴판이다. 표창장이니, 펀드니 다 가족들이 했다면서 피해 가려 하는데, 조국이 도덕적 책임이 없나? 어려울 때마다 노무현을 팔며 표몰이를 해온 사람들이 노무현과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어 "노 정부는 시장에 대한 이해가 있었다. 그래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했고, 분양가 원가 공개에도 반대했다"며 "그러나 문 정부는 시장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다. 최저임금제를 밀어붙여 부작용을 자초한 것부터 그렇다. 또 제주 해군기지나 원전도 반대한다. 노 정부 정책과 다 거꾸로 간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004~2006년 문 대통령과 함께 일할 당시 느꼈던 대통령의 성향도 밝혔다. 그는 "문 대통령은 당시 청와대 비서실의 최고 중심 인물이었다. 상황 회의를 매일 같이했다"며 "보통 수석들은 자신의 영역이 아닌 사안에도 의견을 많이 낸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정말 말을 안 했다. 무책임일 수도 있고 무관심일 수도 있다. 나는 후자로 본다. 다만 인권, 노동, 환경, 통일에는 관심이 많더라. 그래서 이정우 실장 등 진보적 인사들과 잘 어울렸다"고 회상했다.

김 전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의식 구조에 대해선 "(문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들의 비극을 다 지켜봤지 않나. (퇴임 후 안위에 대한) 걱정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지지층을 어떻게든 유지하고 싶은 욕구가 클 것"이라며 "그러나 그 사람들이 문 대통령과 끝까지 같이 가줄까? 아니다. 예컨대 노조 세력은 정부로부터 뭘 자꾸 얻어내야 하는데 정부가 그렇게 무한정 줄 수는 없다. 결국 정권 말기가 되면 노조는 차기 대권 주자에 붙게 된다. 지지율 빠지고 국민에 욕먹기 십상인 현직 대통령은 버리는 것이다"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친(親) 노무현 지지층과 친 문재인 지지층이 다른 점도 설명했다. 그는 "친노는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해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집단인 반면 친문은 문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 출마할 당시부터 그를 옹립한 민노총과 참여연대·통합진보당 세력 등이 주축이다"라며 "스스로는 집권을 못 하니 노무현의 상징성을 지닌 문재인과 합체한 거다. 친노는 집합적 개인이지만 친문은 고도로 조직화된 세력이다. 훨씬 더 이념적이고 훨씬 더 강력하다"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1970~80년대 읽은 이영희 교수 저서나 '해방 전후사의 인식' 등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는 얘기엔 "그럴 가능성도 있다. 그런 책들을 읽으며 자신이 꿈꾸는 세상을 형성했을 거다"라며 "그런데 대통령이 돼서 그걸 실현하자니 한편으로는 겁이 났을 것이다. 겁이 나는 사람의 특징은 정보를 자기 좋은 것만 선별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거다. 사실을 사실로 보려 하지 않는 성향이 대통령과 진보 진영에 뿌리 박혀 전체주의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이게 제일 걱정된다"라고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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