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서지현 검사 사건때 철저한 진상규명과 엄중한 문책 강조
일파만파 확산되는 親與좌파 문화인 이윤택-고은 파문에는 일절 언급 않아 대조
'탄핵 정국' 당시 고은에게 "가장 아름다운 복수는 우리가 그들과 다르다는 것 보여주는 것" 역설
네티즌들 "당신들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겠다" 냉소...또 하나의 '내로남불'

문재인 대통령은 성폭력 예방·근절을 강조하면서 국민들이 주목하는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직접 사건에 대해 언급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최근 자신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윤택 연출가와 고은 시인이 연거푸 성폭력 사건에 연루된 것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사진 청와대 카드뉴스) 

 

사회적 이슈가 된 성폭력 사건에 대해 항상 직접 나서 지시하던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는 좌파 문화계 거물(巨物) ‘이윤택-고은’ 성추행,성폭행 파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일절 입을 열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JTBC에 출연해 8년 전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서지현 검사의 사건에 대해서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거나 ‘성폭력 피해를 방관하는 부처 장관은 엄중히 처벌하겠다’는 등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지난달 30일 '황제 도시락 논란'을 빚었던 청와대 장차관 워크숍에서 문 대통령은 전날 있었던 서 검사의 성폭행 주장에 대해 언급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검찰 내 성폭력 사건이 드러났고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문화를 만들어 달라”며 “피해자가 두려움 없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풍토가 만들어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달 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서 검사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하며 “정부는 직장 내 성폭력 근절에 대해 이번 기회에 끝을 본다는 비상한 각오로 임해 달라”며 “법무부와 검찰은 직장 내 성폭력 근절의 중요한 시금석이 될 사건임을 명심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드러나는 사실에 대해 관련자에게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피해자가 2차 피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문제 제기를 못하는 일이 없도록 조직적인 은폐나 2차 피해가 발생할 경우 가해자뿐만 아니라 기관장이나 부서장까지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서 검사의 성폭력 주장 이전에도 각종 성폭력 사건에 대해 직접 지시에 나서며 적극성을 보인 바 있다. 지난해 8월 성폭력과 연관된 몰래카메라 사건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는 발언을 두 차례나 했고 지난해 11월에도 성폭력 근절을 위해 각 부처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성추행 문제에 대해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대응했던 '과거'와 달리 이런 사건들보다 훨씬 질이 나쁘고 충격적인 '이윤택-고은 사건'에 대해서는 아직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두 사람이 모두 문 대통령 및 현 집권세력과 가까운 사람이어서 곤혹스럽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윤택 연출가는 문 대통령의 고교 동기동창으로 지난 2012년 대선 때 방송을 통해 문재인 후보 찬조연설을 한 인물이다. 이윤택의 추악한 성폭력을 둘러싼 폭로는 지난 14일부터 쏟아지기 시작했고 최근까지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했지만 추가 피해자들이 잇따라 고발하며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또 고은 시인은 좌파 문학계의 원로(元老)로 2000년 '김대중-김정일 회담' 때 김대중 대통령과 평양을 함께 방문한 문인으로 최영미 시인의 시(詩) '괴물'의 주인공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은에게 사과한 문재인 대통령.(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문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각종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한 고은과 관련해 '탄핵 정국'이 진행 중이던 2016년 12월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은 선생님, 그리고 수많은 문화예술인들께 미안합니다. 가장 아름다운 복수는, 우리가 그들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에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최근 소셜미디어에는 문 대통령의 당시 페이스북 글을 인용해 "고은의 행태를 보니 당신들은 확실히 '그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겠다"며 비꼬는 글들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이번 사례는 현 집권세력의 또 하나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행태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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