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당한 유성기업 임원 경찰 진술…"맞아죽을 뻔 했다"
폭행당한 유성기업 임원 경찰 진술…"맞아죽을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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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상무 "1시간여 폭행당하면서 살해협박까지 당했다"
폭행한 민노총 조합원들, 아직도 불구속 상태…영장도 기각
전치 12주 치료 마치고 또 가해자와 얼굴 맞대야
충남 유성기업 김모(49) 상무의 피해자 진술서. (사진 = 연합뉴스)
충남 유성기업 김모(49) 상무의 피해자 진술서. (사진 = 연합뉴스)

민노총 조합원들에게 폭행당한 유성기업 김 모 상무(49)의 첫 피해자 조사가 이뤄졌다. 이는 폭행이 있은 지 12일 만이다. 김 상무는 당시 코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어 현재 치료 중이다.

유성기업 노무담당 임원인 김 상무는 지난 4일 오후 8시부터 충남 아산경찰서에 출석해 피해자 조사를 받았다. 김 상무는 이 자리에서 사건 당시의 상황에 대한 내용을 A4용지 4장에 자필로 작성해 경찰 측에 전달했다.

진술서는 "맞아 죽을 뻔했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앞서 민노총 측은 "한 시간 동안 폭행했다는 건 가짜 뉴스"라며 실제 폭행 시간이 2~3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경찰 역시 "CCTV 분석을 통해 확인한 폭행 시간은 2~3분이다"라고 했다. 유성기업 측은 이에 즉각 항의했고, 이날 김 상무의 진술서에도 "한 시간 동안 폭행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민노총 노조원들의 김 모 상무 폭행은 지난 22일 오후 4시경 충남 아산시 둔포면 유성기업 아산공장 본관동 2층 노무담당 대표실에서 일어났다. 당시 민노총 소속 유성기업 금속노조원 10여 명은 김 상무를 집단폭행하며 협박했다고 한다.

진술서에는 "(민노총 조합원들이) 폭행하면서 '니는 여기서 못 살아나가' '신나통 가져와' 등 살해협박을 했다. 사무실 내 각종 집기를 얼굴에 던졌는데 피하지 못했다면 죽었을 것"이라며 "집단구타와 폭력으로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이 있다면 누가 날 지켜줄 것인지 모든 세상을 믿을 수 없게 됐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 형사상 폭행 사건은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하지 않는 범죄)다. 그런데 김 상무는 "처벌 의사를 말하는 것도 두려워하는 세상이 원망스럽다"고 했다.

당시 회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금속노조 조합원들에게 막혀 40여 분 간 사건을 해결하지 못했다. 또한 폭력에 가담한 노조원들이 사무실을 빠져나가는 동안 단 한 명도 검거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당시 "40여 명의 노조원이 대형을 이루고 막는 바람에 진입이 어려웠고, 김 상무가 폭행당하며 내지른 비명소리 역시 (노조 측) 구호소리에 막혀 듣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폭행 이후 상황도 포함돼 있다. 김 상무는 "(폭행 이후) 핏자국을 지운다고 물청소를 하고 피 묻은 종이와 천을 모두 수거해 가는 게 정말 우발적인 폭행이냐"면서 "지금도 (민노총 조합원들이) 병원까지 쳐들어오는 상상을 하면 검은 옷과 모자 차림의 사람을 쳐다보지 못하겠다"고 했다. 이는 최철규 유성기업 대표가 경찰 측 대응을 문제삼으며 진술한 내용과 일치한다.

그런데 경찰은 폭행 후 일주일이 흐른 지난달 29일에서야 민노총 조합원들에 대한 출석 요구서를 발송했다. 경찰은 유성기업 노조 사무실에 대해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전지법 천안지원 표극창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현재까지 제출된 수사기록만으로는 수사를 위한 압수수색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폭행 가해자인 민노총 조합원 7명, 공무집행 방해 혐의를 받는 조합원 5명(1명 중복)은 노조 품에 있다.

민노총 조합원 7명에게 1시간동안 폭행당했다는 유성기업 김모 상무. (사진 = 유성기업 제공)
민노총 조합원 7명에게 1시간동안 폭행당했다는 유성기업 김모 상무. (사진 = 유성기업 제공)

김 상무는 이날 경찰에 진술서를 제출하는 한편, 한국경제와의 인터뷰도 진행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나는 2015년에 유성기업에 입사해 과거 노사갈등과 무관한데도, 노조 측이 (자신을) 8년 간의 '노조파괴범'으로 몰고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치료를 마치고 회사에 복귀해도 자신을 폭행한 가해자들과 또 대면해야 한다. 2010년 노조 측이 체결한 협상에 "'정당한' 쟁의기간 중 회사가 조합원을 징계 또는 해고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폭행 가해자인 민노총 조합원 11명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경찰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일부인 6명에 대한 조사가 지난 4일 이뤄졌는데, 가해자들은 오는 7일과 12일로 출석 기일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영장을 다시 청구하는 한편, 당시 현장 출동 경찰들의 직무유기 여부에 대한 자체 조사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상무는 경찰을 원망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신문을 보니 현장에서 강제 진압하다 불상사가 생기면 (일선) 경찰관이 징계를 받고 손해배상까지 해줘야 한다는데, 일선에 계신 분들이 할 수 있는게 무엇이 있겠냐. 가슴만 아플 뿐"이라고 말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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