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저서엔 "南北정상 합의는 '국가간 조약'"…靑 이중잣대 논란 가중
文대통령 저서엔 "南北정상 합의는 '국가간 조약'"…靑 이중잣대 논란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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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靑대변인은 전날 "北 국가 아니고, 北과 어떤 합의도 조약 아니다" 단언
野 "文 먼저 입장 철회하라…집권 前後 말이 이렇게 달라 무슨 지도자 자격 있나"
"단독비준 합법화하려면 北과 공동선언은 뭔지, 판문점선언 국회비준요청 이유도 분명히 밝혀라"
"평양선언 후속합의라 국회 동의 필요없다더니, 독자선언이라며 정부 비준한 논리는 어쩔거냐"
"그 어떤 안보합의도 재정부담이나 입법사항만 없으면 국회동의 불필요? 국민 너무 우습게 봐"
김의겸 "내 발언 헌법적 측면만 부각됐다"며 "北 법적 지위 규정 단순치 않다" 발뺌
"70년 남북관계 법리논쟁으로 재단 안 된다"며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요청으로 회귀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남북 정상간 합의한 4.27 판문점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의 국회 비준동의 여부 등을 놓고 '이중 잣대'를 발휘하고 있다는 논란이 확산 중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4일 문 대통령의 남북 군사합의서 비준을 두고 야당이 현행 헌법 제60조 1항을 들어 '위헌(違憲)'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근본적 법리 오해"라며 "위헌 주장 자체가 오히려 위헌적 발상"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10월22일 춘추관에서 세간의 '청와대 인사 사칭 행태'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10월22일 춘추관에서 세간의 '청와대 인사 사칭 행태'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김의겸 대변인은 "(위헌) 주장의 근거로 든 헌법 60조는 '조약'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조약은 '국가 간 합의'를 말한다"며 "하지만 북한은 헌법과 우리 법률 체계에서 국가가 아니다"고 했다. 이어 "'남북 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회 (비준) 동의를 필요로 한 것은 '중대한 재정적 부담'이 있거나 '입법 사항'인 경우"라며 남북 군사합의서는 두 조건에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과 맺은 어떤 합의·약속이건 조약 대상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김 대변인의 발언 중 '북한은 헌법과 우리 법률 체계에서 국가가 아니'라는 말 자체는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이는 지금껏 ▲일부 대북제재를 유예하면서까지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측 대표단을 초청하고 ▲대한민국 정부가 1948년 세워진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라는 역사교과서 서술을 삭제하고 ▲통일부 장관과 정부기구 역사가 짧은 대남(對南) 선전전담 조평통 위원장이 마주앉는 '급이 안 맞는' 남북 협상 대표단 구성을 용인하고 ▲5000만 국민이 각지에서 선출한 대의기구 '국회'와 조선노동당 일당독재 북한의 '최고인민회의'를 동격으로 보는 회담을 추진하고 ▲'남북 공동'이라는 형식으로 적잖은 국제 스포츠대회 주최국 반열에 북한을 올려놓으려는 등 문재인 정권이 북한을 정상국가로 대우하는 데 치중해 온 행보와 맞물려 '진의(眞意)는 무엇이냐'는 의문을 확산시키고 있다.

지난 2011년 9월9일 문재인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부산 영광도서 갤러리에서 자신의 책인 '문재인의 운명' 팬사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2011년 9월9일 문재인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부산 영광도서 갤러리에서 자신의 책인 '문재인의 운명' 팬사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지난 4월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김정은과 합의 도출한 판문점선언과, 9월19일 평양에서 역시 직접 합의해 온 평양선언 및 군사합의의 '조약' 해당 여부를 둘러싼 공방도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문 대통령 스스로가 지난 2011년 발간한 자서전 '운명(運命)'에서 "남북 정상 간 합의는 법적으로 따지면 국가 간 조약의 성격"이라며 "(노무현 정부 당시 10·4 공동선언도) 국회 비준 동의를 받아두는 게 좋겠다고 강조했다"고 적어 둔 바 있어 추가 논란의 단초를 제공했다.

이처럼 '남북 정상간 합의'에 상당한 무게를 실은 문 대통령의 서술과, 우리 헌법 상 북한이 국가가 아니라는 전제 하에 '북한과 맺은 어떤 합의·약속이건 조약 대상이 아니'라는 청와대 주장이 정면으로 어긋난 셈이다.

이와 관련,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저서에 서술된) 대통령 입장과 완전히 대치되는 청와대 입장을 국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겠느냐"며 "문 대통령이 먼저 본인의 자서전에서 '남북 정상간 합의는 법적으로 따지면 국가간 조약 성격'이라는 입장을 철회하시고, 자신이 청와대에서 비준 의결한 그 절차의 합법성을 유지하려면 유지하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대통령 되기 전의 말과 또 대통령이 된 후 말이 이렇게 다르면 국가를 운영할 지도자로서 대통령으로서 무슨 자격이 있다는 것인지"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어제 청와대 주장대로라면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조약대상도 아닌 북한과의 공동선언은 무엇이라는 것인지 다시 한 번 답해보라"며 "그런 북한과의 평양공동선언을 비준하고 판문점선언을 국회의 비준동의 요청하는 행위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도 분명히 답해달라"고 촉구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평양공동선언은 판문점선언을 이행하는 성격도 있지만 그 자체로 독자적인 선언'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평양공동선언이 '판문점선언의 이행적 성격'이라는 이유로 국회 동의가 필요없다고 주장하면서, 평양공동선언을 비준한 이유에 대해서는 '독자적인 선언'이라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식의 논리는 어떻게 설명할 건지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서 국민들한테 답해달라"고 말했다.

또한 "무엇보다 '북한과의 관계는 국가의 관계가 아니라 특수 관계'라는 부분에 대해서 이제는 분명히 북한과의 관계를 헌법적으로나 법률적으로 명확하게 규정해야 할 때도 됐다는 점을 한국당은 지적한다"며 "군사안보적으로 북한이 주적이냐는 물음에 제대로 답하지도 못하는 정권이 문재인 정권 아니겠나. 현행법상 북한을 반(反)국가단체로 규정하고 있는 국가보안법에 대해선 평양에 가서도 재검토 하겠다는 게 집권당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입장"이라고 상기시켰다.

김 원내대표는 "남북관계발전법은 중대한 재정적 부담과 또 입법사항을 비준동의의 요건으로 들고 있지만, 여전히 국가안보적 사안은 법 어느 곳에도 명시하고 있지 않다"며 "청와대 주장대로라면 북한과의 그 어떤 군사 안보적 합의도 그것이 '중대한 재정적 부담'이나 '입법사항'을 수반하지 않는 한 국회의 비준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인데 이것은 다분히 자의적이고 형식적인 논리일 뿐"이며 "국민을 너무나 우습게 봐도 크게 우습게 본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김 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은 국가가 아니다' 발언에 관해 "북한의 지위를 헌법적 측면으로 판단한 차원에서 말씀드린 것"이라며 "북한을 어떻게 규정할지는 법적 측면이 단순하지 않다"고 모호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어 "헌법이나 국가보안법에서는 남북관계를 국가 대 국가의 관계로 보지 않고 유엔이나 국제법에서는 북한을 국가로 인정한다"며 "그런 다양한 면이 있어 2005년에 남북관계 발전법을 만들어 남북관계를 특수관계로 규정하지 않았나"라면서도 "헌법 차원에서의 북한 지위만 부각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전날만 해도 '북한과 맺은 합의나 약속은 조약이 아니어서 헌법이 적용될 수 없고 위헌도 아니'라고 단언했으나 '국제법 상 국가로 인정'되는 사례를 거론한 것은 기존 입장보다 희석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뒤틀리고 생채기 난 지난 70여년 남북관계가 법리논쟁으로 재단될 수는 없다"며 "중요한 것은 남북관계가 화해와 평화, 번영의 길로 나아가도록 국회가 생산적 논의를 하는 것"이라면서 "그런 생산적 논의의 출발점은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을 진지하게 처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을 '진지하게 처리하는 것이 출발점'이라는 언급은 졸속 비용추계서 심의에 임할 수 없다는 야권의 기존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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