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방송계 종교계 성폭력 가해자 대거 수사 대상
경찰 "19명 조사 中",,,김해 '번작이' 대표 조증윤씨 체포

 

 

최근 문화계, 방송계, 종교계의 좌파 성향 인사들을 중심으로 잇달아 터져나오는 성폭행 사례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당국이 뒤늦게 수사에 착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성폭력 피해자가 폭로한 경우는 경찰과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피해자의 폭로가 있는 경우 형사고소 의사를 확인하고, 친고죄 조항이 삭제된 2013년 6월 이후 사건은 피해자 고소가 없더라도 적극 수사하라”고 말했다. 지난 2013년 6월19일부터 성폭력 범죄에서 친고죄 조항이 사라졌고 피해 사실을 신고하는 것만으로도 가해자를 조사하고 처벌할 수 있게 됐다. 

그는 "강자인 남성이 약자인 여성을 힘이나 지위로 짓밟는 행위는 어떤 형태의 폭력이든, 어떤 관계이든, 가해자의 신분과 지위가 어떠하든,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곪을 대로 곪아 언젠가는 터져 나올 수밖에 없던 문제가 이 시기에 터져 나온 것"이라며 "부끄럽고 아프더라도 이번 기회에 실상을 드러내고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하순 서지현 검사의 성피해 폭로에는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자신을 지지한 좌파 문화계 거물(巨物) ‘고은-이윤택’ 성폭력 파문이 불거진 뒤에는 일절 입을 열지 않고 침묵을 지켜 또 하나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행태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경찰은 문 대통령의 지시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이다. 경찰은 이날 문화예술계를 포함해 이름이 알려진 유명인 19명에 대한 성폭력 혐의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지도가 어느 정도 있는 사람들 위주로 현재 19명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처음에 9명이었다가 인원이 늘었고 정식 수사 착수가 3건, 금명간 영장을 검토하는 사안이 1건"이라고 말했다.

이 청장은 "고소·고발이 들어온 사안은 물론 SNS에 올라온 성폭력 피해 폭로 글, 언론보도, 관련 제보 등을 살펴본 뒤 공소시효 완료 여부, 법 개정에 따른 친고죄 해당 여부 등을 확인하고서 수사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경남지방경찰청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연출자라는 신분을 이용해 미성년자를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김해의 극단 ‘번작이’ 대표 조증윤 씨(50)를 체포했다. 이는 ‘미투’ 사건의 가해자를 대상으로 한 경찰의 첫 강제수사다. 경찰은 피해 여성들의 성범죄 시점과 장소 등의 진술을 기초로 조 씨의 성폭행 혐의를 파악할 예정이다. 

또 경찰은 성추행 혐의를 받는 배우 조민기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은 성추행 등 피해자의 진술을 확보했고 이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성폭력 가해자인 고은(시인), 이윤택(연극 연출가), 하용부(인간문화재), 오태석(극작가), 윤호진 (뮤지컬 연출가), 변희석(뮤지컬 음악감독), 조근현(영화감독), 배병우(사진가), 조재현, 한명구, 이명행, 최일화(이상 연기자) 등과 성폭력 의혹이 불거졌지만 자신은 이를 부정한 오달수(연기자) 등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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